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떡 주던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3-16 09:07:23
- 조회수
- 1,986
파릇파릇 새싹들은 앞을다투어 머리를 내밀고있는 봄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내리는 비와 바람은 어디숨어있다 갑자기 나타났나 모르겟습니다.
날마다 일기예보는 또 추워지니 비가오니 떠들석거리기에
잠시 빤한날 우리 봉이들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작은것들이 어찌그리도 잘하는지 여왕은 꼬랑지 흔들어대며 알날 구멍을 찾아다니고
언니벌들은 동생들을위해 화분사냥에 나섰습니다.
벌들도 오랫만에 웃고있는 햇님이 마냥좋은지 너도나도 윙윙거리며 다리에 화분을 달고옵니다.
언니벌들이 저리 부지런을 떨어도 아직은 동생들과 나누어먹을 양이되질않기에
우리는 화분떡을 대신 만들어 벌통위에 올려줍니다.
이렇게 부족할때는 우리가 화분떡을주고 꽃들이 만발한때는 뒷다리에 조롱조롱 달고와
우리와 나누먹으니 벌과 주인은 서로 없어서는 안될 사이지요
화분채취와 꿀딸때마다 우릴보며 우리엄마 한마디하십니다.
"저리 작은것들이 힘들게 가져온것을 이리 큰 사람들이 빼앗아먹으니~~~"
빼앗을때가 있음 이렇게 줄때도있으니 미안한마음이 좀 덜하지요.
노오란 화분떡을보고 벌들은 기다렸다는듯 달려들어 먹습니다.
올해는 다른해와달리 화분과함께 청국장을띄운후 말려 곱게 가루내어 같이 만들었더니
화분떡에서 청국장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벌통뚜껑열고 연기 퐁퐁풍겨주면 머리를 내밀었던 벌들은 매운연기가싫어 벌통아래로 내려가고
비닐벗겨 화분떡 건네주면 신랑은 화분떡을 꾹꾹눌러 올려줍니다.
늘 자기가 기술자라고 우기는데 일하다보면 울신랑이 하는일은 달랑한가지
보조인 제가하는일은 뭐 그리 많은지 모릅니다.
일끝나고 죽더라도 후다닥해야하는 마눌과달리 울신랑은 느긋느듯 지치지않게하는 스타일인데
이젠 오랜세월 같이하다보니 어느정도는 비슷해지는것 같습니다.
"혼자해도 되는일인데 마눌은 왜불러 혼자하지?"
"이사람아 혼자하면 얼마나 느린지알오"
"마눌과같이하다 혼자하면 답답하지"
"그걸 말이라고"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떨들면서해야 지루하지않습니다.
어느통을 보면서 우와 벌 끝내준다~~~하다가도 어느통은 너희들은 왜 이모양이냐~~~합니다.
아직도 돌봐주어야할 벌통이 많이남았는데 시간은 빨리도 흐릅니다.
당신 앉아서하지말고 일어서서해~~앉아서하면 속도가 느려져
점점 두승산자락으로 숨으려하는 해를보며 부지런히 움직여봅니다.
으흐흐~~~일끝내고 일어서려니 허리가 말을 안듣습니다.
"여보야 허리가 안펴져. 늙었나봐"
화분떡을 다주고나니 몸은 힘든데 큰일을한듯 뿌듯합니다.
빨리먹고 동생들 많이많이 키워라~~~~
마당곳곳에선 민들레가 싹을 열심히 키우고있고 개불알풀은 파릇파릇 꽃을 피웠습니다.
아~~ 얼른 냉이캐서 보글보글 된장국 끓여먹어야겠다~~~~
댓글목록
정서룡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냉이국과 쑥국은 울 정우가 좋아하는데...서룡님도 많이좋아하시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