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녀의 추억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0-10-29 22:34:15
- 조회수
- 4,771
오늘은 버스남이라는 기사로 인터넷이 떠들썩합니다
버스안에서 처음보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잤던 처녀가 그 남자를 찾는다는 글을 버스정류장마다 40여장을 붙였다나요~
그러고보니 저에게도 비슷한 추억이 있었습니다
총각때 전철안에서 만났던 ...
그런데 그 총각도 벌써 50이 넘었으니 참~
인생무상~ㅋㅋㅋ
아래는 예약주문게시판으로 쓰이는 방에서 찾아온 예전에 올린글인데 유치하지만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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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2002/04/03
조회 307
푼수의 한여름밤의 꿈이었을겁니다
그런데 도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각인돼 있는
내기억속의 여인은 아직도 나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아직도 건강미 넘치던 그청순한 이미지로 ......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되어도 그여인 은 변하지 않을겁니다
그 20대 여인의 모습에서 영원히......
그때만해도 한가하던 2호선 전철안에서 그해 새로생긴
부동산 중개사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정신없이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맞은편 옆에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던 여인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책을 보다가 다시 마주친 시선 ......
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강렬하게 끌렸을까요
분명히 처음보는 여인인데 왜 그렇게 끌렸을까요...
서로가...
나를 먼저 본 그 여인도 그렇게 느끼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빛으로 알수있었습니다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지만 우리는 진작부터 서로가 잘아는 이라는겄을 알았습니다
거기에서 단 한마디의 말이 없어도 서로는 바로 결혼할수도 있었을겁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 붉어진 얼굴을 이기지 못하고......
대학생 차림인듯한 그녀의 옆엔 바구니가 놓여있었습니다
아마도 신촌의 대학촌까지 가는듯한 느낌 이들었습니다
그러나 난 내목적지인 뚝섬역이 가까와오자 일어섯습니다
그리고 천추의 한을 남긴 대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왜 나는 좀더 적극적으로 살지못했을까요......
당연히 내가 그녀가 내리는 곳까지 따라가서 같이 내렸어야 했습니다
왜 그녀가 나를 따라내리길 바라고 먼저 내렸을까요
아직도 부끄럼에 고개숙이고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전철이 떠나고나서야 나는 확실히 상황을 알수있었습니다
내 사랑을 두고 난 혼자 내려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扇?대해 아는 겄이라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름도, 나이도. 사는곳도 , 무얼하는지도 .
다만 아는 것이라곤 그얼굴하나....
다시 만날수 있는 방법은 오직 신만이 알겁니다
그때까지 서로가 기다리던 그 인연을 포기한 죄로 나는 생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진 았았습니다
그녀를 다시 만날수 있는 방법, 딱한가지 방법 , 신이 허락하신다면 ...
나는 그녀에게 내염원 을 텔레파시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대여 ... 미안하오...
다하지 못한 인연 , 못다푼 한...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하지 았겠습니까
오는 토요일 신천역 에서 1 시에서 4 시사이 기다리겠습니다
그날이 토요일 이었으므로 나는 다시 토요일까지 끊임없이 그메세지를 생각하고 생각하며 그에게 보냈습니다
식사중에도 근무중에도
보내고 또보내고 ......신이여 우리의 만남을 한번만 더 허락해주세요
그러나 나의 노력은 ......
신은 기회를두번다시 주시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던 토요일
그녀가 처음 탓을 거라고 생각 했으며 만나자고 염원
했던 신천역에서 나는 너무도 용기없는 나를 원망하며 집으로 향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후 나는
아니 그전에도 ..... 두번다시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인연 을......
그런 인연이어야 결혼할수 있다고 고집했더라면
아마 난 영원히 결혼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녀와의 인연은 ...... 이생에서의 그녀와의 인연은
아마 그것이상으로 허용되지 않았나 봅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 해봅니다
그녀는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
아마 누군가 의 아내가 되어 남편 뒷바라지에, 애들 뒤치닥꺼리에 지친중에도 한번쯤 나를 생각 하고 있을까
훗날의 어느 생에서 다시 만난다면 이번 일을 기억할수 있을까
어느날 14년 전의 그여인이 다시 나타난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댓글목록
한준석님의 댓글
신미령님의 댓글
가슴이 조마조마 하구만요.
운영자님의 댓글
마눌도 낼모레면 50이니 어지간히 초연할때도 되었을텐데
이글을 읽고선 상당히 불편한 듯 어쩌고 저쩌고...ㅋㅋ
벌써 24년 전의 일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