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매미는 운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7-28 18:48:41
- 조회수
- 2,289
새벽부터 밝은 햇빛이 창문을 넘어오는것이 오늘 하루도 무더움을 알것 같습니다.
로얄제리 이틀째 쉬는데 버릇이 되어 그 시간이되면 눈이 떠집니다.
병원에선 팔목을 너무써서 그렇다하고 할일이 좀 밀려있어 며칠 쉬기로 했습니다.
매일 얽매여있던 일을 하지 않아 뒹굴방굴 더 누워있으면 좋으련만, 말로만
방학을 한 아이들 때문에 할수없이 일어나야 합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거실한번 처다봅니다.
청소기를 밀어, 말어. 혼자 생각을 합니다.
예전 같으면 더러운꼴을 못보는 성격인지라 뒤집고 치겠지만, 청소기 한번 밀고나면
또 하루종일 팔을 신주단지 모시듯 끌어앉고 끙끙 앓아야하니 몸따로 맘따로 입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주저 앉았습니다.
아이들 태워다 주고온 신랑 잔소리를 합니다.
"방이라도 치우고 있지"
아직까지 마눌의 팔이 얼마나 아푼지 신랑은 잘 모릅니다.
마눌하고 그만큼 살았으면 왜 그런지 알아야하는데, 집도 혼자 다 어질르면서
잔소리 하곤 밖으로 휘리릭 나갑니다.
조금있다 울리는 전화벨
"있잖아요.무지 더운데 지금 낭군님 뭐하냐고 더워 죽을것 같거든요.
그러니 오늘은 시원한 냉커피로 부탁해요" 하곤 뚝 끊습니다.
사람 귀찮게 하는 법도 가지 가지입니다.
방에서 먹고 나가면 될걸 꼭 저렇게 밖에 나가서 갔다 달라고 합니다.
그래 팔이야 어쨌든 치우지않고 앉아있는 마음도 편하지 않으니 밀고보자
영감탱이 자기가 청소기좀 돌려주면 어케되나.
윙윙 왼팔로 청소기 돌리고 커피타다주고 세탁기 돌려놓고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누웠습니다.
이렇게 편한걸. 매일 딱딱한 의자에 앉아 보이지도 않는 벌집만 처다보고
애벌레를 꺼내고 있으니 하나님이 좀 쉬라고 휴식의 시간을 주신것 같습니다.
오늘도 내팔이 아프던 말던 더운날 왔다고 매미는 힘차게도 울어댑니다.
저녀석들 힘도 안드나.
암 울어야지, 긴세월 캄캄한 땅속에서 지낸세월 억울해서라도 맴맴 맘것 울어야지
힘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 들리는것을보니 오늘 날씨는 일기예보 들어볼것도 없이
무지 더울겁니다.
댓글목록
자유인님의 댓글
그 때 팔목 치유해드릴게요. 넘 낭군님 닥달하지 마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화타의 의술을 가지신 재야의 실력자가 아니신지~
언제든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혹시 집을 비울수도있으니 미리 전화주세요
이상균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저는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는 벌침을 놓으시는 솜씨가 상당하시더군요
같이 오시려는 분이 있으시다니 너무 좋게 말씀을 전하신것은 아닌지요~
그 황구렁이는 사진이라도 한장찍고 놓아주려고 벌통속에 넣어두었는데
고녀석이 뚜껑을 밀고 달아나버렸습니다
생각보다 기운이 센것을 모르고 얕보았나봐요
그저께 밤에는 능구렁이를 보았습니다
그 빨간 뱀 아시죠? 밤에는 다니는...
이거참 집에다 동물원을 차려야 할까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