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집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8-25 08:56:19
- 조회수
- 2,073
요즘 분봉작업에 정신이 없습니다.
요즘 왕을 갈아주지않으면 내년봄에 산란이 떨어지기에 힘들어도 분봉시키고 새 왕을 유입시키고있습니다.
가을이란 단어가 참 좋습니다.
곡식 익으라고 햇살은 따갑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지요.
늙은 구왕은 제거하고 한통에서 벌집 두개씩을 꺼내 새통으로 이사를 시킵니다.
왕들도 겨울이 얼마남지않은것을 알아서 그런지 시원한 날씨때문인지 정신없이 산란을 합니다.
"우와 봉판좋다" 사각 벌집에 귀퉁이까지 산란을 쫙쫙밀었다는 뜻이지요.
봄과달리 가을에 분봉작업은 신중해야합니다.
겨울이 얼마남지않은것을 아는 벌들은 모두 도둑으로 변하기때문이지요.
한두통은 조용하지만 서너통시작할때면 벌써 벌들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한겨울이 오기전 조금이라도 더 꿀을 채울욕심에 다른통에것을 훔치려고 난리법석입니다.
그런 벌들이 못오게하기위해 정신없이 연기를 발사해야만 합니다.
벌들의 심리는 참 이상합니다.
봄에 분봉을 시킬때는 한마리도 달려드는 넘이 없습니다.
먹이가 많이 나올거란것을 아는것이지요.
봄에는 새 왕을 넣어주어도 잘받아주고 달려들지않아 분봉 작업이 수월한데
가을엔 덤비는 녀석들때문에 배는 힘이 듭니다.
다른분들은 봄이나 꿀채밀이 끝난후 분봉작업을하는데 우리는 여름내 로얄제리를 해야하기에 어쩔수없이
지금 분봉작업을 하는것이지요.
한창 작업하는데 울신랑 등나무위에 말벌집이있다고합니다.
신랑이 알려주는곳에 가보니 이렇게 머리통만한 집이있습니다.
말벌은 아니고 우리가 말하는 중탱이였습니다.
한참 집짓는 모습을 보노라니 신기합니다.
꼭 조개모양이라고해야하나 그렇게 반타원비슷하게 한마리가 하나씩 맡아서 집을 짓는데
입에 이상한것을 물고와서 짓고있엇습니다.
입구는 따로있는데 저리 자꾸 만들어나가는것은 집을 튼튼하게 두껍게 만드는것같습니다.
"연기를 뿌리면 어떨까?"하는 나의소리에 난리가 날거란 신랑은 그래도 궁금했는지
연기를 한번 뿌려봅니다.
"꼼짝도 않하는데"
가을빛이 나면서 중탱이녀석들과 말벌들이 정신없이 벌을 잡아갑니다.
저런 중탱이야 잡아가던 말던 신경안쓰는데 말벌 정읍에선 대추벌이라고 부릅니다
대추벌들은 한마리가온것을 잡지않으면 나중엔 많은숫자가와서 우리벌들 물어죽이기에
대추벌은 감시를 잘해야합니다.
가끔 가을날 외출이라도 하고오면 한두텅 죽여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을엔 대추벌까지 우리의 일을 만들어줍니다.
"정우엄마 모기약사와. 저녀석들 제거하게"
집이 이뻐 파손되지않게 하라하니 불가능하답니다.
오늘은 모기약사다 대추벌집을 제거해야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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