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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집에서 > 자유게시판

짜장면집에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0-11-05 13:29:03
조회수
2,808

이틀전 울신랑 갑자기 자장면을 먹으러 가자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영섭이보고 가자하니 자기는 자장면 싫다며 우리끼리 가라합니다.

7시밖에 안되었는데 밖은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언제나 자장면집은 복작복작합니다.

자리를 잡고앉아 있으려니 앞테이블에 아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의 엄마인듯 젊은 여인세명과 아이들 7~8명이 오글오글합니다.

고만고만한 세명의 남자아이들이 씨름도 한판 벌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난리를 칩니다.

예전 같으면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눈꼬리가 조금은 올라갔을법한데 나이탓인지 자꾸 아이들이

이뻐보입니다.

잠시후 여자아이들 볶음밥과 개구쟁이 꼬맹이들 자장면이 나오니 아이들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해집니다.

그런데 마주보이는 제일 작은 아이 자장면먹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저도 모르게 웃으며

신랑보고 보라했습니다.

울신랑도 그 모습을 보면서 웃습니다.

정말로 작은 아이가 포크로 자장면을 어찌나 잘먹던지~~

웃고있는 나를 본 아이엄마  , 아이 넷을 가리키며 이아이들이 다 자기 아이들이라며 알려줍니다.

저리 젊은데 넷이나~~~~

시원시원하게 생긴엄마는 그렇게 나에게 이야기하곤 짬뽕을 맛나게 먹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그 꼬맹이때문에 나도 모르게 크게 웃어야만햇습니다.

자장면 한번 먹곤 소매로 입닦고 더러워진 팔매소매를 보곤 다시 그 소매를 엉덩이에 닦습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아가의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 아이들 자유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남편한테 한마디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곳에 오면 조용했는데. 너무 기를 죽였나"

그러나 그런 후회도 잠시

아이들을 결국 사고를 쳤습니다.

옻걸이를 잡아댕겨 옆에서 먹고있던 아줌마들 기절할뻔햇습니다.

세엄마는 그래도 아무렇지도않은듯 아이들 진정시키곤 배불리먹곤 나갔습니다.

아이들이 가고나니 전쟁이 지나간듯 고요합니다.

네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젊은 엄마가 장군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다 키워놓은 나중엔 모두가 부러워할겁니다.

아이들을보니 예전 생각이 납니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때 딱한집 자장면 배달이되었습니다.

어느날 일은 늦게끝나고 힘은 들고 그래서 아이들 자장면을 시켜주었습니다.

얼마후 배달된 자장면과 짬뽕을 아이들은 바라만 봣습니다.

먼거리 달려온 면들은 어찌나 다정하던지 자기들끼리 꼭붙어 잘 떨어지지도않고

면은 퉁퉁불어 우동면이되어있엇습니다.

따끈한 물 신세를 지면서 비벼주었지만 아이들은 결국 몇젓갈 먹곤 내려놓앗습니다.

그후론 다시는 자장면 시켜달란 소리를 않했지요.

자장면 먹으러가자면 좋다고하던 아이들도 다 자라 정우는 중국집에서 나는 기름냄새가 싫다하고

우리 막둥이는 우리집 외식은 자장면밖에 없냐며 잘 따라나서지않으니

그때 자장면 말고 다른 맛난것을 많이 사줄걸하는 후회도 생기지만

형편이 그리되지않아 피자한판 케익하나만 사달라던 아이들소원을 들어주지못한것이

가슴한켠 아리게 차지하고있지만 아이들은 아마도 그런 엄마마음을 모르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 올망졸망 데리고 다닐때가 그래도 그때가 정말 좋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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