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을 체포하라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23-07-06 10:28:49
- 조회수
- 1,126
장마철이라 날씨 변덕이 심하네요
요즘 우리 부부는 로얄제리 잠시 멈추고 여왕 채포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꿀벌 난리가 난것도 꿀벌에 진액을 빨아먹는 진드기가 문제였는데
꿀 마무리가 되어갈쯤 되면 이 진드기란 녀석이 극성을 부립니다
지난해처럼 꿀벌을 다 앗아가기전에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지요
(야들도 힘든가 봅니다. 길에 누워있는것을보니)
왕을 가두고 산란을 멈추게하기 위해서입니다
진드기란 녀석이 아기유충 밑에 들어가서 산란을 하니 산란을 멈추면 이녀석들도 산란할곳이 없어지고
발효제를 뿌려 진드기 소탕작전에 들어갑니다
어느날 " 저녁에 일찍와 왕 가두게"
"저녁엔 모기가 물어 싫고 새벽에 하는게 좋아"
그렇게 우리는 새벽마다 일어나 왕 채포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12시까지하고 들어와 밥을 먹고 그때부턴 자유시간
그런데 원체 벌이 강하니 왕찾는것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어느통은 네다섯번을 봐도 안보이고 강하다보니 분봉 나가겨고 왕대도 달아놓고
숫벌집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잘라냅니다
왕을 잡아 왕롱에 넣어 다시 벌통안에 넣어주는것이지요
몇번을 봐도 안보이는 녀석들은 다음에 보기로하고 통과
어제 못잡은 통을 다시 보는데 벌통위에 이렇게 적여있네요
여왕 미체포
ㅋ 울서방이 그리 써놓은것이지요
암튼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는데도 우리의 일은 멈출수가 없습니다
봉사안이라 비를 맞지는 않지만 무섭게 내리는 빗소리가 엄청 시끄럽게 느껴집니다
두승산 자락에선 안개가 넘실거리며 산을 넘어가고
가끔 비가 멈추기라도하면 얼마나 조용한지 살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씩 왕을 찾고 들어오면 배는 등뒤에가서 붙어있고
울서방 배고파 죽을것 같다고 엄살을 부립니다
그래도 장마철이라 생각보다 새벽엔 일을 할만합니다
큰비 덕분에 모기란 녀석도 별로 없고
우리 부부의 여왕 체포 작전도 이제 막을 내렸습니다
비 덕분에 마당에 풀은 왜 그리도 잘 자라는지
꿀벌들도 꽃이란 꽃은 다 찾아다니며 자기들 일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합니다
그많던 화분장들이 여왕을 잡으며 내검을 해보니 어느새 다 산란장으로 바뀌었네요
우리도 열심히 꿀벌도 열심히 이 무더운 날 쉬지않고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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