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왕 만들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8-16 01:11:25
- 조회수
- 2,389
이틀동안 비가와 씨름을하면서 벌 내검을 했다.
왕 상태는 어떤지, 가을에 분봉여부도 결정할겸
비가 어느정도 내려도 등나무와 칡으로 올려진 봉사밑에서 일하는 우리는 생각보다
덜 맞는다.
칡꽃 향기가 우리를 위로하는듯 은은하게 퍼저오고 푸르름으로 뒤덮인 논에선
어느새 벼 이삭들이 고개를 내밀고
한번이라도 더 비행을 하려는듯 제비들이 오르락 내리락 날으고 조금 선선해졌는지
가을 풀벌레 소리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봄에 받은 왕 씨앗이 맘에 안들어 이번엔 다른 봉우것을 받기로 결정
어제 가려는데 약속 시간의 비가 내려 오늘로 미루었다며 서두르란 명령이 떨어졌다.
신랑은 제리틀을 챙기고 나의 무기 이충침을 챙겨 부안으로 갔다.
광복절 날은 어딜가나 체육대회를 한다. 우리 마을도 아침 일찍 바리 바리 음식 장만해
내 화물차에 싣고 학교에 내려주고 왔다.
약속한 봉우의 집에 도착하니 학교 옆인지라 줄줄이 늘어선 모교를 찾은 차량들로
차 세울곳이 없고 경찰아저씨들 교통 정리에 정신없다.
할수없이 전화통화하고 벌이 있는곳으로 갔다.
장군 타입의 체격좋은 아저씨 연기 퐁퐁 풍기며 울 신랑보고 이충할 봉판을 찾으라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울 신랑 벌을 보니 아저씨 벌 볼 생각말고 충판 찾으라고 보챈다.
이충은 나의 몫
충판을 건네 받아 벌통위에 앉아 이충을 한다.
요녀석들이 왕이되어 내년 우리 꿀농사며 로얄제리 농사를 지어줄 녀석들이기에
신중을 기한다.
젖을 많이먹은 것으로 일정한 크기의 작은 것으로 이충을 하는데, 그동안 허기진
모기들이 사정없이 내 피를 도둑질 해 가는 모양이다.
반질 반질 산 모기녀석을 사정없이 때려잡고 다시 이충을 한다.
두 남자들은 벌 이야기에 정신이 없다.
이충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서로에게 정보가 되기도하고
같은 세계에서 겪는 일이라 공감도하며 앞으로 양봉업의 대해 의견을 나눈다.
길어진 이야기 끝을 옆지기가 끝을내고 아쉬움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와
마르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시켜 가져온 장래의 여왕들을 벌통에 넣어두었다.
왕 씨앗을 넣었으니 또 마음이 급해진다.
분봉도 시켜야하고 못다한 로얄제리도 조금 더해야하고, 왕이 나올 날짜를 계산해
전통의 늙은 왕도 꽥^^시키고 젊은 신왕으로 교체시켜야하고...
머리도 식힐겸 피아노 건반을 눌러본다.
부드러운 음이 좋아 즐겨치는 시골가는 기차를 치니 마음이 평온해 진다.
위~~이잉 울 신랑 시원한 저녁시간을 이용해 마당에 잔디 이발을 시키고
어제 새끼를 낳은 못난이녀석 큰일 했다고 밥달라 앙알 거린다.
낮에 먹은 커피 한잔때문에 잠못자고 이 시간에 이렇게....
댓글목록
자유인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이번의 여왕벌은 저도 처음 구해온 품종이라서 어떨지는 모르지만
벌침용으로는 괜찮을것입니다.
로얄제리나 프로폴리스 빠지지말고 드시도록 꼭 주지시키셔요~
이덕수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3년전에 2시간 반거리에서 이충해올때 설탕포대 안에 물을 뿌리고 그안에 넣어 가져와 넣어주었더니 접수율이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단 꼭 사람과 붙어 다녀야됩니다.
이번에도 점심을 먹을때 차안에 두지않고 가지고 내렸지요.
고수인 부안의 그 봉우님께서도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별것 아닌 방법이지만 간단하면서도 편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