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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전수 > 자유게시판

침 전수

작성자
이루아빠
등록일
2011-03-27 05:01:54
조회수
2,646

매우 가까운 친지분이 침술을 잘 하십니다.  경력만 40년이 넘으셨죠.

전에는 잘 몰랐는데, 최근에 제가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침 이야기가 나왔죠. 

평소 그분과 공통의 관심사가 없어서 이야기나눌 거리도 없었고, 찾아뵈면 밥만 먹고 헤어지는 편이였죠.

제가 침술에 관심을 가지니 그분의 말씀이 청산유수이시더군요. 전문가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귀가 쫑긋쫑긋~.

그날 바로 그분께 침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소장하신 책 두권과 침도 많이 받아왔습니다. 관심은 있었는데,

그때 한참 벌침을 맞기 시작한지라, 우선 벌침에 적응부터 하기로 하고 침은 일단 뒤로 미뤄놨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다시 찾아뵈었습니다. 그 사이 침 한번도 안놔봤다는 것을 아시고는 많이 실망하시더군요.

이런저런 바빴다는 변명을 늘어놨고...  두달간 봉침 관련 책을 보면서 혈자리도 찾아봤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요즘 구당 김남수 선생님의 침뜸 책을 몇권 구입해서 읽고나니 뜸에도 관심이 가더군요. 벌침 놓으면서

뜸 효과도 느껴봤기에, 제대로 뜸도 놔보고 싶더군요. 팔에도 직접 한번 놔보고. 그런데 등쪽에는

못놓길래, 등쪽에 혈자리좀 알려달라고 부탁드릴 셈으로 어제 찾아뵈었었는데, 그 분께서 첫번째가 침이니,

우선 침부터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뜸뜨는거야 같은 혈자리에 뜨기만 하면 되니까..

 

사실, 등쪽에 혈자리를 알려달라고 해서 이날 이후 마눌님께 뜸떠달라고 하려고 했었습니다.  마눌님께

말했습니다. 당신께서 침 놔보시라고. 나 혼자서는 다 할 수가 없으니 당신이 잘 배워서 나 놔줬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잠시 생각하더니 배워보겠다고 합니다. (무척 다행스럽고 고맙죠, 나중에 집에

갈때도 말했지만, 결혼한 보람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을 치료해주는 부인만큼 좋은 배우자가

어디 있을까요)

그때부터 저는 실험대상이 되었고, 지인께서는 마눌님께 침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지인께서 마눌님께 가르쳐주시는 것을 보니, 역시 이래서 책만 봐서는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책에 나온데로 혈자리가 어느 한지점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수삼리만 놓고

보더라도 팔을 굽혔을 때와 폈을 때의 위치가 다릅니다.  두개의 뼈 사이에 힘줄과 신경이 놓여있고,

직접 손으로 눌러보고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혈자리가 따로따로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 혈도 상에 위치하고 있기에, 혈자리에서 조금 멀어지더라도 같은

혈도에 놓으면 효과가 있다는 말씀도 들었죠.

제일 중요한 것은 단지 침을 놓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침을 손으로 찔러들어가면서 신경에

닿아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경에 안닿거나 다른 곳을 찌르면 소용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제대로

신경에 닿으면 느낌이 옵니다. 놓는 사람도 신경에 닿아서 잘 안들어가는 느낌이 손끝에 느껴지고,

맞는 사람도 침이 계속 찔려들어오다가 신경에 닿으면 약간 저릿한 느낌이 오기에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가지 확인 방법은 손가락을 움직여보면 침도 같이 움직입니다.  잘못놓은 침은 근육을 움직여도

그냥 가만히 있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신경줄의 위치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마른 사람과 살찐 사람, 그리고 근육이

많은 등등.. 사람에 따라 다 신경줄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었죠. 손에 가까울 수록 얕고, 팔뚝, 어깨쪽으로

갈수록 깊었습니다. 마눌님이 제 오른팔을 대상으로 직접 눌러보고 확인한 혈도를 따라 약 2센티미터

간격으로 여러개의 침을 꽂아가면서 들어간 깊이를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한의대에서 침술을 제대로 못가리키고 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요즘 한의원 의사들이 침관에 침을

끼워놓고 톡 하고 놓기만 할 뿐, 사람마다 다른 신경의 깊이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해가 끄덕끄덕 되더군요.

또 어제 배운 것 중에 하나는 침을 찌르는 각도였습니다. 다리 같은 경우에 무조건 수직으로 찌르면

안되고,  뼈 바로 옆에 있는 신경을 찾아서 비스듬히 찔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저절로 수긍이 가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러면서 직접 손가락으로 눌러보시고

따라서 눌러보게 하시고 침을 놔주셨습니다.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보니) 무거운 거 많이 들어서 어깨도 놔보자고 하시더군요.  손가락으로

어깨와 등쪽에 혈을 잡는데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팠습니다. 왼쪽은 지인께서 놓은 방법을 보여주시면서

놔주셨고, 오른쪽은 마눌님께서 시술을 해주셨죠.

 

마눌님께서 침을 놓을때, 침관을 쓰지 않고 놓으려니 긴장해서 손가락에 땀도 많이 나고 침이 미끄러져서

잘 안들어간다고 하다가, 계속 놓을수록 나아진다고 하였습니다.

