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야생화꿀따던 날의사건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3-06-05 11:52:11
- 조회수
- 1,062
우리도 별다를것없이 매일 비슷한 일들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합니다
이젠 나이가 있는지라 이일이 버겁게 느껴집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한시간을 달려가서 똑같은 로얄제리 작업을 하고 끝나고 오면 저녁시간
택배 작업하고 운동하고 또 자고
새벽마다 울어대는 맑고 고운 새소리때문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지만
매순간 어떻게 행복하겠어요
어떤 사람은 이쁜것도 아닌데 평생을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멋지게 살고
나는 이렇게 평생 내손으로 버겁도록 일을 해야하니 참 불공평하단 생각이 들때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사람 복이고 이런 삶은 나의 삶이니 즐기며 살아야지요.
금요일 야생화꿀을 채밀했습니다
원래 채밀해야하는 날짜가 비가 중간에 오고 이런 저런 이유로 늦어졌습니다
남편한테 계속해서 무언의 압력을 넣습니다
마눌 살리려면 봉하지 않은 꿀을 따자고
사람 성격 모두 같을수는 없지만 어떤 고객분들은 진한꿀을 좋아하지만
가끔 꿀이 진해서 물에 잘 안 녹는다고 묽은 꿀을 달라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올봄엔 몇번이나 그런 전화를 받았지요
하지만 울 서방은 무조건 진한꿀을 따고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어찌되었거나 마음속으로 어느정도 각오는 했습니다
분명 꿀이 계속해서 많이 나온것이 아니고 중간에 하루 비가 왔기에 꿀벌들 열심히 봉해놓았을거란걸
하지만 또 확인사살 들어갑니다
봉한것 별루 없겠지?
아주 없지는 않지! 남편의 대답입니다
저런 대답 믿지도 않습니다. 꿀벌 엄마로 산세월이 34년인데 말한다고 모르고 말 안단고 모르는것도 아니고
내 희망상황을 말한것이지요. 그냥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
로얄제리 작업끝나고 집으로 같이 오고 싶어하는 남편을 떼어놓고 왔습니다
오면서 졸리다는 소리도 듣기싫고 내일 새벽에 꿀 채밀을 해야하니 채밀 준비를 해놓아라고
안그러면 또 늦은밤 캄캄한데 채밀 준비를 하고 그럼 다음날 또 피곤할테니
그렇게 와서 택배 포장하고 운동 잠깐하고 꿀딸때 먹을 간식거리 준비를 해서 이모부님을 태우고 갔습니다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아침 한끼먹고 있었다는것을
9시가 넘은시간 라면끓여서 먹는 우리를 보고 이모부님 살려고 하는것인데 불쌍하다며 웃으십니다
새벽 4시30분에 알람을 해놓고 잠을 잡니다
잔것같지 않은데 알람이 울어댑니다
아직 밖이 너무 어둡다며 남편 조금 더 자라고 합니다
5시 조금 넘은시간 꿀을 따기 시작합니다
아직 어둠이 남아있어 꿀벌들 사나운 모양입니다 .남편의 비명이 가끔 들리는것을보니
야생화꿀과 밤꿀때는 꿀이 펑펑 들어올때가 아니라 꿀벌들이 모두 사납습니다
그래서 모기장 천막을 쳐놓고 그 안에서 꿀을 땁니다
꿀소비장이 가볍습니다. 들어왔던 꿀을 벌들이 먹어치우고 오히려 늦은만큼 줄어들었습니다
소비넣고 돌리니 꿀향기가 너무나 향기롭습니다
올해 옻나무꿀 채밀할때도 별스럽게 진한 향기가 나더니 야생화꿀도 그렇네요
은은한 향이 너무 좋아 꿀은 조금 들었어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한참 채밀하다 온 울남편 꿀맛을 보더니 꿀맛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채밀기 돌리는데도 꿀향이 너무 좋네" 했더니 먹어보라며
다시 가다가 돌아와서 또 한번 먹어봅니다
"와 ^^진짜 꿀맛 좋네"
지난해 야생화꿀맛이 좋다고 했는데 그것보다 훨 향기가 좋습니다
일단 채밀하는동안 꿀맛을 잘 안보는 스타일이라 그냥 좋은가보다 했지요
"오늘은 밥 다 굶어" 했더니 울남편 이모부님한테 가서 그럽니다
오늘 밥 없답니다.
