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07-30 08:40:33
- 조회수
- 2,258
이틀전 무주에갔었다.
진안을 지나면서 우리가 몇년 때죽꿀따러다니던 계곡을 바라보면서
그때의 추억을 잠시나마 그려본다.
우리 아이들 방학만되면 그곳에서 개학전날까지 천막치고 살았었는데
해만뜨면 세놈이달려가 물장구치고 차가운 계곡물에 입술이 새파래서 덜덜떨며 나오고
그런몸을 바위에 엎드려 말리곤했다.
깊은산중에 먹을거리없어 늘 된장국과 카레 김치찌게여도 잘도 먹었었다.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간식으론 늘 밥을 넉넉히해서 큰 펜에 누룽지를 만들어 들려주면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맛난것을 먹는것처럼 먹었다.
해질녁이되면 세녀석은 지렁이잡기에 나선다.
저녁먹고 메기낚시를하기위해서
우리식구 다섯이서 바위에 자리잡고 신랑은 바늘에 지렁이끼어주는것이 일이었고
손을 까딱거리고있노라면 " 엄마 잡았어요" 한넘이 소리치기시작하면 서로가 먼저잡은냥
나두요. 나두. 빨리요 빨리"
잡은 메기 도망갈까봐 빨리를 외쳐대면 아빠는 정신없이 이바위 저바위를 오가며 지렁이를 끼어줬다.
어쩌다 생선이라도 사와서 물에 담궈두면 툭툭 놀라서 보면 메기란녀석들이 생선을 먹으려
봉지를 물어대고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을때 무주에들어선다.
무주에 특산물인 옥수수를 길가에서 판매를하고있다.
우리밭이있는곳으로 가본다.
심어놓은 뽕나무를 풀들이 이겨먹으려한다.
이곳에도 추억이있다.
(울신랑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면서)
처음 이곳에 들어갔을때 잠깐 집에와 화분받을거랑 벌통을 챙기가지고가니
벌천막 들어가는곳에 모닥불 피웠던 자리가있다.
그것이 무엇을뜻하는지 누가 말을하지않아도 안다.
그날저녁 갑자기 시끄러운소리가 나더니 그동네사람과함께 윗동네사람들이 쫒아왔다.
이곳에 토종벌이있는데 양봉이오면 되냐고 나가라고 악다구니를 써댄다.
토종벌을 하는사람들은 한통이있던 두통이있던 상관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토종벌구역이라 소리친다.
벌도 양봉이크고 숫자도 양봉이 몇백배많은데도 말이다.
꿀이 많이들어올때는 절대로 한봉 공격을 않는다고해도 막무간이다.
암튼 다름해부터 입구쪽으로 빠져주었고 동네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니 양봉들어와도
한봉도 꿀은 들어오더라며 들어오려면 다시 들어오라고한다.
그분들 마음편하게 우린 들어가지않고 입구쪽으로 갔다.
그곳에서 감로꿀도 맛보게되었고 아이들 토요일에 데리고오면 하루종일 물놀이하면서 얼마나 좋아하던지
우리영섭이는 해가지기만하면 낚시가자한다. 손맛을봤으니 그 기분을 어찌잊으랴.
강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경험도 영섭이는 그곳에서했다.
낮에는 하루종일 다슬기잡기에빠져있고 어느해엔 소풍안가고 엄마있는곳으로가면 안되냐고도했다.
그렇게 십여년의 추억을 더듬으며 볼일보고 아는분의 옥수수를 한자루 사가지고 오는길
구급차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옆에선다.
길이밀려 가다말다를하는데 옆에서 손이 나오는가싶더니 뭔가 떨어진다.
조금있으니 이번엔 담배꽁추를 버린다.
(야생복분자넝쿨....한주먹따서먹으니 재배하는것보다 신맛이 더 강하다"
신랑이 그것을한참을 보고 있는데 내가슴이 쿵쾅뛰기시작한다.
남편의 얼굴이 무엇을뜻하는지 알것같기에
"아저씨 문좀 내려봐요. 이차 응급차맞아요"
"기사분 머뭇거리더니 . 이차는 아니고 뒷차가 응급차에요"
" 이런차 타고 다니면서 담배꽁초 버리면 되겠어요?"
죄없는 기사분은 어쩔줄모르고 장본인은 멀뚱거리더니 생각에 잠겨 그랬다고
그러더니 미안하다한다.
가끔 고급차를 타고가던사람들이 담배꽁추며 자기들이먹은 쓰레기를 차밖으로 버리는모습을보면
나도 모르게 화란넘이 스물거릴때가있다.
(야생 복분자가 이리익었는데도 손을타지않은것은 노인분들만 계셔서 그런것같다)
고급차를 타지말던지~~~~ 자기차는 더러우면 안되니 버린다는 광고가 딱맞다.
그렇게 사과를한차는 차가 움직이자 중간차선으로 꽁지가 빠지가 도망갔다.
"정우아빠 제발그러지마. 성질더러운사람 만나면 어쩔려구"
우리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순간 얼마나 가슴이뛰었던지
하긴 내가슴도 속이 시원하긴했다~~
(사진을 순서없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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