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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땜시~~ > 자유게시판

쑥 땜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1-04-01 10:13:19
조회수
2,264

시동생이 이틀전 짐싸서 옆동네로 이사를 왓습니다.

남편친구네집인데 비어있어 말을했더니 들어와 살라고해서 이사를 하게되었지요

벌은 점점많아지고 시동생은 귀농하고싶어하고 4월이되면서부터 화분받으랴 로얄제리하랴

정신이 하나도없어 같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고3짜리가 있어 가족들은 서울에두고 혼자 내려오게되었습니다.

어제 형제가 싱크대설치하고 장판도 깔아야한다며  나갔습니다.

울신랑이 다른일하는 시간은 나자유 얻었네 너 자유얻었네입니다.

 

벌들은 따스한날 축축늘어진 오리목나무와 매화꽃등을 찾아 잔치를 벌이고있습니다.

바람한점 없는 날 우리집 흰둥이는 벌써 혀 내밀고 그늘을 찾아 다닙니다.

벌통을 돌아보곤  텃밭 뚝을보니 파릇파릇 쑥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기에

얼른 들어와 칼들고 나갓습니다.

한번도 심지않았던 갓이 해마다 혼자 씨맺어 종자를 퍼뜨리기에 해마다 심지않고 갓을 먹을수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너무추웠던지 그흔한 갓도 많이 안보입니다.

한뼘씩자란 갓도뜯고 쑥을 뜯기시작했지요.

겨울을 이겨내고 자란것이어서 그런지 향이 진동을 합니다.

이것으로 개떡해먹으면 진짜 맛난데...혼자 어린시절 개떡먹던 기억까지 떠올리며 신나게 뜯었습니다.

 

 무화과나무 아랫쪽에 쑥들이 다른곳보다 크게자랐기에 자리잡고 뜯는데

벌들이 자꾸 머리며 등에 부딪이며 날아갑니다.

벌들이 앞산으로 향하는 길목인데 제가 그곳에 있으니 방해가 되나봅니다.

얼른 한주먹만 더 뜯고 비켜주려하는데 갑자기 벌한마리가 사정없이 턱을 쏘고 달아납니다.

아~~나쁜넘

이렇게 성을내고 쏘면 아품도 몇배더합니다

그냥쏘는것하곤 차원이 다르지요.

한넘이 달려들면 떼거지로 달려들수있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나오는데 세녀석이 머리를 공격합니다

재빠른 놀림으로 벌들을 잡아 던졌습니다.

 

그리곤 바구니들고 얼른 들어왔지요.

으~~금방 턱이 붉게 부어오릅니다.

어찌나 아푼지 턱이 얼얼합니다.

나~~~ 쑥국 안먹을거야

아품에 혼자 중얼거려봅니다.

 

그래도 곧 점심먹으러 올 두형제를 위해 뜯어온 갓을  갈치액젓에 양념해서 묻여냅니다.

된장풀고 멸치넣어 폭끓이고있으니 배고프다며 들어옵니다.

상차리면서 쑥을 넣습니다.

쑥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그렇게 점심상을 차려내니 시동생 손에 무언가 한주먹 또 들고 들어옵니다

머위잎 조금 민들레 조금 갓조금

상을보더니 나보고 동작이 빠르답니다.

시동생은 들고온것들을 손수씻어 비빔밥을 해먹는답니다.

큰 양푼에다 잘게썰어 넣은후 들기름과함께 쓱쓱비벼서 두형제 먹습니다.

쑥향기가 넘 좋다면서~~ 쑥국과함께

아~~ 맛납니다

입맛이 살아납니다.

향긋한 쑥국과함께 갓김치하나씩 걸쳐서 먹으니 다른반찬 필요없습니다.

시골사는 맛이 이런것 아닐까요?

봄을 먹는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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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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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섭님의 댓글

서병섭
작성일
여기도 도회지는 아니지만 이제 마음놓고 쑥이나 냉이도 캐먹기가 힘드네요.
대부분 도로의 분진과 아스팔트로부터 나오는 오염물질,
그리고 인정사정없이 살포되는 제초제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지요.
더구나 요즘은 일본과 중국황사로부터
아주 미량이라고 하지만 방사능까지 나오는 형국이니
옛날처럼 가까운 들로 나가 쑥이나 나물을 캘곳도 마땅치 않네요.
시골에서 사시면 불편함도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복받으신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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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그나마 먹거리가 걱정인데 일본문제까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우리집 터잡은지 22년 그동안 약이란 약은 근처도 못가봤으니 풀들이 살맛나지요
그래서 마음놓고 올라오는 쑥과 머위등 마음대로 먹을수있어 좋답니다.
그런데 저도 다른집밭이나 그런곳에서는 나물 안한답니다. 이렇게뵈니 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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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친환경 무공해 쑥국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는군요. 시동생분이 귀농을 하셨다니 올해는 두승산 친환경 봉산물이 더욱 많이 생산되겠군요.
제목을 보다가 몇 년 전에 퀴즈프로그램이 생각났습니다. 문제가 "잘되면 제 (), 못되면 조상 ()" 이었는데, 대구에서 올라오신 아주머니가 다른 문제는 잘 맞추다가 이 문제에서 막혀버렸습니다. 결국 전화찬스를 쓰게 되었는데, 예문을 읽어주고 한 글자라고 했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땜"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출연자도 정답을 확신하면서 "땜"이라고 했고요. "땜"탓에 "땡"하고 말았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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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뭐든지 자연산이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산에가면 고사리도 있고 두릅나무도 있고....
곧 입이 즐거운 시절이 오는군요~
이젠 동생이랑 같이 하니 일도 수월하고 생산량도 늘릴수 있고
여기저기 같이 다닐수 있어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