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렸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5-11 21:55:47
- 조회수
- 2,109
요즘 로얄제리와 화분 받기에 정신이없다.
작은 곤충 벌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시간이가면 사라질 꽃에서 화분을 가져오고 꿀을 가져온다.
벌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것은 아닐런지
새벽이되면 어김없이 해야하는 로얄제리작업
조금만 더 자고싶어 방바닥을 의지하지만 힘한번주곤 벌떡일어나 나갈 준비를한다.
문을 열고나가면 새벽공기가 살짝꿍 몸으로 파고들고 눈앞에 보이는 등나무꽃은 나의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래전 울신랑과 타협해 한동은 울랑이가 좋아하는 칡넝쿨을 한동은 내가 좋아하는 등나무를 심었던것)
신나게 팔 몇번 흔들곤 자리에앉아 로얄제리작업을 시작한다.
부지런한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저소리에 내몸이 더 건강해지지싶다.
조금있으니 최고로아름다움 꾀꼬리소리도 한몫하고 가끔 깜짝깜짝놀라게 꿩이란넘도 한목청한다.
그렇게 신나게 제리체취를하고 늦은 아침을 먹으러 들어오는시간은 빠르면 9시 아니면 10시
지난해 엄마가 살림을 해주셔서 정말 편했는데 이런날 누가 밥이라도 차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봉이들은 이리 아름다운 꽃그늘아래있으니 행복하겠지~~~)
아침을 먹고 신랑은 커피를 마시다 빨리 움직이라고 잔소리하는 마눌소리에 잠시만 숨좀 돌리자한다.
커피를 물마시듯 마신 신랑은 화분 채취기를 달곤 여왕집으로 들어갈 작은 애벌레찾기에 열중한다.
작업실로 들어서니 내눈앞에 턱하니 버티고있는 애벌레
3일만에 참 많이도 컸다. 첫쨋날 집어넣을땐 먼지같아 보이지도 않았던녀석들이
일벌들이 주는 로얄제리먹곤 저리 통통살이쪄있다.
좀전에 채취할때 꺼내놓은 녀석들이다.
저아이들의 팔자도 참으로 기구하다.
처음 일벌의 알로 태어났다가 주인의 선택을받아 여왕집으로 옮겨지고
여왕이 되기위해 일벌들이 주는 로얄제리를 열심히받아먹고 3일있으니
주인이 다시 꺼내 일벌도 여왕벌도 못되는 신세가되었으말이다.
그냥두면 보름만에 여왕이될텐데~~
안스러운 녀석들이 들고있는 컵을들곤
(로얄제리채취하면서 3일만에 꺼낸 애벌레)
밖에있는 신랑의 눈치를보며 슬쩍 한발 내딛으려는데
한목소리하는 울신랑의 우렁찬 목소리
"어딜가~~~ 먹으러가는거지"
으흐 딱걸렸다.
먹기싫어 슬쩍 냉동실에 넣어두려했는데
(이렇게 꼬깔콘같은 집을 잘라내면 로얄제리를 많이주어 이렇게 뚜껑에 남아 버려지는데 넘 아깝다)
(하나 짜보니 이렇게나 많이들어있네요.진짜루 아까워요. 조것 타먹음 피곤도 달아나는데)
지난해 갑자기 심한 스트레스를 받곤 피곤함이 몰려오고 아무리 힘든일을해도 밤만되면 눈이 말똥말똥
새벽까지 뒤척이다보면 아침
갑자기 목이 도톰하게되어 병원가서 검사하니 갑상선이 아주 심해졌단다.
18년이란 세월 갑상선을 잊고살았는데
남들은 2~3일에 한알먹는 약을 하루에 두알씩 먹으면서도 피곤함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의사 선생님 보통 한달정도 먹으면 목이 가라앉는데 이상하다며 초음파검사까지했다
해마다 혹시모를 내몸을 생각해 로얄제리 10병정도는 남겨두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지난해엔 한병도 남겨두질 못했다.
부어오른 목을 감추기위해 늘 목티를 입어야만했다
(화분을 걷다 힘들어 일어섰는데 울랑이가 언제 찰칵 화분 걷는것고 고르는것은 언제나 내차지.)
(화분을 달고와 이렇게 우리가 달아놓은 좁은문으로 들어가다 걸려서 저 아래통으로 골인 . 어느녀석은 노란것을 어느것을 붉은것을)
그런데 로얄제리 시작하면서 신랑의 감시하에 저 징그러운 애벌레를 먹어야만했다.
"당신 이거 먹어야 살어" 하면서 먹으라하는 신랑
걍 로얄제리먹음 좋겠지만 애벌레는 로얄제리도 묻어있고 고단백질이다.
보통 사람들이 말벌집을 고아먹으면 기관지에좋다하는 소리도 실은 이 애벌레 고단백을 먹는것인데
모르는 사람은 늦가을 텅텅빈 말벌집을 사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어느분의 전화 고가를주고 두개나 샀다고한다.
그땐 이미 조겨울 말벌집은 텅텅 비었을텐데
이런 전화를 받을땐 참 안타깝다.
(보이나요. 저 하늘에 떠있는 까만점들이 모두 벌들이 화분과 꿀을 가져오기위해 날아다니니는것
암튼 신랑한테 딱걸렸다.
신랑도 나도 한바탕 웃어야만했다.
인상쓰고 먹긴하지만 이녀석들을 먹고부턴 새벽부터 하루종일 일을해도 피곤한줄도 모른다.
부어올랐던 목도 가라앉고 곤한잠도 잘수있다.
물론 약도 나와 인연을 멀리했다.
울신랑은 늘 나보고 대복받았단다.
벌키우는 신랑만나서 지금까지 살고있다나~~
그럴때마다 나도 한마디
당신이 대복터졌지. 당신 만나지않았음 아프지도 않았지~~
이렇게 승부없는 싸움을 몇년째 하고있는 중이다.
(보고 또봐도 이쁜 꽃 저 아래를 지나로라면 꽃향기가 그윽)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