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운전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09-04 08:36:35
- 조회수
- 2,636
가까운것은 잘 보이는데 먼 거리것은 희미하게 보이는 눈
매일같이 비가오니 날은 어두침침해 이런 나를 괴롭인다.
저녁 먹으면서 우리 막내하는소리
"엄마 운전하면 재미있지요? 재미있을것 같은데"
고개를 살래 살래 내저으며 "재미 하나도 없는데"
"처음엔 재미 있었지요"
"웅 한달은 무척 재미있더라"
ㅎㅎ 처음엔 떨리기도 했지만, 내 마음대로 볼일을 볼수있으니 그것보다 더
좋은것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매일같이 학원을 가면서 운전을 해야하니 꾀가 생긴다.
얼마전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신랑도 모임때문에 나왔기에
"정우아빠, 차 냅두고 당신차 타고가면 안될까?"
"내일은 어떻게 나오려구"
"그래도 비는 저리오고 내차는 에어콘도 안되어 비오면 유리창이 뿌여서 잘 안보여"
"운전 하는것이 다 그런거야, 그냥 나만 따라와"
할수없이 목매인 강아지마냥 신랑 차를 졸졸 따라왔다.
그런데 어제밤, 비가와서 옷이 안말라 그냥간 정우가 옷을 가져오란다.
저녁먹고 나니 어찌나 가기 싫던지
"가기 싫다. 정말 가기 싫어"
혹시나 신랑이 가려나 싫다소리 연발하지만 들은척도 안한다.
할수없이 나오는데, "영섭아 밤이니가, 엄마 따라갔다와"
밤이고 낮이고를 떠나서 막내가 해줄수있는것이 무엇이 있담
차를 타고가면서 "영섭아 아빠가 어쩠다고 널 따라 보내냐"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근께, 니가 엄마한테 해줄수 있는것이 뭐여"
"운전을 해줄거야, 아님 나쁜사람 나오면 니가 막아줄거야"
막내도 글쎄요, 타령만 하고 있는데 차 앞에 무언가가 뛰어간다.
작은것이 토끼 같은데, 토끼치곤 크고, 영섭이는 눈이 휘둥그래저 저 혼자
난리다.
"강아지도 아니고, 아무리 봐도 토끼 같은데 토끼 치곤 넘 크고"
따라가다 속도를 줄여 산으로 도망가게 놓아주었다.
밤길 운전하면 뱀도 나오고 개구기도 뛰어다니고 재빠른 고양이는 심심치않게
나도지만, 오늘 본것은 도대체 무언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울 신랑 같았으면 알았을텐데.
그나저나 왜 밤엔 막내를 딸려 보내는건지 무지 궁금하다.
걱정되면 자기가 가면 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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