다리에 한줄로 박혀 있는 침을 빼면서 지인께서 두군데 실수했다고 알려주십니다. 피가 나더군요.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은 다섯군데 찔러서 하나라도 제대로 찌르면 효과 있다고 하십니다. 같은

혈도이니까요. 한의원가서 침술 잘모르는 한의사들이 혈도를 따라서 여러개 침 놓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라도 맞추자~ 라는.

 

참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차타고 집으로 가면서 마눌님 손을 꼬옥 잡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마눌님도 침을 제대로 배워서 중국 등의 자격증도 따보겠다고 합니다. 가족의 건강 유지 뿐만 아니라 훌륭한

노후 대책도 될거라고 이야기나눴죠. (우리나라는 친일파 박정희가 1962년에 침구사 자격증을 없애버렸고,

현재 침술을 시술하는 것은 불법이 되어버렸습니다. 기가 막힌 일이죠. 외국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요즘 티비에 일본지진으로 일본 돕자(?)는 친일파 기득권 세력이 한국인의 황국신민화를 가속시키고자

일본 성금 운운하면서 티비에 일장기 들고 서있는 모습을 드러냈다는데, 옛날 일본에 항거한 의인들이

땅속에서 보면 통곡할 일입니다.. 어찌 나라가 이꼴이 되었는지..)

 

역시 이래서 전문가로부터 직접 전수받아야하는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에 침사들이 씨가 말라가고 있고, 지인께서는 본인 스스로 돌팔이라고 말씀하시지만, 40년간

침술로 무료봉사하시면서 체득한 경험은 돈주고 배우기도 힘든 값진 것이라고 봅니다. 그분이 살아

계실때, 저도 마눌도 열심히 배워보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자주 찾아뵈어야겠습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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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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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저의 외할아버지께서 한의사이셨고 외삼촌께서는 지금도 맥을 참 짚습니다
아마 천성적으로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벌침을 배우려면 혈자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그 혈자리는 책으로만 배우는데 한계가 있고...
옛날에 벌침책만을 보고서 여러사람들을 놔줘본적이 있습니다
벌침이 워낙 뛰어난 것이니 그렇게 놔줘도 잘 듣기는 하지만...
봉우중 한명은 화광온구기니 뭐니 같이 배워서 그야말로 돌팔이가 되어 벌침을 놔주러다니다가 바람을 피우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벌침이란거 잘못놓았다가 살림말아 먹는 수도 있으니
이거 좋기는 하지만 배워서는 안되겠다....
저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한가한 계절이라면 저도 배우고 싶다고 쫓아가볼텐데....
부럽습니다~
부지런히 배우셔서 싸고 손쉽게 안전하게 더욱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기회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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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화님의 댓글

강선화
작성일
무엇이든 배운다는것은 좋은거죠..
배워서 활용도 잘해야 하는데...
벌침은 벌이 무서워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네요..
아마도 평생 못하지 않나 싶네요.
전 잘하시는 분께 맞는걸로 만족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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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아빠님의 댓글

이루아빠
작성일
침과 벌침은 그 위험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침은 특히, 배에 찌를때는 정말 조심해야하죠. 침술 초보자들은 배에 놓으려면 최소 경력 3년은 지나야한다고 합니다. 중완은 잘못 찌르면 사람 죽죠. 지인께서도 중완에 침 맞다가 죽은 사람 여럿 보셨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벌침은 그렇게 사람 잡을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보이는데요. 초기에 벌침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 말고는요. 중완에 놓더라도 깊숙히 파고 들어가서 혈관을 찌르거나 위장을 찌르지는 않기 때문에 침만큼 위험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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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선화님, 벌침은 아무나 놔도 잘들어요~
"중완" 벌침책에 기본적으로 나오는 혈자리던데....
벌독에 어느정도 면역만 생기면 가장 안전한 것이 벌침이니 양봉가는 복받은 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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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저도 벌침에 관심을 갖다보니 여기저기 계속 관심가는 곳이 많이 생기네요. 처음에는 아시혈 위주로 벌침을 놓다가 혈자리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요. 두승산꿀벌집도 알게 되었고요. 가까이에 침술 고수님이 계신 이루아빠님은 참 좋으시겠습니다. 많이 배워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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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벌침덕분에 우리홈을 알게되셨군요~
벌꿀,로얄제리,화분,프로폴리스의 양봉산물 4가지와 벌침까지 포함하면 두려울게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이외에 어떤 약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지요
이미 경험하셧겠지만...
직접할수 있으니 저렴하면서도 효과는 빠른 벌침
찌꺼기가 없는 신선의음식 벌꿀
새끼때의 로얄제리 섭취로서 일벌이 여왕벌이 되는 로얄제리
그래서 더욱 태중의 로얄제리 섭취가 위력을 발휘하나 봅니다
아직도 분석할수 없는 성분인 r물질이란게 있지요

건기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프로폴리스~
이것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업는 것입니다
영양의 보고 화분
아직도 한가지 더 남아있으니 누에번데기보다 훨씬 영양이 높고 효과가 빠른 꿀벌의 애벌레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좋은지는 양봉가들은 알고 있고 충분히 검증되었습니다
사람은 물론 이것을 먹는 강아지나 닭들을 봐도 알수 있어요
불과 며칠만에 포동포동 영양이 넘치고 깃털에 윤기가 자르르 흐릅니다
사람에게는 금새 피부에 나타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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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아빠님의 댓글

이루아빠
작성일
양봉가 강아지와 닭들은 좋겠어요. 애벌레도 얻어먹으니...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