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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아들글 훔처왔어요(마눌글) > 자유게시판

울아들글 훔처왔어요(마눌글)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0-02-22 09:29:51
조회수
1,856
글제목 : 울 아들 글을 훔처왔어요(전북 입선작)
글쓴이 벌집아씨
E-mail
홈페이지 http://
등록일자 2001/06/01
조회 28
파일 filelink_T.gif
내가 몇살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을 그날
할머니는 조용히 하늘의 부름에 응답하셨다
나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데, 어른들은 눈물만 흘리시고
나에게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가르쳐 주지 않으셨다.

나는 그때서야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우리 할머니, 언제나 나에게 자상하게 대해 주시던 그 할머니께 무슨일이
일어났다는것...
그것을 알고는 나는 울다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고모네 집,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고모의 말씀을 듣고 안심하게
되었다.

고모 말씀은 하늘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보러 가셨다는 것이었다.
또 다시 내가 고모에게 할머니는 왜 하늘에 가게 되었냐고 묻자 고모는
그 어느때보다 슬픈 목소리로, 할머니께서는 이제 하늘에서 살고 싶으신가봐
그래서 하늘에 가신거야,라고 말씀 하셨지만
하지만 나는 그때 정말 실망했다.

"할머니는 맨날 나를 예뿐 강아지라고 그랬는데....
그런데 할아버지 만나러 하늘에 가신거야? 아니면 예수님이 불렀어?
물으며 고모가 사다주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생각하고 있을때 고모가 말씀하셨다.

"할머니가 너 보고 싶대 그러니까 할머니 보러가자"
대문 앞에는 아는 아저씨가 멋진 차를 타고 계셨고 나는 손가락을 쪽쪽 빨고
과자도 먹으며 할머니를 보러 갔다.
과자를 다 먹었을 즈음 , 부안에 다다르게 되었다.
나는 이번에도 고모에게 "고모 여기 하늘 아니잖아"라고 화를 내며 고모에게
말했다.

하지만 고모는 아무말 하지 않으시고, 할머니의 생전 모습이 계셨던 곳으로
걸어 가셨다.
그때 나는 이상한 느낌을 느낄수 있었다
할머니의 그 모습....살아 계셨을 때와 다른게 없었던 그 모습을...

그 따뜻했던 마음을 그 마음을 무엇하러 버리시고 하늘에 올라 가셨는지
그 이유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하늘에 가신 이유는 최근에 알수 있었다.
겨우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시다가 호흡기를 빼니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힘들때면 인자하신 할머니가 생각난다.
언제나 나를 귀여워 해 주시던 할머니가....

또 언제나 빌고 있다.
하늘 나라에서라도 편안하게 사시라고.....

이번 전북 전교조 글짓기 대회에서 울 큰아들의 글이다.
비록 입선밖에 하지 못했지만...
새삼 이글을 보면서 어머님이 생각난다. 후회한들 다시 올수 없는 분이 된것을
강화에서 꿀을 따고 밤 12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을때,
엄마 아빠 오기를 기다리며 책을 보다 여기 저기 누워 잠든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도 넘 피곤해 대충 씻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침대에 입선이라는 상장을
놓아두고 잠든 큰 아들, 씻은듯 피곤이 사라지는것이었다.
글짓기 대회날 난 울 아들에게 걱정어린 소리를 했었다.
"정우야 올해 떨어지면 5년 낙방이다. 넌 언제나 글을 잘 쓰고도 마무리를
잘 못해 떨어지는 것이니 올해는 잘 해야 한다".

"엄마 저도 나가기 싫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자꾸 나가라고 해서 가는 거에요"
하던 말이, 올해도 떨어지면 울 큰아이 마음 다칠까 염려가 되었었는데.
대회를 마치고 돌아와 "엄마 올해는 선생님이 큰 상 탈것 같다고 하시던데요"
제목이 금붕어와, 할머니였다고 했다.
울 아들은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을 했는지 모르지만 난 입상도 감사했다.

이글이 다 인지는 알수 없다. 그때 가지고 갔던 노트에 있는것을 슬쩍 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한참 힘들때 울 큰놈이 이뿐 짓만 골라서 한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평균 98로 학교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자랑을 하는 녀석
지난해 좀 떨어저 걱정을 했는데, 열심을 내더니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무엇이든 할때는 힘이 들지만 성취하고 나면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울 아들도 이번에
깨달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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