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채를 든 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7-22 09:51:30
- 조회수
- 2,351
부모의 입장에서 제일 보기 싫은것이 아이들 다투는것.
우리 자랄때는 매일 마당에 나가 뛰어 노냐고 싸울 일도 없었는데
싸울것 가지고 싸우면야 누가 모라나.
몇일전 밥주러 정신없이 뛰어 올라오니 토닥 토닥, 어떻게 하나 두고 봤다.
지금것 몇마디 하다 끝내는것이 다였는데, 요즘 사춘기인지 막내넘이 끈덕끈덕
누나를 이겨 먹으러 들고, 그러다보니 하나는 더 앙앙거린다.
그러더니 급기야 둘이 붙었다.
그대로 두어선 안될것 같아, 눈에 보이는 파리채를 집어들고 손바닥 10대씩 때리는데
이녀석들봐라 그렇게 맞고 끄떡도 않는다.
누굴 닮아 매집이 강한거야
하긴 내가 때리는것이 때리는것이냐.
지난해까지만해도 아빠가 때리면 사람인지 뭔지 싶을절도로 무식하게 때렸으니
손바닥 맞고도 막내넘 분이 덜 풀렸는지 누나한테 쫑알 거린다.
들고있던 파리채로 허벅지와 등을 한대씩 쳤다.
때리면서도 아프겠다 싶었는데, 손바닥은 끄떡도않고 맞던 녀석 벌떡 일어나
줄행랑을 친다.
힘들게 벌어서 먹이니 아침부터 싸우냐며, 먹던 밥그릇 빼앗고 그냥 학교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신랑 밥을주니 "당신은 왜 안먹어"
"아이들 다 굶겨 보냈는데, 뭔 염치로 밥을 먹어"
"참나, 아이들 굶겼다고, 당신까지 굶어 그럼 나도 굶어야 되겠나" 하더니
에궁 뒷말은 까먹었다. 어찌나 웃기던지.
그러더니 일하다 배고프다하지말고 빨리 먹으란다.
하루의 기분은 아침에 좌우하는 법인데, 덕분에 그날 기분은 꿀꿀
덥다고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하기에 걸어오라 냅뒀다.
저녁이 되어 샤워를 하고 나온 막내넘
화가 난 내 얼굴을 쳐다보며 삐적마른 허벅지를 내밀며
"엄마 이 자국이 무슨 자국인지 모르겟어요. 분명 파리채 자국인데"
"몇대 더 때려주면 알겠니"
퉁생이를 주는 엄마 얼굴을 보며 씩 웃고 방으로 들어간다.
어휴^^저녀석
넌 모를거다.
맞은 너보다 때린 엄마의 마음이
몇배 더 아프다는것을 .
댓글목록
벌집아씨님의 댓글
권성경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참 어이가 없습니다
생각을 돌리셨다니 그나마 다행이고
성경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