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은 어디서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2-21 09:24:02
- 조회수
- 2,510
어제가 내가 이세상에 나온 날이랍니다.
몸은 하나이고 할일은 많고 정신은 자꾸 외출을 자주한탓에 깜박이란것을 했습니다.
정월 대보름이라고 떠들석한뒤 3일뒤임에도
어제아침 먹고 울딸아이 그럽니다.
"오늘은 맛난것 먹으러 가겠지"
? 이런 표정으로 보고있으니 그럽니다
"오늘이 엄마 생일인데 아빠가 그냥 넘어가려구"
" 엄마 생일이면 일어나서 아침 밥이라도 해주던가.아빠한테만 맛난것 사내라구"
"엄마 그럴려구 생각은 했는데 내가 미역국을 끓여봤어야지"
늘 엄마표 미역국이 맛나다고 외치덜 딸아이 설마 엄마가 미역국정도는 끓여서 먹을줄 알았나 봅니다.
일나가려고 작업복을 입던 울신랑
"생일. 고거이 뭐하는건디"
"엉 생일 일하는겨" 마눌대답에 그렇지 그럼 얼른 일하러 갑시다 그럼서 앞서 나갑니다.
대동강도 녹는다더니 참말로 날씨가 따스합니다.
새들도 봄이온듯 지저귀고 우리집 벌들 그동안 나들이 못한것이 한이라도 된듯 윙윙거리고
우리집 검둥이와 흰둥이녀석은 발에 걸리도록 따라 다닙니다.
그런 강아지를 처다보며 울신랑 그럽니다
"니가 아직 뜨거운 맛을 못봤구나"
아직 벌에 쏘여보지 않았던 이야기지요
걸리적 거리던 녀석이 보이지않아 찾아보니 세상에나 푸근한 솜위에 올라가 늘어지게 자고있습니다.
그래 개팔자 상팔자란 말이 그냥 생겼겠냐.
할머니들도 겨울잠에서 깬듯 집밖으로들 나오셨습니다 .
일을 끝내고 들어오니 울딸이 " 엄마 뭐 먹으러 갈까?"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혀. 엄마는 약속있어"
뻥해서 처다봅니다
"엄마 식초음료 배달도 해야하구"
동생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언니 미역국은 먹었우"
"매일 먹는 미역국 오늘은 못먹었다. 까마귀한테 팔아먹었어"
"형부가 안끓여주나"
"너야 자상한 서방 만났으니 서방이 끓여주지. 난 울서방 생일도 깜박하는데 뭐"
그소리에 울동생 웃습니다.
얼른 씻고 식초음료 3박스 챙겨서 나오는 마눌을보고 울신랑 그럽니다.
"어디가?"
"밥 먹으러"
"그럼 난"
"알서서 해결해"
뻥해서 봅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회를 시켜놓고 먹으려고들 합니다.
한쪽 뚝배기에 미역국이 보입니다.
회 서너점 먹곤 시원하다며 미역국을 먹고있는 선희한테
"야 미역국좀 이리줘봐. 나 오늘 미역국 먹어야하는 날이여"
그소리에 아줌씨들 생일인지 눈치채곤 뚝배기채 넘겨주며 많이 먹으라고 합니다
그러곤 한뚝배기 더 달라며 다 먹으랍니다.
어디서 먹음 어떤가요. 미역국 먹기만 하면 되지.
호호하하 수다 삼매경에서 빠져나올 무렵 선희 그럽니다
"언니야 그냥 집에 갈끼가. 나 스트레스 쌓여 죽겠다"
" 저 가스나 코에 바람넣는것 좋아하고 노래좋아하는디 몇달 꼼짝않고 어떻게 살았나 몰라"
그러고 노래방으로 갔습니다
노래방 전 싫어합니다. 노래도 못하지만 결혼후 줄기차게 찬송가만 듣고 불렀으니
아는 가요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쩌나요. 다들 좋다하고 일단 죽겠다는 사람부터 살려놓고 봐야지
드디어 쌓여있던 선희 스트레스 날리는데 우와 그 목이 어떻게 견디어주는지 대단합니다
노래를 좋아하는사람 역쉬나 노래도 잘합니다.
한곡하고 있느니 30분정도 지났습니다.
한가스나 조금뒤 나가더니 서비스더 주면 죽인다하고 들어왓답니다.
그소리에 선희 자지러집니다.
"언니야 내가 시간 남겨놓고 나오긴 처음이다"
내장산가서 차한잔 더하고 가자는데 할일이 남아있어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오는길 멀리 두승산이 보이고 달님이 환하게 웃고있습니다.
달님아~~~ 보름날은 찾아도 안보이더만 이제사 웃냐.
이제라도 소원한번 빌어도 되나.
군대간 울아들 어디 다치지않게 돌봐주고. 내일이면 또 집떠날 울딸아이 겁많은데 혼자있을때 잘 지켜주라
글구 울 막둥이 고2인데 마음좀 잡고 공부좀 하게해주고
그리고 또있다. 마눌 생일도 기억못하는 울신랑 요즘 늙는것 같더라 . 어찌되엇건 강강지켜주고
우리집 사업 일년내내 잘되도록 도와주라.
이왕 부탁하는김에 하나만 더하자.
우리 두승산꿀벌집을 찾아주는 모든 분들께도 복주고 우리를 아는 모든 사람들과 가족들에게도
행복하게 해주라.
그렇게 밤길을 달님하고 이야기하며 왓습니다.
달님도 알았다는듯 웃습니다.
댓글목록
이은경님의 댓글
예진아빠랑 같은날이라서 잊지는 않았는데 전화도 못했네
난 생일상 차려 주느라고 하루종일 앉지도 못했는데...(친구들초대)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가???/
미역국 끓이는법 알려드리고 내년부터는 일년에 한번이라도 아침밥을 맡겨봐요 ㅎㅎ
벌집아씨님의 댓글
그냥 내가 끓여먹는것이 더 편할것같은걸요. 오늘도 따뜻한 날이될것같네요
오늘은 딸아이 짐 옮겨주고 와야할것같아요. 예진이 보고싶네요.
뜨기님의 댓글
아낙들 생일에 옆지기들이 미역국 끓여준다는것이 영~~
저도 얼마 있으면 태어날인데 옆지기가 뭐해줄련지??
벌집아씨님의 댓글
그것가지고 긁으면 같이 속상할것이구 그러기전에 알아서 속차리려구요. ㅎㅎ
미리 축하합니다. 언제인지 모르니까요. ~~
정서룡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봄이 스물거리며 오는듯합니다. 주말에 봄마중나가보심은 어떠실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