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배우기
- 작성자
- 이건기
- 등록일
- 2011-04-23 12:23:09
- 조회수
- 2,241
지난 번에 벚꽃에 벌이 없다고 질문을 했었죠. 사장님의 답변을 보고 다시 관찰을 했었습니다. 고향에서 본 벚꽃에는 많은 벌들이 윙윙거리고 있었습니다. 금정체육공원이 있는 두구동은 행정구역은 부산이라도 주위에 논밭도 있고 산도 있는 시골입니다. 물론 땅값은 시내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 곳의 벚꽃에도 이 꽃 저 꽃을 옮겨다니는 벌들을 봤습니다. 그런데 온천천에 있는 벚꽃에는 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습니다. 벚꽃 아래 유채꽃에는 벌을 찾기가 한결 쉬웠습니다. 제 나름대로 결론은 내렸습니다. 시골이나 두구동에는 가까이 벌통이 있을 것이고, 온천천에는 가까이에 벌통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두구동의 벌이 온천천까지 오려면 10키로 정도를 날아야 됩니다. 두구동 인근에도 꽃이 지천인데 굳이 그렇게 멀리까지 원정을 갈 이유가 없겠지요.
오늘 간만에 산에 올랐습니다. 도토리에서 화분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길래 도토리가 어떤 꽃을 피울까 궁금했습니다. 도토리 열매는 봤어도 꽃은 본 적이 없습니다. 아니 보고서도 무심히 지나쳤겠지요. 도토리꽃이 한창이더군요. 밤꽃처럼 긴 꽃대에 포도송이처럼 꽃송이들이 달려 있더군요. 그렇게 많이 꽃이 피는데 정작 가을이면 도토리는 몇 알 없더군요. 수분이 제대로 안되서 그럴까요?
쇠물푸레나무도 하얀 꽃이 피웠습니다. 나무 이름도 작년 여름에 알았으니 쇠물푸레나무꽃은 정말로 처음 봤습니다. 하얀 솜털을 풀어헤쳐 놓은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쇠물푸레나무는 꽃이 없다고 우겼을 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그런 예쁜 꽃을 보게 되서 오늘은 기분좋은 하루가 될 것같습니다. 잠시 후에 찌렁내가 나서 주위를 보니 사스레피나무 군락지였습니다. 꽃이 끝물이고 열매가 맺혀 있는데도 아직 구린내가 나더군요. 사실 사스레피 나무도 꽃은 이번에 처음 감상했습니다.
철쭉도 보고 개옻나무 순도 보고 이름모를 나무와 풀을 보면서 아침산행을 즐겼습니다. 나무이름 들꽃이름 하나 알고나면 묘한 성취감을 느낍니다. 이름은 아는데 정작 실물은 모르고, 실물은 수없이 봤는데도 이름은 모르고.... 몇 년 전에 하고재비 숙제를 도와준다고 온천천에 갔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항상 가까이에서 보던 식물을 발견하고 "어 딸랑이네" 하면서 하나 뜯었습니다. 집에 와서 식물도감을 보니 그게 바로 냉이더군요. 달래 냉이 씀바귀.... 봄만 되면 불렀던 노래에 등장하고 매일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는데, 정작 이름과 실물을 그제서야 매칭시킬 수 있었습니다. 냉이 꽃이 무르익었을 때 씨방을 살짝 찢어내리고 손바닥 사이에 놓고 손을 비비면 씨방끼리 부딪치며 딸랑딸랑 소리가 나죠. 사장님도 해보셨죠?
댓글목록
운영자님의 댓글
쇠물푸레나무는 모르지만 물푸레나무는 잘알고 꽃도 보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하얀 솜을 풀어헤쳐놓은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그거 아무곳에나 있는것이 아닌데 귀한것 보셨네요
물푸레나무 가지를 잘라 물에 담가보면 파아란 잉크처럼 하늘색으로 가냥프게 우러나는 모습을 볼수 있지요
사스레피나무꽃은 우리도 얼마전에 해남에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왔습니다
곧 올리려고 준비중인데 바쁘다보니 미뤄지는군요
자연과 가까이하시는 건기님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