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에 먹는 비빔국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1-06 12:04:32
- 조회수
- 2,466
어젯밤 또 눈이 소복소복 내렸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
겨울은되고 눈속에 일주일을 갇여살다보니 못살겟습니다.
수능시험본 딸아이와 다음달에 군대갈 아들의 짐들이 택배로 왔습니다.
그 짐들로 거실은 어느새 창고가 되어버렸습니다.
세간내기도 힘들더니 들어온 살림 정리하는것또한 쉬운일이 아닙니다.
짐들이오고 딸아이와 큰아들 주명이도 왓습니다.
요즘은 눈뜨기가 무섭습니다.
시내 나갈수도 없는데 아이들은 먹고싶은것이 우째 그리도 많은지
"엄마 닭도리탕도 먹고싶구요. 회도 먹고싶구요"
"야 요즘 구제역 돌고 난리여서 고기못먹어"
먹어도 된다고들하지만 솔직히 거림직한것은 어쩔수없습니다.
아직 전라도지방까지는 오지않았다니 그래도 안심이긴하지만~~
아이들은 참 이상합니다.
집에 먹을것이 있어도 꼭 없는것만 먹고싶다고들 합니다.
딸아이는 언제부터 귤이먹고싶다고, 집에 왜 먹을것이 이렇게 없냐고
정우는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냉장고를 뒤지더니 다시 다용도실문을 열고 먹을것을 찾습니다
그저께 저녁을 먹고 한시간쯤 지나니 정우란넘 또 서서 노래를 부릅니다
"엄마 먹을것 없어요. 배고파요"
으흐 ~~~~
"김밥 싸줄까?"
"엄마는 저한테 김밥 먹이고 싶어요"
하긴 주머니 얇은넘이 제일 많이 먹은것일테니 질리고도 했겠다.
"그럼 잡채해줄까?"
"김밥하고 잡채빼구요"
옆에서 듣던 딸아이가 한마디합니다.
"오빠 라면있어 라면끓여먹어"
"야~~~ 김주명 라면 냄새도 맡기싫거든"
양이 적어 밥도 반그릇이나 먹음되고 밥보다는 과일을 더 좋아하는 아들인데....가슴짠합니다.
딸아이야 기숙사에있어 따듯한 밥에 과일이나 견과류가 많이나와서 괜찮지만
하루종일 사먹어야하는 아들은 때되면 밥먹을일이 걱정이었을겁니다.
고구마도 싫다는 아들녀석에게 그럼 비빔국수해줄까나했더니 그거라도 해주랍니다.
내참 ^^ 내가 야식해보기는 처음이네
밤 11시가되어 국수를 삶습니다.
갑자기 오이가 있는것도 아니기에 새콤하게 익은 김장김치 잘게썰고 마늘다져놓고
꿀넣고 꿀식초와 고추장넣어 새콤달콤하게 양념을해선 국수를 비비곤 마지막에
참깨를 비벼 고소한 맛을 더해봅니다.
딸아이는 늦게먹으면 피부 망가진다며 안먹는다하기에 아들과 신랑 한그릇씩줍니다.
아들녀석은 맵다며 씩씩거리고 남편은 새콤하니 맛나다합니다.
아~~~ 나도 먹음 안되는데 그러면서도 제손엔 이미 비빔국수가 들려있습니다.
세상태어나 11시에 야참을 먹어보긴 처음입니다.
눈이 하얗게 내린밤 차디찬 비빔국수의 맛은 끝내줍니다.
우리 어린시절엔 도시에선 이시간 이렇게 외치는 장사꾼이있엇습니다.
메밀묵~~~~ 찹쌀떡 ~~~~~
긴 겨울밤 메밀묵먹음 정말 맛났었는데
그보다 더 맛난것이 한겨울밤에 먹는 매콤한 비빔국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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