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가 죽되던 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6-08 22:32:30
- 조회수
- 2,222
아카시아꿀을 따기위해 울신랑 기사한사람을 데리고 갔습니다.
당진을 거쳐 강화 꿀 딸때마다 오라는 전화소리
어찌된 인생이 역마살이 가득한가봅니다.
해마다 짐싸들고 전국을 누벼야하니 말입니다.
꿀 채밀해야하니 오라는 전화입니다.
강화까지 가려니 한숨부터 나옵니다.
내차가지고 가는것도아니고 도대체 차를 몇번이나 갈아타야할지
집에있는 막둥이 먹을 밥과 반찬을 해놓고 택배포장하고 나서려니 등나무아래 벌이 분봉나와 앉아있습니다.
분봉나온 벌을 받아놓고가면 차시간이 늦고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막달임산부 배보다 더크게나온 벌을 두고가자니 내가 오기전 날아갈거구 받고가지니 차 시간이 늦습니다.
이 차 놓치면 막차뿐인데...
신랑이 좀더 일찍 연락을 줬으면 좋으련만 신랑도 어쩔수없는 일이지요.
꿀들어오는것을보고 내일딸건지 모래딸건지 알수있으니
할수없이 벌통가져다놓고 벌을 털어넣습니다.
시간이없으니 원더우면처럼 힘도 생기고 동작도 빨라집니다.
진땀 흘리며 차를몰고 나가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시간에 터미널에 가기는 틀렸습니다.
터미널에 전화해 표한장 기사님한테 주라하고 톨게이트 입구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차를 세우니 버스기사님 어안이 벙벙한지 문을 열어주곤 왜 여기서 타냐며 뭐라합니다.
십분전에 와서 기다렸다 타야된다면서
누가 그걸 모르나요.
살다살다 저도 이래보긴 처음인것을
다행 성남사는 오빠가 강화까지 태워다준다하기에 성남으로 향했습니다.
시디신 김치만 먹을것을 생각해 겉절아와 오이 속백이해서 들고
강화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다되어 갑니다.
자는지 마는지 일어나니 4시가 좀 넘었습니다.
새벽 5시도 되기전에 꿀을 따기시작합니다.
해가 뜨기전에 끝내야 꿀의 농도가 좋습니다.
해가뜨고 벌들이일을시작하면 꿀이 처음들어올때는 수분이 많아 꿀이 묽어지기때문에
마음은 바쁜데 울신랑 배고프고 힘들다며 잠시 쉬자고합니다.
시간을보니 7시도 안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일을많이하니 배가 고푼가봅니다.
그럴시간이 어디있냐며 제촉을합니다.
해뜨면 꿀도 묽어지지만 사람또한 빨리 지치게마련이지요.
자기는 벌이 잔뜩붙은 소비 (벌집)을 털어야하고 소비정리를해야하니 내가하는일하곤 다르다나요.
구나 그것을 모르냐구요.
독한 마눌이라며 투덜댑니다.
그렇게 독한 마눌소리들어가며 꿀을 다 따고나니 8시
얼른 쌀을 씻어 밥을합니다.
그런데 냄비에 요상한것이 보입니다.
"이게 뭐야?"
"어 밴댕이찌게야"
밴댕이찌게라는 제눈엔 밴댕이죽만 보입니다.
"근데 밴댕이는 어디갔어?"
그러자 울신랑 한바탕 웃으며 이야를 합니다.
실은 오춴원어치샀는데 얼마나 많은지 냄비에 다 안들어가잖오.
그런데 같이간분이 압력솥에 넣고 끓이라고해서 압력솥에 넣고 푹 끓였답니다.
그러니 그 작은 밴댕이의 형체가있음 이상하지요.
내 몬살오.
국물은 자글거릴정도넣고 쪼려먹음되지. 이렇게 국을끓임어떻한디야.
마눌의 잔소리에 모양은 그래도 맛있다고 자랑까지 합니다.
울신랑 늘 강화가면 밴댕이타령해서 꼭사다 쫄여주던가 무와 양파넣고 국물자작하게넣어 끓여줬더만
본것은 있고 먹어본 기억은있어 이렇게 밴댕이죽을 쑤워놨으니
불쌍한 밴댕이 미안타~~~
밴댕이죽과 겉절이와 오이소백이 멸칩볶음과 신랑이 사다놓은 강화무김치로 아침을 먹습니다.
상쾌한 공기마시며 먹는 아침은 보약같습니다.
향긋한 아카시아향도 가슴가득 마셔봅니다.
댓글목록
서병섭님의 댓글
저도 한그릇 얻어먹고 싶어지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운영자님의 댓글
왜 이쪽에는 없는지 모르겠어요~
가격도 싸고, 아마 많이 잡힌 탓이겠지만 맛으로보면 최고급 생선이라서 강화에 가면 실컷 먹고옵니다
7000원짜리 밴댕이덮밥도 맛있으니 혹시 가실기회있으면 강화도 풍물시장 2층 식당을 꼭 찾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