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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맛은 다르지만~ > 자유게시판

살아가는 맛은 다르지만~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0-10-01 11:49:02
조회수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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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은 나이와 같은 속도로 간다고하는데   난 왜  몇배 더 빠른 속도로 가는것같다.

찬바람이 소리없이 떠난것같아 허리펴보면 자두꽃이 화들짝피어있고

시끄러운소리 들리는가하면 들판엔 파릇파릇  모들이 심어져있더니

몸에  이상이느껴져 병원갔다 잠시 잠깐 병원에서 더부살이하고 나오니

길가엔 알밤주우러 온 차들이 늘어서있고 온 들판엔 어느새 황금색을 자랑하는듯

나락들이  고운옷을 갈아입고있었다.

추석때 온 고3딸아이 집 식구들 엄마대신 밥해먹냐고 애써서 어찌나 안스럽던지

택패 포장은 1년에 한두번하는 남편인데 잘해나가는것도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아침에 혼자 일하러 나가는 신랑이 안스럽기도하고 기특하게도 느껴진다.

남편한테 써야할 단어들은 아니지만 마음이 그런걸 어쩌랴.

남편이 제일 멋있게 보일때는 돈을 많이벌어다 주는것도 아니고 힘센것도 아닌

여자가 처리 못하는것을 해결해줄때 그때가 제일 멋있는것을 남성들은 아는지

늘상 마눌 앞세워 일하던 신랑이 혼자서하는것을보니 쪼매 멋있어보인다.

지금것 아푼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살았다.

식구들도 모두 건강해 따박따박 내는 의료보험료가 아깝다 생각했는데

나이먹고 사람인지라  어쩔수없나보다.

걸려오는 전화는 나를 염려해서 한마디씩하는 두 부류가있다.

제발 몸좀 아끼라는 사람은 친정식구들

친정식구들은 모두  조리잘하고 보신잘하란다.

그런데 울신랑 밥은해도 반찬엔 손도 못대는사람

퇴원한 첫날엔 내눈에서 눈물을 펑펑나게한사람이다.

늦게 일어나 밥좀달라하니 깔깔한 입맛은 생각도않고 밥알보다 콩이 더 많은밥

그뿐이랴 . 냉장고에 있는 반찬이라도 좀 주던지 깻잎하나에 수저하나 그리고 밥

그래도 한수저 먹으려하니 밥엔 온기란없는 찬밥

전기밥통에있는 밥을 싫어하는사람이라 압력솥에다 두었다 그냥준다.

새벽에 한두시간 자는 잠인데 아침에 밥만 덜렁해놓고 반찬 어떻게해보라 깨우고

으흐 내 팔자야. 어쩌다가  ~~~~~

반찬못하면 사다라도 주던지 그런 머리는 어디로 유학을 보낸건지

또한부류중 한사람

"밥만해줘도 어디야.  난 아프면 우리집에서 굶어죽어. 그래서 아프려하면 나가서 미리 사먹고와"

참으로  밥도 잘하고 반찬 잘하는 남자들도 많고많다더만

니나 내나 우째 이런 신랑을만나 고생이더냐. 그리곤 웃었다.

울신랑 일하다 들어와 무언가 한주먹준다.

곱게 물들고있는 대추를따다 주는것. 저녁무렵 붉은 감을 가져다 준다.

벌레먹은넘은 일찍 익는데 먹으라 따다주는것

그래. 울신랑한텐 이런 보이지않는 매력이있었어.

첫아이 낳고 산후조리할때도 아기 손가락만한 대추를 양쪽 주머니가득 가져다 주고

어느날엔 바나나 말린것도 가져다 주었었다.

잘익은 무화가 따다주며 먹으라는 신랑

  아가새가 어미새가  물어다준 먹이를 먹듯

어쩜 이런맛때문에 같이 산것인지도 모른다.

밤에만 소리없이 피어나는 박꽃같은 사람이란 생각을 해본다.

조용하게 자기만의 표현을하는사람

큰것보다는 작은것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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