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아저씨 미안해요.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10-14 10:00:28
- 조회수
- 2,590
가을엔 하늘은 파랗고 하얀 뭉게구름 두둥실떠가고
밤이면 창가에 달님이 환하게웃고있어야 제맛인데
마당에나가면 감이 익어가고 빨간 대추가 유혹을해야하는데
요상한 날씨로인해 감은 다 떨어지고 파란 잎만 무성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이난 녀석은 우리집 검둥이녀석
이녀석은 사촌동생이 진돗개라고 가져다준건데 아무리봐도 진돗개 옆에도 못가본녀석같은데
지금것 기르던 녀석들과 다른것은 있다.
쫄랑졸랑 따라와 다리에걸려 뒷발질이라도할라치면 다른넘들같으면 죽는다 소리지를텐데
검둥이녀석은 낑소리도않는다.
여름내내 마당을 뛰어다니며 방아개비며 메뚜기를 잡아먹고
그러다 벌에 한방 쏘이기라도하면 찍소리도없이 줄행랑만친다.
먼저있던 못난이는 벌에쏘였다하면 엄살엄살 다 부리곤 등을 잔듸밭에 쭈욱밀고다녔다.
벌침 빠지라고 발에 쏘이기라도하면 우리보고 벌침빼주라고 발을 들어주곤했었다.
강아지팔자는 상팔자 우리집 검둥이녀석은 매일 마실다니고 노는데
막바지 벌 점검에 들어간 울신랑 화분떡을 넣어주고 따뜻한 솜게포를 덮어준다
늦가을까지 조금이라도 더 산란을 받기위함이다.
신왕들 다 산란하는지 확인도하고 약한통이있는지도 봐야한다.
가을엔 벌들도 추워질것을 알기에 사납다.
벌통 뚜껑이라도 열라치면 기다렸다는듯이 달려든다.
꿀이 많이나올때는 꽃으로 날아가던 벌들이 이젠 들어올것이 없다는것을 알기에
다른통에것이라도 훔처갈욕심에서다.
암튼 작은녀석들이 냄새하나는 끝내주게맡는다.
어제도 일끝내곤 힘들다며 택배포장을 나보고하라기에 내려갔다.
포장을하고있는데 차소리가 난듯한데 조용하다.
나가보니 택배아저씨 불도 안키곤 앉아 기다린다.
아저씨말씀인즉 며칠전에 벌에 엄청쏘여 죽을뻔햇다는것
불을켜고 배송장을 쓰고있는데 울신랑 불빛보고 벌이 달려든다며 끄곤 렌턴불을켜서
아저씨 앞에 놓아주더란다.
조금있으니 형광등에 달려들던 벌이 렌턴불빛으로 몰리고 바지사이로 들어가 서너방 쏘였다는것
울신랑은 벌도 보호하고 아저씨도 생각해서 그랬던것이 아저씨를 벌집으로 만들어놓은것
괜찮냐는 말에 조금 아프고 금방 괜찮았단다.
미안한 마음에 당분간 아푼곳은 없겠네요.하면서 웃었지만
어찌나 미안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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