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축제 가는길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10-12 21:00:35
- 조회수
- 2,698
주말 신랑은 구절초축제에가고 전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행사장에간 남편한테서 전화가옵니다.
친구부부가 2시쯤 집에 오기로했다며 빨리 오라고합니다.
구절초 축제하는곳이 정읍이긴하지만 집에서 그리 가까운거리도 아니고
행사장에간 사람이면 홍보나하고 판매를해야할진데 제일 바쁜시간에 집에온다는 신랑을 생각하며
끌끌 혀를 차보면서도 얼마나 반가우면 저럴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처음본다는 두사람은 말이 꽤나 잘 통하는것습니다.
교회 이야기에 직업이야기 정치이야기까지 ~~~
다음을 기약하며 두분이 떠나고 다시금 구절초축제장에 가야할 남편은 심란한가봅니다.
"정우엄마 같이가자. 혼가가면 누가 잡아가는데. "
싫다는 마눌옆에 길게 눕습니다.
얼른 가라며 밀어대보지만 끔쩍도않습니다.
누워있으니 하얗게 핀 구절초들과 향이 그대로 전해지는듯합니다.
"정우아빠 갑시다."
사진을 담아보려는 욕심에 따라 나셨습니다.
가는길 색색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들이 제마음을 빼앗아버립니다.
여기저기서 코스모스사이로 사진을 담기도하고 포즈를 취하기도합니다.
남들은 자신들을 담기에 바쁜데 직업은 어쩔수없나 봅니다.
예쁜꽃들을 찾아와준 벌들이 먼저눈에띄니 말입니다.
누우런 황금들판사이로 살랑거리며 피어있는 코스모스길을 달리는것또한 가을이 주는 선물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이길을 달리며 행복하지않을사람 있을런지요.
다시금 출발해 달리니 물이 흐르는 냇가가 보입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시원하게 보이던 냇물이 왠지 썰렁하게 느껴집니다.
"사람 많이도 왔네"
남편이 손짓하는곳을보니 꽃을보기위해 많은사람들이 산을 둘러싸고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모습들입니다.
조금 오르니 두승산밑꿀벌집이란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남편이 진열해놓은 상품들이 주인을 기다리고있습니다.
남편 남겨놓고 카메라들고 나서니 아직 꽃이 덜 피었다고 알려주십니다.
오랫만에 만난 분들과 이야기에빠져 사진담는것은 나중으로 밀었습니다.
어둠이 밀려오고 짐정리하고 내려오는길 말린 대추를 파시는 할머니가 보입니다.
대추한되 사고나니 옆에 아줌마
앗따 영감이온게 좋구만. 당장팔리잖어. 내일은 아침부터 나와야겠우"
그소리에 같이오신분들 한바탕 허드러지게 웃어댑니다.
고춧잎을보니 또 욕심이 생깁니다.
꽤나 많은양인데 4천원만 주라고합니다.
올해 어쩌다보니 깻잎도 못담그고해서 한자루 또 샀습니다.
조금 내려오니 이번엔 울신랑이 걸음을 멈춥니다.
늙은 오이가 얼마인지 묻습니다.
하나에 천원만줘. 두개달라하니 울신랑 그것가지고 되냐는 눈초리입니다.
울신랑 늙은오이 엄청이나 좋아합니다.
울신랑의 마음을 아는지 할머니 덤으로 하나 더 주십니다.
오면서 농담삼아 한마디합니다.
"우리가 장사하러 온사람이여. 사러 온사람이여"
오이는 껍질벗겨 반으로 잘라 씨빼고 얇게썰어 울신랑입맛에맞게 양념해놓고
고추잎은 씻어 간장과 액젖섞어 팔팔끓여 부어두었습니다.
손으로 맛을보니 생각보다 맛납니다.
울신랑 다음날 아침 나가면서 대추 얼른 끓여먹으란소리에 씻어 주전자에 폭폭끓여 꿀타서먹으니 너무나 맛납니다.
시끄러운소리에 창문밖을 내다보니 벌써 나락을 베고있습니다.
파릇파릇 봄부터 나를 즐겁게해주었는데
우리것은 아니어도 바람불면 쓰러질까 그렇게 가을까지 함께 했는데
황금을 뿌려놓은듯하던 들판은 윙윙 기계지나가더니 넓은 운동장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따끈한 차한잔 목으로 넘기며 수확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가슴가득 가을을 담아봅니다.
주인따라 나온 흰둥이도 가을이 좋은가봅니다.
댓글목록
홍순용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산골에서 열리는 축제라서 제맘에 꼭 들지요~
아직 사진이 너무 부족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