밥그릇 빼앗긴녀석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3-04-13 09:32:13
- 조회수
- 1,092
꽃들이 만발하면서 꿀벌들도 활발하게 나들이를 합니다
올해는 가뭄탓인지 벚꿀도 엄청 되직하게 유입되고 화분또한 잘들어와
벌들을 내검하면 소비에 화분이 많이 저장되었습니다
꿀벌들에겐 꿀과 화분이 잘 들어오면 이것보다 더 좋은것은 없지요
그러니 꿀벌들의 식구도 잘 늘어날수밖에요
덕분에 2층으로 집을 올려주면서 숫벌을 잘라줍니다
그동안 숫벌잘라 벌통앞에 던져놓으면 하루종일 까치들도 우리만큼 바쁘게 일을 했지요.
어느날부터인가 우리집 주인장 숫벌 자른것을 통을 갖고 다니면서 모으기 시작합니다
개밥이라면 끔찍하게도 챙기는 사람인데 요즘은 밥 타령을 덜 합니다
마눌 먹을것이 없어도 덜어다 멍멍이녀석 주는 사람인데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자꾸 먹돌이 흰둥이 녀석 이야기를 합니다
숫벌 자른것을 먹동이한테 주었더니 처음엔 잘 안먹더니 지금은 환장을 한다나요
그뿐 아니라 밀납도 소화를 시키는지 볼일본것을 보면 노오란 밀납덩어리가 나온다는둥
이틀전엔 벌을 보는데 또 까치들이 날아옵니다
"까순아 너희 밥 없다"
무슨 소리인가하고 울서방 나를 처다 봅니다
까치들이 벌통위와 앞뒤를 다니는데 먹을것이 없나봐
"벌들이 꺼내 놓은것만해도 까치들 먹을것은 충분해. 물고갈 덩어리가 없어서 그렇지"
그런 탓인지 까치들은 벌통 앞에서 종종걸음을 치고 있습니다
그럼서 하는 소리
흰둥이녀석 밥 준지 언제인가 모르겠어
먹동이녀석이 이젠 밥 주라고 난리를 안쳐
수벌을 가져다준후론 든든한지 밥주라고 안하나 봅니다
하긴 단백질이 넘쳐날테네 든든하겠지
편하게 먹고 살겠다고 우리집 울타리안에 집을 지은 까치녀석 흰둥이한테 앉아서 제밥그릇을 빼앗기고 말았으니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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