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아줌마하고 살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1-15 21:31:34
- 조회수
- 1,919
눈, 눈, 이젠 지겹다.
올겨울 벌써 네번이나 꼼짝못하고 갇혀살았다.
한번 내렸다하면 기본 3~4일이니
눈이 내리면 울신랑 그런다.
"우리 쌀있지?"
우리 큰아들 방학이라 집에왔다 일주일을 눈에 갇혀 꼼짝못하더니
다시 서울로 가버렸다.
그런데 아들이 올라간 그날 서울에 눈이 많이왔다고 떠들석했다.
서울에 눈이 많이왔다며 뉴스를 오르내리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정우아빠 정읍은 왔다하면 저만큼 내리는데 서울은 난리네"
서울갔다 온 후배보고 눈많이왔다는데 어찌왔냐 묻자
"언니 서울은 쬐끔왔어 정읍은 매일 그만큼 오는데 "
우리야 한겨울 특별하게 할일없으니 눈이오면 방구들장 친구삼아 살면 그만인데
서울은 교통때문에 더 난리인듯하다.
눈때문에 학원을 못가 아침이면 눈이 얼마나왔는지 차가 나갈만큼 녹았는지
확인하는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오늘아침 트럭으론 나갈수없어 후배와함께 나갔다 후배는 떡을하러 간다하기에
혼자오는데 버스를 타려면 2시간을 기다려야하고 날씨는 매섭고 이럴때 생각나는사람
"정우아빠 나 추워. 버스시간 멀었어"
못마땅한 말투다음 "알았어"
데리러 온다는 소리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십분이 지나고 이십분이 지나 전화하니 오고있단다.
그러나~~~~~~~~~~~~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낮익은 차는 보이지않고 다리는 꽁꽁얼고
"출발도않고 오고있다했던가 오다 딴짓하고있는것이 분명하다.
다시 전화를걸어 왜 안오냐고하자 조금만 더 기다리란다.
"차 뒤에서 밀고왔어도 벌써왔겠다"
40여분이 지난뒤 신랑이왔다.
차에타니 새총을 만지작만지작 "당신 새총쏘다 이제왔지"
히히히 요상한 웃음을 짓는다
"실은 오다가 꿩이있기에 새총을 쐈는데 털만 잔뜩 뽑아놓고 달아났어"
"당신 그래서 꿩찾아다녔지"
안봐도 뻔하다. 털뽑혔으니 근처 어디숨었나 찾아다녔을거다.
"당신 꿩아줌마 잡아다 꿩아줌마랑 살오"
"마누라 얼어죽던말던 찾아다닌 꿩아줌마랑"
으히히 신랑이 요상하게 웃는다.
참으로 신기하다. 겨울만되면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내는것을 보면
한달여동안 매일 새총을 새로만들고 또 만들고 지치지도 않나보다.
새총을 본 이모부 " 나도 만들어줘"
"어제 시내계신분 오셔서 보곤 또 관심을 보인다.
참 남자들은 이상하다. 저런것이 재미있나?
오늘아침에도 옷 입고 나가면서 하는소리 " 나 새총 쏘고 올테니까 방청소 좀해"
언제나 꿩아줌마를 잡아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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