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군대보내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2-15 09:55:14
- 조회수
- 2,364
어제 큰아들을 나라에 맡기고 돌아왓습니다.
밤새 뒤척이다 밥해놓고 아무리 기다려보지만 전날 뒤숭숭한 마음때문인지 늦게서야 잠이든 아들은
일어날 생각을 않기에 결국 기다리다 깨워 아침밥을 차려주니 두수저 먹곤 안넘어간다며 내려놓습니다.
따스하게 입고가라 마지막까지 엄마는 잔소리를 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아들녀석은 죽으러가는것 아니니 걱정말라며 안심을 시킵니다.
먼저간 친구들한테 듣고 깔창과 밴드 편지지 우표 전화번호 옮겨적은 수첩등을 챙겨가지고 갑니다
예전엔 몸만 가더만 지금은 다른가봅니다.
그런 오빠를 보며 울딸은 " 오빠 진이오빠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휴가온것같다던데"
그런 동생을 보며 며칠동안은 신체검사받고 매일 편지만 쓴다며 그래서 그런거라며 말을 주고 받습니다.
그렇게 딸까지 합세해서 논산을 향해 떠납니다.
가는 한시간 내내 아들이 내품에 안기면서부터 지금까지의 모습들을 쭈욱 떠올려봅니다.
아는사람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내려와 갈곳도 오라는곳도 없는 이곳에와서 딱한사람 신랑을 보고 살때
우리아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아들이 그렇게 엄마와 함께했기에 이곳에서 견디며 살수있었는지도 모르겟습니다.
행동하나하나 조잘거리는 말하나에도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 알아서 정리하고 외출이라도 하려면 불껐는지 늘 챙겨주던 아들
동생이 생기자 알아서 척척봐주어 엄마가 일하는데 큰 어려움없게 도와주었던 아들이었습니다.
학교다니면서 늘 1등도하고 학교에서 쫑알쫑알 물어다주는 이웃동네소식이 궁금해 아들을 기다리기도했습니다.
그런 아들이 어느새 군대에 간다니~~~
그동안 일한다고 아들한테 잘해줄수 없었던 일들이 가슴을 아프게합니다.
눈치없는 신랑은 말속에 짜증이 섞여있다며 잔소리를 합니다.
늘 그렇듯이 제일 먼저 마눌의 속을 챙겨야할때는 꼭 저렇게 염장지르는 소리를 하는 미운 남편입니다.
논산에 도착해 한적한 길을 달리고있는데 갑자기 젊은 청년들이 단체로 보입니다.
아~~~ 이곳인가봅니다.
집을 나서기전 친정엄마는 전화하셔서 손주녀석 맛있는것 먹여서 들여보내라고 몇번이나 말씀하십니다.
에고고 당신한테는 외손주지만 내겐 아들인데 ~~
유난히도 그 많은 손주중 우리 정우를 이뻐하시는 엄마이기에 딸인 제가 그마음을 모를리 없지요.
식당마다 가득서있는 차량들을 보니 오늘 군에들어갈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것같습니다.
아빠는 논산 훈련소가 보이자 참고있던 말을 합니다.
"정우야 아무리 힘들어도 참아라. 그 시간은 금방 지나간단다"
그소리에 아들은 또 그럽니다.
"알아요. 제가 죽으러 가나요"
좀 한적한곳을 골라 아침을 못먹은 아들에게 무엇을 먹일까? 생각하니 그래도 따뜻한 국물이 좋지싶어
옆테이불에서 먹고있는 설렁탕을 시켰습니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뻑뻑하니 잘 들어갈것같지않아 시킨 설렁탕을 엄마 마음을 아는지 잘 먹습니다.
여기저기서 엄마들의 당부말이 들려옵니다.
"제발 자존심좀 세우지말고, 가족이니까 받아주지 여기선 안받아준다등..."
아들들을 나라에 맡기며 염려되는것은 모든 엄마가 다 같은가 봅니다.
걸어들어가야할 연병장을 바라보고있는 아들...지금 마음은 ?)
밥을 먹고 훈련소로 들어서려니 이곳은 시장바닥 저리가라입니다.
나이 많으신 할머니들이 깔창들을 판매하냐고 정신을 쏘옥 뺍니다.
완전 강매하듯 팔에 매달립니다.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림이 없어보여 좀 마음이 상했습니다.
(드디어 그곳을 향해 한발 내딛고있다~~~ 모두들 약속이나한듯 들어오라는 소리가 나기가 무섭게)
걸어 연병장으로 들어가니 그곳은 서울운동장을 생각나게 합니다.
어디서들 그리왓는지 발들여놓을 틈도없이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옆을보니 눈물을 흘리는 엄마 ^^ 갓난아기와 각시를 두고 군에가는 청년의 모습
사랑하는 여지친구를 두고 들어가야할 두사람은 한몸이되어 떨어질것같지않고
아들은 담담한듯 보입니다.
울아들 들어가기전 사진한번 찍자~~~~하는 엄마의말에 아무말없이 서서 기다려줍니다
예전같으면 안찍으려했을텐데
그러면서 동생한테 그럽니다.
"이게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을수있는 시간이다. 저안에 들어가면 주머니에 손 못넣어"
그래서 한참 웃엇습니다.
(아들과 같이 고생할 청년들)
군에 들어가는 아이들과 보내야하는 보모들을 생각해 각종 멋진말들이 써있지만 그것이 눈에들어올리 없습니다.
