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나 사람이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9-09-22 08:45:21
- 조회수
- 1,760
결혼해 벌하고 생활한지도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사람하고있는 시간보다 벌하고있는 시간이 더 많음에도 아직도 벌들의 세계를
다 모른다.
우리 사람의 생각으론 그것이 맞는것 같아도 벌들은 우리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지난번에 분봉시키면서 아랫층과 이층 중간을 막고 왕을 아래 위 두마리씩 넣어주었다.
서로 싸우지 못하도록.
이렇게 만들었던 왕들이 산란을 시작하기에 아랫충통 중간을 막고 벌을 내린다.
에공 이넘의 일은 언제나 끝이나려나~~
"야들아 제발좀 왕넣어주면 빨랑 빨랑 받아들이고 왕으로 받들고 모시고 살아라.
우리가 너희 왕 죽이고 씽씽하고 성능 좋은것으로 넣어주는거란 말이야"
우리마음은 이렇지만 이녀석들은 자기들 왕 아니라고 죽인넘도있고 어느넘들은
단체로 붙어 공격하는넘도 있엇다.
"우와 산란 끝내준다" 쫙쫙 다리미로 민것처럼 산란을 해놓으면 그것이 기분좋아
울신랑 한마디한다.
"아~~이통은 왜 왕이 없어졌지?"
지난번 왕 산란하는것 다 확인하고 정리해두었던것들인데 몇통이 왕이 없어졌다.
"정우엄마 처녀왕 나왔나봐. 잘 찾아봐"
"아마 쥐알만한것일수도있어" ㅎㅎ 무지 작은넘이란 소리다.
공들여 만들어 왕을 넣어주었는데 쬐끄만 처녀왕이 나와 죽여버린것이다.
왕대 (왕이되어 나올집 )가 남아있나 확인한다고 했는데 미처 못본것이 있었나보다.
사람은 아줌마들이 더 기운센다 벌은 안그런가보다.
늘 처녀왕이 이기는것을보면.
하루종일 벌통청소해서 칸막이끼어주는것도 지친다.
"안먹고 일 안할래 "
"그럼 죽는거야" 안먹고 일 안하면 죽는단다.
가끔 무엇이 부족인지 주먹만한 감이 쿵쾅거리며 떨어지고 때늦은뒤에 나온 매미가
한번씩 운다.
반가운 마음에 매미가 우는곳으로 달려가보니 이리저리 움직이며 서럽게도 운다.
잡아볼까하다 힘들게 나온 세월을 생각해 참는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뭐햐냐며 퉁생이주는 소리가 들린다.
"어어~~ 이넘들 뭐야"
그소리에 신랑손에 들려있는 소비장(벌집인데 벌들은 이곳에새끼도낳고 꿀도 저정하고
화분도 저장한다) 을 처다본다.
울퉁불퉁 한눈에 무슨일인지 알것같다.
왕없어진지 좀되었단 이야기다.
살랑 살랑 찬바람은 불고하니 번식하지않으면 죽는것을 아는 일벌들이
자기들끼리 힘을 합해 동봉산란을 한것이다.
왕이 산란한것하곤 그냥봐도 다르다.
신랑은 남아있는 벌들을 다 털어내고 소비장을 꺼내며 다른곳에 가져다 두란다.
벌있는통에 넣어두면 벌들 다 튀어나와 못쓴다고.
동봉산란한것은 일벌도 아니고 숫벌도 아닌 새카만 녀석들이 나오는데 느낌이 큰 파리
보는것같다.
"아까운 소비만 다 버렸네. 여름에 넣어준건데" 아까운 마음에 하는소리다.
일하다 힘들면 빨리해놓고 대추한주먹따서 먹는다 .
올해도 가뭄이 심해그런지 대추가 물렁해지며 많이떨어지고 팍팍하다.
그럼 단감홍시된것 찾아서 먹는다.
지난해까진 이런것 안좋아했는데 올해는 왜이리 맛있는건지.
하늘이 파랗다. 파란 하늘이 너무나도 좋다.
하늘처다보는것을 유난히도 좋아한다. 가을밤에 외출하면 환하게 웃으며 따라오는
달님도 좋고 달님이 없는 하늘에 별들이 총총한것도 좋다.
환하게 밤하늘에 웃고있는 달을 보는 날엔 커텐도 못치고 달님이 거실까지 놀러오길
기다린다.
"빨리 연기풍겨. 벌 달려들어"
아~현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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