꿀소비를 갖고 와서 그럽니다
알바생도 굶어야 하냐고?
알바생은 밥 줘야죠. 소문나서 안되요. 했더니 다행이라며 웃습니다
그런데 어쩜 한장도 안빼고 모두 이렇게 다 막아놨을까요?
손목은 어느새 수백개의 바늘이 찌르는 고통이 오고
봄 두달 한의원 다니면서 침맞고 물리치료 받음서 다시 써먹을수있게 만들어 놨는데
꿀 몇번 따면서 다시 못쓰게 만들어버리네요
그래도 꿀따는 일이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엇습니다
잠시후 꿀 올리는 펌푸 스위치를 밟았는데 소리만 나고 올라가는것 같지 않습니다
이상하다 채밀기에서 많이 나와서 그런가 ? 하고 다시봐도 이제 넘칠것 같아 얼른 잠그고
남편을 부르니....부르지 말랍니다. 부르면 겁난다고
꿀이 안올라간다고하니 몇번 해보고 문제가 생겼다고
이럴때 난감합니다
지난해 보조사업으로 받은것인데..가격이 싼것도 아니고
중단할수도 없고 꺼내다 놓은것이 있는데 다시 갔다 넣을수도 없고
채밀기회사에 전화를하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받지를 않습니다
할수없이 집에것을 가져와야 될것 같다고
오고 가고 아무리 빨리 달린다해도 한시간30분이상 걸릴건데
남편이 집으로 가고 나는 밀려있는 소비장 꿀벌녀석들 나중에 먹으려고 꽉꽉 막아둔것을 모두 칼로 잘라내는 작업을 끝내고 쉽니다
그렇게 다시금 남편이 오고 기계 교체후 꿀을 채밀하는데 벌들은 달려들기 시작하고 해는 떠오르고
옆에서 밀도질때문에 물은 펄펄끓지 어찌나 더운지 죽을것 같습니다
예전엔 무거운 꿀소비 혼자 다 들고 다니며 채밀기까지 혼자 다 해결했었는데
이젠 꿀을 다 딴 빈소비 한바구니 드는것도 이리 힘드니
다 끝나갈 무렵 벌들이 무조건 달려들어 쏘기 시작하는데 미칠것 같습니다
오른쪽 눈을 한방 쏘이고 머리 몇방 양쪽팔에 정신이 없습니다
꿀 다따고도 뒷 정리 시간도 한참 걸리는데
꿀맛을 보니 와 ^^정말 환상적입니다
올해 야생화꿀은 왜 이렇게 향기롭고 맛이 좋지?
그렇게 ..쥐똥나무꿀이 들어가서 그런가?
먹어보고 또 먹어봐도 정말 맛있고 향기가 끝내줍니다
은은한 향이 기분좋게 합니다
이모부님도 다른때는 꿀따고 그렇게 안드시는데 집에 올라가 컵을 가져와서 한컵 받아서 다 드시네요
야생화꿀은 온도가 내려가면 가끔 결정되는것 때문에 오해받는 꿀이긴하지만
야생화꿀이 갖고있는 포도당 성분이 많아서 그런것인데 야생화꿀이 들음 많이 억울할겁니다
모두 벌 밥이 된 날이지만 맛있는 꿀이 나와 기분은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꿀을 싣고 2봉장을 나서는데 남편 냇가로 갑니다
흐르는 물을 먹겠다는것이지요
"에휴 처음 만나던 날 저 모습이 순수해보여서 속은 안썩고 살겠구나! "했다가 이모양됐다고하니
이모부님 " 김서방 순수하잖아'
"너무 순수해서 살기가 힘들어요. 그 순수가 사람 잡아야" 했더니 오모부님 죽는다고 웃으신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점심을 먹으려니 2시가 넘은탓에 밥먹기가 힘이 듭니다
몇곳을 들려봤지만 우리나라도 이 시골도 언제부터인가 2시가 넘으면 밥먹을곳이 없다는것
개인이 하는 밥집에 들려 겨우 한끼 떼울수 있었네요
하루 두끼 먹음서 사는데 왜 이리 힘든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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