방송에서도 나라에 맡겨주어 고맙단 소리와함게 멋진 아들이된다는 풋풋한 청년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어제따라 햇님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찬바람만 불어대던지 부모들의 마음만 더 아프게한 날이엇습니다.
잠시후 시간이되자 따라하라며 마이크잡은 군인이 크게 외칩니다.
그것조차 잘 생각이 나지않지만.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아들아 고맙다. 건강하게 잘있다 오거라"
"엄마 걱정마세요. 튼튼하게 잘있다 건강하게 돌아가겠습니다.
뭐이런 내용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이별식이라면서 서로 포옹하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을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우리의 아들들은 그 힘든길이지만 한번은 겪어야할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햇습니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않으려 애를 썼습니다.
걸어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주루루 ~~그것은 어쩔수없었습니다.
그런 엄마를 보고 딸아이는 왜 우냐고하지만 딸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어찌알겠습니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돌리니 여기저기 엄마들의 눈물 닦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눈물도 채 닦기도전에 들려오는 소리
줄서는것도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모자 벗으십시오. 어느조가 잘하는지 보겟습니다."
1조부터 큰소리로 대답합니다.
1조 네, 2조~~~~ 점점 목소리가 커져갑니다.
저소리는 또다른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목소리일겁니다.
무섭지만 다짐같은것이겠지요.
그렇게 아들을 두고 왔습니다.
오는길에 대학들어갈 딸아이 방을 얻고 오려고 발품을 팔았습니다.
추위에 덜덜떨면서~~~
서울과 달리 이곳은 1년것을 선불로 받습니다.
처음 들어간곳은 세상에 너무하지 싶은 옛날 집들이나 판넬같은것으로 지은 가정집들
곰팡이냄새도 나고 이런곳에 딸래미를 마음놓고 맡기기엔 너무나 허술합니다.
그런데도 2백~2백5십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대학로에 원룸이 많았던 기억을 살려서 대학로를 뒤져보니
새로지은 좋은것은 6개월에 3백 6십
두번째 들어간집도 괜찮긴한데 시설이 별루 그곳도 3백
다른 몇곳을 둘러보고 3백 7십짜리를 얻었습니다.
드럼세탁기 전자렌지 책상, 행거에 북밭이 옷장까지 되어있어
밥그릇과 이불만 챙기면 될것같습니다.
지금은 혼자들어가지만 들어가서 다른 친구와 같이 살면 부담도 적고 괜찮을것같기에
모든것이 안전하고 시설도 너무좋아서 맘에드는데 늦게간 탓에 1층과 4층밖에없어 고민하다
넓기도하고 햇빛도 잘들어는곳을 고르게 되엇습니다.
딸한테 이젠 제발 공부좀 하라는 당부와함께
그렇게 아들 군에보내고 마음 우울해할시간도 없이 딸래미 방얻는데 신경을 썼습니다.
집에 돌아와 택배보내고나니 꽁꽁언 몸때문인지 꼼짝도 하기싫습니다.
저녁먹곤 그냥 그대로 누어 잠을 청했습니다.
지금쯤 울아들은 무얼할까?????? 그러나 머리속에선 이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댓글목록
이영님님의 댓글
코끝이 시끈거리네요 슬프기만한 그런 눈물이 아닌 복합적인 그런 눈물이 나네요
아들땜에 흐르는 눈물은 남편땜에 흐르는 눈물하고는 어쨌든 많이 다르다데요 울 언니말이... 저는 늦둥이라 아직 먼 이야기지만(부러워요) 저도 많이 울 것 같아요~~
아씨님 이제 일이 바빠질테니 괜찮아질겁니다
정우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군생활 잘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촌뜨기님의 댓글
역시 아들을 보내는 엄마의 마음은 다들 비슷한것 같군요.
저는 딸만 있어서 이런 기분을 알수는 없을것 같아요.
아씨님 너무 걱정 하지마세요. 아들은 잘 견디고 생활할테니까요.
운영자님의 댓글
젖먹이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군대라니....
전 안울었는데 마눌글보니 눈물이 납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지금쯤 조금식 적응하고 있겠지요. 자기일은 알아서 지금까지 해준아들이라 잘해줄것 역시믿습니다. 힘들거 생각해서 안스러워서 그렇지요. 내아들만 가는것 같았는데 논산훈련소에 도착해 그많은 청년들을 보면서 좀 위로가 되더라구요. 같이할 사람들이 같이있는것이 그리도 힘이되나봐요.
장금희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요즘은 일주일후면 훈련하는 모습도 인터넷을 통해서 볼수있고 편지도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을수가 있다고해서 좀 안심을 하고있는중....이젠 딸아이 내보낼 생각을 해야할것 같오. 다음주면 보내야하기에 반찬이라도 만들어주어야하는데 요즘 일한다고 힘들어서 엄두가 안나네...그나저나 언제나 보려나. 24일 청소년 수련관에서 시낭송 행사있어 구경도 오고 수업도 나오고 그려~~~~ 아들은 아직 보내날까지는 시간있으니 미리 걱정말구
정서룡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아직은 부모에게만 편지가 허용되었으니 여자친구에게도 못쓴다며 2주 지나면 편지쓸테니 이해하라는 메시지를 대신 보내달랍니다~ㅋㅋ
벌집아씨님의 댓글
그날은 시간이 멈출것같더니 벌써 2주가 다되어가네요. 아이들 자라니 돈도 와장창 들어가서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만큼 아이들이 돌려주려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