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머슴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4-13 21:41:26
- 조회수
- 2,105
요즘 벌통 계상 (2층) 올리냐고 정신없을때입니다
화분들어오고 꿀이 조금씩 유입되니 벌들도 신나는지 식구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납니다
아카시아꽃 허드러지게 피면 꿀을 많이모아올수있도록 하기위해 군사들을 될수있는한 한통에 많이넣어야하므로
2층집을 지어주지요
해마다 계상올릴때마다 벌통 들어다 주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고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울 시동생이 대신하니 이몸은 좀 편해졋습니다.
어제 오전에 벌보고 오후에 매실밭에 간다면서 같이가자고 합니다
"안돼. 나 오늘 바빠. 토요일 벚꽃축세에서 시낭송있어 연습하러 가야해"
그소리에 울신랑 그럽니다
"좋겠다 두머슴은 벌쏘여가면서 힘든데 누구는 고상하게 시낭송하러 간다네"
이그 ^^ 그소리에 좀 미안해집니다
"아냐 방앗간가서 깨도 볶아오고 검정깨 죽쑤워먹게 쌀이랑 갈아오고 그래야돼"
그소리에 울신랑 한술 더 뜹니다
"누구는 죽어라 노가다해야되는데 누구는 고소한 깨 볶으러 간다네"
흐미 ~~ 미초요.
누가보면 내가 공주처럼 펑펑 노는줄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이몸이 일 안하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택배포장해서 보내야지 오늘도 화분 혹여라도 잡티라도 있을까 쪼글리고 앉아 골랐지
서울역에서 홍보할 상품 가져오라해서 포장해서 가져다 주었지
두머슴 혹여라도 목탈까 꿀넣고 토마토 갈아다 주었지 오후엔 미싯가루 타다 주었지
미숫가루 타서 가져다주니 시동생은 아무소리없이 한컵 꿀꺽 꿀꺽 마시는데 울신랑 한모금 마시곤
너무 진하다고 좋은것이 아니라는둥 잔소리 진탕하곤 냉수 달랍니다.
그래서 냉수 가져다주러 갔더니 그사이 다 마셨습니다
먹을것 다 먹어가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그래서 냉수 건네주면서 그랬지요
"난 이렇게 먹을것 해다 주면서도 늘 퉁생이 먹는다고"
며칠전 점심시간 울시동생 밥 먹으러 들어오면서 민들레와 갓고동 그리고 머위등을 뜯어
깨끗하게 씻어 가지고와선 큰그릇 달라하더니 가위로 뚝뚝잘라 밥넣고 고추장과 기름넣고 쓱쓱비빕니다
그리곤 "형수님도 같이드실거죠" 합니다
그렇게 비빔밥을해서 셋이서 먹었습니다
다음날 점심시간 법원갈일있어 다녀왔더니 점심들먹고 나가 일하는데
싱크대위에 나물들 깨끗하게 씻어 일열로 세워놓았기에
울신랑한테 물엇습니다
"정우아빠 우째 형제가 이렇게 달라"
"뭐 생각나는것 없어?" 했더니
울신랑 그럽니다
"그거 내가~~~~~~~~~ 안했어"
"있잖어. 우리집에 우리집에 외계인이 있어. 알고봣더니 내동생이 외계인이었어 "
그소리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자기가봐도 그런 동생이 외계인처럼 보이나 봅니다
내가 보기엔 자기가 외계인같구만
암튼 시동생이 외계인으로 둔갑했지만 부지런한 시동생때문에 나도 울신랑도 훨씬 편안해졋습니다
정말 천군 만마을 얻은 기분을 이럴때 쓰는것은 아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알아서 해주고 말하지않아도 통하는것 그것만큼 편안한것이 또 있을까요.
저녁에 들어오면서 힘들어 죽겠다던 울신랑 뉴스도 못보고 쓰러져 코를 골아댑니다
남들은 꽃구경간다 코에 바람넣으러 간다하지만 우리 양봉인들은 지금이 가장 정신차릴때지요
그래서 힘들어도 곧 벌들의 배가 터지도록 들어올 꿀을 생각하면서 기쁘게 일할수있는거지요
지금 벌관리 잘해야 곧 화분도 받고 로얄제리도 체취하고 그럴수있지요
꽃구경하러 멀리 못가도 마당에서 만여평의 옆집 매실꽃도 보이고 우리집 마당에 부끄러운듯 피어나는
살구꽃도 볼수있고
두승산에 파아란 소나무도 앞밭둑에 노랗게 핀 개나리도 일하면서 볼수있으니
이것또한 우리만이 누릴수있는 행복은 아닐런지요
힘들어도 좋다. 꿀만 많이 들어와다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외계인 동생 도망 못가게 유에프오를 잘 숨겨두십시요.
운영자님의 댓글
마눌은 집안일 열심히 해서 화목하게 이끌면 되고 가장은 바깥일 열심히하고
정치인은 정치만 열심히 종교인 역시!!
그런데 자꾸 다른 것들에 신경쓰니 문제가 됩니다
유에프오는 잘 숨겨두었으니 염려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