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아 미안하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5-01 09:46:18
- 조회수
- 2,068
(개구쟁이 막둥이 어렸을때 지렁이 잡아서 노는 모습)
오늘아침은 아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날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쌀을씻어 압력솥에 앉여놓곤 6시 로얄제리를하기위해 밖으로 나갑니다.
바람은 우리의 마음도 모르고 여전히 신나게 불고있습니다.
뭔놈의 바람이 태풍불듯 불어댑니다.
울신랑 새벽이라 추운지 파카를 입고 로얄제리틀을 꺼냅니다.
제리틀에 붙었던 벌들도 바람에 금방 바들바들 떨며 잘 쏘지도 못합니다.
제리틀을 걷어다 일을 시작합니다.
물론 등뒤엔 난로를 켜놓고
제리틀을 다 꺼내고 들어오는 신랑목과 허리 겨드랑이쪽엔 벌들이 대접만하게 붙어있습니다.
이녀석들도 추워 따뜻한곳에 붙어 모여있습니다.
(막둥이가 마당에 나가면 우리꼬꼬들 이렇게 막둥이뒤를 따라다녔습니다. 막둥이가 늘 지렁이를 잡아서)
일을하다 시간을보니 아들이 일어날시간 전화를하니 받지를 않습니다.
어제 체육대회를하더니 많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고등학생이 된후 많이도 의젓해보이는 막둥이
이 막둥이도 2학기때는 기숙사로 들어가게됩니다.
그럼 집엔 울신랑과 나 둘이 남게되지요.
(전주 동물원앞에서 막둥이쉬아 마렵다고 저러고있고 형아는 망보는중 딸아이는 창피하다며 모르는척)
울신랑이 아이들 어렸을때 늘 노래를 부르던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막둥이가 크면 무슨재미로 살지~~~
그런데 큰아들은 대학 2학년이되었고 딸아이는 고3
막둥이까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떠날시간이 되었습니다.
(두아들녀석들 엄마가 뭐 그리 좋은지 ~~)
하던일을 내려놓고 방에들어오니 아들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나오고있습니다.
일어날시간이라 전화소리에 눈을 뜬 모양입니다.
영섭아 시간맞춰 밥솥에 불켜고~~~
알았다며 끄덕이는 아들
어제는 올라가니 밥해서 먹고있었습니다.
오늘도 시간되어도 부르지않기에 그러려니했는데 일끝내고 올라오니
밥은해서 그대로두어 압력솥에서 찬밥이되었고 아들녀석은 굶고갔습니다.
순간 가슴이 아파옵니다.
(딸아이 4학년때 피아노 연주회하는 모습 아들 아이들은 미용실가서 머리올리고왔는데 딸아이는 엄마가 대충)
아이들위해 엄마아빠 먹고살겠다고 일한것이 결국은 아들을 굶겨 학교를 보낸것이지요.
야자를하고 밤 11시가 다되어야 오는데
아들아~~~~ 미안하다.
다른 부모들처럼은 못해도 따끈한 밥은 먹여보내야 하는데.....
댓글목록
호반농님의 댓글
신미령님의 댓글
독한 여자 올림.
무엇보다 두분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미령님이야말로 쉬어가면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