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아 미안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0-12-16 09:23:17
- 조회수
- 2,511
따뜻한 가을같은 날씨가 이어지는듯했습니다.
벌들도 방긋웃는 햇님에 반하고 멀리 봉긋거리며 피고있는 녹차꽃을 향해 열심히 비행을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장의 가슴엔 늘 무거운 짐덩이 하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벌들 긴겨울 따뜻하게 지낼수있도록 월동준비를 해주어야하는데
꿀을이용해 발효시킨 복분자즙과 오디즙을 12월 초까지 끝을내야했습니다.
늘 그렇듯 내년엔 좀 일찍 월동준비 끝내놓고 룰루랄라 편하게 지내자했는데 올해도 이런일로 발목을
잡이고야 말았습니다.
더 춥기전에 월동준비를 하자며 일요일 쉬는 고1막둥이 영섭이를 데리고 시자합니다.
그런데 옛 어른들 말씀 틀린것 하나없습니다.
말안듣는 서방이나 마눌 부려먹는것이 그래도 쉽다고~~
왜 작년부터 내가 해야하냐며 투덜이로 변해버렷습니다.
어차피 해야할것을 그러고나면 좀 편한가봅니다.
파릇파릇 이쁘기만하던 잔듸밭도 겨울이되니 모양새가 없어졌습니다.
바닥에 비닐을깔고 그위에 지푸락을 저리 많이 깔아야합니다.
그래야 겨우내 습기가 안올라와 벌들 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곤 지푸락위에 또 솜을깔아주지요
그리고 전기장치할것을 또 하게됩니다.
그러니 복잡하기도하고 일이 빨리 진행되지않으니 그것이 문제이지요.
벌통뚜껑속에도 하나의 솜을 더 넣어주고있는 모습입니다.
저 고무다라 참 여러모로 쓰입니다.
아이들 어렸을때 언덕위에가 저속에 앉으라하고 썰매처럼 태우주기도했는데
어느해부터 이렇게 벌월동준비할때 지푸락을 나르는 도구로 사용을 합니다.
아들은 아빠가 혼자해야하는 일이라도 하고있으면 기회라도 잡은듯 방으로 들어옵니다.
그런 아들을보면 좀 답답합니다.
아들아 얼른 나가라. 아빠 천둥치는 소리 또 난다.
저 벌통무게가 만만치않습니다. 있던자리에서 앞으로 다 들어 내놓았다가 저리 지푸락을 깐뒤에
포근한 제자리로 다시금 저리 들어서 옮겨놓아야지요.
그러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아프고 뭐~~~ 그러지요.
나가서 둘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하니 울신랑 웃음이 나는가 봅니다.
이렇게 주인이 힘들게 일을해야 벌들이 따뜻하게 지낼수있고 습기도 안먹으니
꿀을 가져다줄때는 벌들이 주인한테 복종하고 반대로 여름부터는 주인이 벌들한테 복종하는 느낌입니다.
서로 도우며살아야하는 관계라고해야 맞겠지요.
주인이야 힘이들던지 말던지 우리집 검둥이녀석은 신이났습니다.
잘먹었는지 털은 반질반질 윤기가 자르르하고 이녀석 웃기는 녀석입니다.
맨윗쪽에가면 비도 안맞고 잠자기도 따뜻할텐데 꼭 중간 등나무아랫쪽에서 잠을 잡니다.
아마도 이녀석의 본성인가봅니다.
대문 가까운곳에서 잠을자야 마음이 편한듯 .집을 지켜야하는 입장은 또 그런가봅니다.
이건 또 뭔일일까요?
6줄중 3줄 겨우 월동준비 끝을 냈는데 그날밤 올것같지않던 첫눈이 정읍에 내렸습니다.
어쩌나~~~ 우리벌들 미안해서 어쩌나^^
주인장도 밤에 내리는 눈에 잠 못자고 서성입니다.
하긴 늘 첫눈이 온 뒤에 월동준비했는데 올해 우째 눈오기전에 한다했구만
속으로 혼자 중얼거려봅니다.
지난주부터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교육을 받고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 집에오면서 늘 울신랑 말합니다.
1도네. 어허 이틀전부터는 영하 5~6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도 추운데 우리벌들 춥겠다.
이럴때 나가있는 아이들보다 벌들을 먼저 걱정해야하는 우리 부부입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또 눈이 내렸습니다.
주인장의 마음은 염려와 답답함 또 마음만 분주합니다..
이시간 울신랑 말합니다.
"벌 월동준비 오늘 끝내야혀"
"눈도있고 추운데 어떻해 혀"
"아녀 우리 벌 받아야해 "
"당신 혼자 받오"
"아니야. 같이 받아야 해"
울신랑 두툼한 작업복을 주워들고있씁니다.
저도 얼른 글 마무리하고 나가야할것같습니다.
아마도 발 동동구르며 호호 불어대야할것 같습니다.
추워도 일 끝내놓고 나면 짐덩이하나 내려놓아 몸도 마음도 가벼울겁니다.
추운것보다 마음 편한것이 훨~~~~
벌들아~~~ 미안타 오늘만 참아다오
내 그만 따뜻하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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