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무서워요.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2-04 20:53:12
- 조회수
- 2,539
명절이라 아이들은 세뱃돈 받을 생각에 신이 나는가봅니다.
시댁 어르신들 안계시고 삼형제가 모이는지라 한마디합니다.
"야들아 서울가지말고 집에서 쉴까"
며칠전부터 장거리를 많이다닌탓에 마음은 찜질방가서 땀 푹내고 쉬고싶었습니다.
마음은 그렇지만 하는일때문에 시댁도 1년에 많이가야 두세번이고 친정은 더 못가고
그래서 힘내서 가야한다는것을 알지요,
시댁과 친정 형제들에게 줄 우리 복분자즙과 프로폴리스도 싣고 아이들과 서울로 고고싱
역쉬나 서해안고속도로는 밀리지않아 좋았습니다.
전날밤 큰아들과 딸아이는 식혜를 만든다고 수선을 떨더니
새벽 4시에 일어났다고합니다.
그 덕분에 가는 차안은 참으로 조용해서 좋앗습니다.
안그러면 세아이들의 이야기소리로 떠들썩 했을겁니다.
차가 휴계소에 들어서니 아이들 귀신처럼 일어납니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큰아들은 아빠가 맛난것 사오라했다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맛난것이라????? 무엇이 맛날까?
고구마 튀김을 좋아하는 아들은 그많은것중 고구마튀김을 손에 듭니다.
만만한것이 호두과자라 두개를 사서 들고오니
넷이서 먹기엔 너무나 적습니다.
다시나가 하나씩 더 사서 나눠주곤 휴계소를 빠져나옵니다.
먹을것을 주면 좀 덜 졸려나했더니 그도 아닙니다.
서울 들어서면서는 자꾸 길을 잘못들어 헤메기에 한마디했더니
아는길로 가야한는데 네비가 알려준길로 왔더만 역쉬나 차만 밀리고 복잡하다고 합니다.
어찌되엇건 시댁인 뚝섬에 도착해서 음식만들고 잠을 청해봅니다.
아~~~ 왜 내집이 아니면 잠이 왜그리도 안올까요.
자는둥 마는둥 설날을 맞이합니다.
차례상 차리며 돌아가신 시어머님 이야기도하면서
아침을 먹고나니 예전같으면 세베 받으라고 달려들법한 아이들이 하나도 보이질않습니다.
아이들이 다 크니 이런점이 달라졌다고나 할까요.
기다리다 목청높여 아이들을 불러봅니다.
"너희들 다 앉아라. 우리가 절할께. 세뱃돈 주라"
아이들도 무슨 말인지 알기에 베시시 웃습니다.
삼형제 아이들 7명이 다 모이니 겁납니다.
대학생만 넷에 나머지는 모두 고등학생
절받고 세뱃돈 주면서 시숙님 한마디 합니다.
"야 ~~~ 돈쓰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
절값 받은 아이들 또 우르르 방으로 몰려갑니다.
아이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만큼 부모들의 주머니는 가벼워지겠지요.
시동생이 아이들 윷놀이를 시킵니다.
명절날은 윷놀이라도 해야 재미가 있다며 ~~
처음은 아이들로 끝은 어른들 몫입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점심은 피자로 대신했습니다.
어른아이 모두 좋아들 합니다.
그렇게 피자를 먹고 친정인 성남으로 갑니다.
우리형제는 6남매 만만치 않은 식구들입니다.
그런데 오빠와 여동생네 그리고 큰언니 식구들만 보입니다.
작은 언니는 얼마전 아들이 차사고가있어 다음날 온다고했다하고
큰 형부또한 사정이있어 보이질 않았습니다.
다른때같으면 큰형부 술한잔하고 처제들 술먹는것 싫어짹짹거리는 소리를 즐길법도 한데
친정또한 세배할사람이 꽤나 됩니다.
큰 조카들이야 다 컸으니 절값 걱정없는데 아직도 학생인 아이들
어라~~~ 절값 준비한것이 부족합니다.
그때 엄마가 오빠가 우리주라고 맡겨놓은 꿀값을 주십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런데 우리엄마 주머니는 정말 구멍이 났지싶습니다.
중학교가는 손주넘들 가방사라고 봉투주시고
울딸 졸업이라고 꽃값이라고 봉투따로 주시고
울아들 군대가기전에 맛난것 사먹으라고 봉투주시고
언제나 졸업할때 얼마 대학 입학할때 얼마 군대갈때 또 얼마 그리 정해놓고 똑같이 주십니다.
엄마 주머니에서 나가는것을 보고 슬그머니 용돈봉투에 조금 더 넣어드렸습니다.
남편은 용인 언니네집에가서 하룻밤 자고 새벽에 떠날 생각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날씨도 따뜻해지고 하룻밤 자면
제가 힘들어질것같아 저녁먹고 집으로 오기로 결정햇습니다.
하루 잔다고해도 울신랑 새벽 5시부터 가자고 수선떨것을 알기에 그냥 나서기로 했습니다.
뉴스를보니 내려오는 길도 밀린다하기에 8시쯤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들은 휴학계 내고 오라고 남겨두고 집을 나섭니다.
아이들은 힘은 들어도 주머니가 든든해져서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울딸아이는 사촌언니한테 졸업선물로 명품백 선물받고 싱글벙글합니다.
엄마는 밤에 집을 나서는 딸래미가 안스러운가 봅니다.
설날 하루종일 개운치않은 안개낀 서울이 기분까지 무겁게하더니
밤하늘 역쉬나 마찬가지 였습니다.
무슨 안개가 이렇게 낀담 ^^
운전하는 남편이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오면서 내려앉는 눈꺼풀이 어찌나 무겁던지
남편 졸까 중간 중간 눈떠서 감시하면서 잠을 자려니 몇배 더 힘이듭니다.
집에 도착해 내리니 바람은 불어대고 비가 내리고있습니다.
무슨 날씨가 이렇담 ^^ 작은나라인데도 이렇게 날씨가 다릅니다.
밤 12시에 도착해 집에 들어오니 몸은 분명 힘든데 기분은 홀가분합니다.
남편도 하룻밤 자고 새벽에 오려면 힘든데 훨 좋다고합니다.
딸아이는 선물받은 가방을 이리저리 살피고 막둥이는 세벳돈 계산을 하는가 봅니다.
너희는 좋겠다~~~ 주머니 빵빵해져서
우리때는 세벳돈보다 먹을것을 주었었는데......
많이벌어 와장창 풀고오면 더 좋겠지만 ~~~
그래도 1년에 한번 적은 돈이라도 줄수있는 날이 즐겁기만 합니다.
댓글목록
이명월님의 댓글
지금은 조카들이 많이들커서 새배돈 줄만한 조카들이 적지만 그래도 조카들 못보니 돈은 굳었지만 보고싶네요....
아씨님 설 잘 보내셨죠....주머니 가벼워졌으니 이젠 체워지겠지요...
벌집아씨님의 댓글
돈 굳으셨으니 한턱 쏘세요. ㅎㅎ
정영훈님의 댓글
그래도 명절이면 가끔 새옷과 맛난것 먹을수 있어서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시절이 있었지요
하기사 지금도 명절은 기다려 지는건 매 한가지 입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