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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꽃물을 들이면서~ > 자유게시판

봉숭아 꽃물을 들이면서~

작성자
싱싱이
등록일
2007-08-16 11:26:13
조회수
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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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마당가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봉숭아를 바라보면서

시골일에 손톱이 다 닳아 못생겨진 제 손톱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어릴적에도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빨갛게 물을 들이고 다니곤 했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도 봉숭아만 보면 물을 들이고 싶은 마음은 왜 그런지요

뒤늦게 다가온 궂은 날씨와 몇번이나 불어닥친 비바람에도

의연하게 버티고있던 봉숭아 꽃잎이 이젠 하나 두울~

꼬투리 달린 씨앗으로 변신하느라 바쁘네요

쭉~ 빠지지 않고 뭉툭한게 이쁘지도 않은 손톱을 바라보며 그래~ 결심했어... ㅎㅎㅎ

남아있는 봉숭아 꽃을 따고 잎을 몇개 따서

이틀정도 수분을 좀 날려 보낸후에 콩콩 찧어놓고

신랑보고 손톱에 올리고 잎으로 잘 싸맨후에 실로 묶어 달라고 했답니다

애들처럼 그거 뭐하러 하느냐고 툴툴거리면서도

커다란 손으로 꼼꼼하게 잘 묶어주네요. 히히

저는 걍~ 백반도 없이 봉숭아 꽃으로만 물을 들이지요

둘이서 머리 맞대고 싸매고 묶고하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뭐하고 있냐고 하길래 봉숭아 물들이고 있다고 했더니 누가 묶어주냐고 하네요

"당근~ 아빠가 묶어주지~ "

그러니까 하하하 웃으며 재미나게 산다나요? ㅋㅋㅋㅋ

오호~ 오늘 아침에 풀어보니 그런데로 물이 빨갛게 잘 들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어머님이 계시거나 말거나 두손을 들어 올리면서

" 어제 봉숭아 물 들여주더니 이쁘게 물이 잘 들었어요"

어머님은 빙그레 웃으시고 신랑은 멋적은지 또 그거 뭐하러 하느냐고....

아직도 철이 없는 싱싱이의 얘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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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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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해마다 딸아이 일찍 손톱에 물 들이고 끝무렵에 또한번 드리는데 올해는 어찌 조용하네요.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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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어려선 많이 보던 풍경이었지요. 개진 기왓장에 꽃을 따 올려놓고 조약돌로 짓쪄 손톱위에 올려놓고 잎으로 돌돌말아 묶고 잠을 자고나면 빨갛게 물든 손톱......  요즘은 메니큐어가 대신해주니 그런 시골맛은 느끼기 힘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