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벌이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3-29 09:08:51
- 조회수
- 2,279
바람이 불지않으면 봄이 아니랄까봐 그런지 지치지도않고 불어댑니다.
작은 벌들은 바람이 불어도 꿀찾아 화분찾아 사냥을 합니다.
덩치큰 사람은 마스크쓰고 옷도 두툼하게 입고 있는데 ...
마당한구석 매화꽃은 기다리라는듯 하루가 다르게 봉우리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우리집 벌들은 매화향에 이끌려 벌어지지도 않은 꽃봉우리를 찾아 한방울의 꿀이라도 얻으려고
애를 쓰고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라~~
바람이 매화봉우리들 잠에서 깨라고 저리 흔들어대고 있으니 금방 벙긋거리겠지
안스러워 벌에게 한마디 합니다.
바람만 안불어도 참 따스한 날씨인데....바람이 한편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벌 보면서 울신랑은 추위도 잊고 불어난 벌 식구를보며 연신 감탄사를 하고
이때만 되면 도지는 병에 또 걸려있음이 보입니다.
"내년엔 남쪽으로 내려가서 키워야지~~~~"
"지금쯤이면 가시래기에 벌들 뒤집어졌을텐데..."
결국 전화기꺼내서 해남에 내려가있는 봉우에게 전화를 겁니다.
"많이 들어와요? 좋겠네. 나도 내년엔 내려가서 키워야겠어요"
예전에 몇년 고흥가서 키울때 가시래기 꽃피면 벌들 뒷다리엔 화분을 배엔 불룩하게 꿀을 가져오던
그 생각을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잊지 못하는가봅니다.
그땐 결혼후 얼마안되어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던 새댁이었던 내머리엔 고생한 기억밖에 남아있지않은데
그 가시래기 꿀이 들어오면 쿠쿠한 향기가 벌통에서 진동하던 기억도~~
가시래기는 꽃집에서 꽃꽃이할때 사철나무처럼 생긴것입니다.
지금도 꽃집에서 화환 만들때 사용하려고 엄청들 베어내고있는데
이것이 바닷가 근천인 남쪽에서 많이자라고 꽃이 일찍피어 벌들에겐 아주 고마운 나무이지요.
그렇게 일하다 남편이랑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죽을때까지 같이 살아도 다 알수없는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화가나서 한마디합니다.
"콘테이너 알아봐. 내가 파출부를 해서라도 하나 사서 줄테니까"
"그것 뭐하게"
"그거사서 당신줄테니까 왕등도에가서 살오"
어젯밤 울신랑 예전에 며칠가서 살았다던 왕등도이야기를 했기에 한마디 합니다.
하루종일 같이 일하다보면 웃을일도 가끔은 이렇게 다툼도 있기마련이지요.
똑같은것을 봐도 서로 생각이 다른것은 어쩔수없습니다.
그런데 그때 우우~~웅거리는 벌한마리
이렇게 벌이란넘 덤빌때면 신경이 예민해집니다.
잡으려해도 잘 잡이지않고
그런데 소리가 어째 이상타~~~ 가만보니 숫벌녀석입니다.
얼른 손으로 한대 내리처보지만 헛방입니다.
숫벌넘 약올리곤 벌통속으로 쏘옥 들어가버립니다.
나쁜넘 ~~~~ 침도없는것이 소리로 협박을하다니
일벌인 여자벌들은 침이있지만
숫벌인 남자벌은 덩치만 크지 침이없습니다.
남자처럼 소리도 저리 큽니다.
숫벌이 존재하는 이유는 딱하나 어쩌다 나올 처녀왕과 교미한번 하기 위함입니다.
사람이나 벌이나 남자는 번식하기 위해 있나봅니다.
오늘은 울신랑도 숫벌도 한대 때려주고 싶은 날입니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벌집아씨님의 댓글
향은 그래도 자연에서 나오는 꿀과 화분이라 벌들키우는데는 좋고 다른것보다 일찍피기에 남쪽으로 내려가 키우시는분들이 많답니다. 벚꽃도 날씨만 좋으면 화분과 꿀이 많이들어오는데 벚나무꿀도 그렇고 화분도 맛이 그리 좋은편이 아니라서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요
운영자님의 댓글
사람의 코로 판단하면 영락없는 구린내가나지요~
꽃들이 참~
하지만 그런 선입견이 없는 꿀벌에게는 오로지 향기로운 꿀이고 화분이 넘치고
오늘 드디어 해남에 갑니다
꿈에도 못잊는 그 가시래기를 보고 내년의 봄벌기르기를 계획해보려구요
너무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