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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강하더이다 > 자유게시판

생명은 강하더이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1-04-28 10:31:24
조회수
1,962

예전엔 강아지들 누구나  다 풀어놓고 살았는데 세상이 바뀌니

농촌에서도 자유를 주기가 쉽지않습니다

우리집에 오는녀석들은 사람을 보면 달려드는것이 아니라 좋아서 꼬랑지 흔들고 가는통에

처음 보는 사람들도 어이없어 하는 녀석들이지요

흰둥이넘과 검둥이넘

4일전 아침먹으러 온 시동생 흰둥이가 이상하다며 본척만척하고 불러도 오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밥먹고 나가보니 옆집 빈터에서 힘없이 앉아있습니다.

"흰둥아" 부르면 꼬랑지 서너번 흔들곤 맙니다

조금있다 집으로 데려온 녀석의 발은 논에 들어갔다온 흔적으로 얼룩져잇습니다

짐작으로 쥐약먹었단 생각을 하게합니다

그런데 보이지않는 검둥이녀석

흰둥이는 이틀 그렇게 힘없이 먹을것 가져다주어도 외면하더니 어제아침 벌떡 일어났습니다

시동생이 자꾸 먹을것을 주려하기에 주지말라했습니다

짐승들은 본능적으로 아프면  좋아질때까지 아무것도 안먹는다고

그런 흰둥이보고 온식구들이 한마디씩 합니다

"흰둥아 살아났어" 안스러워 쓰다듬어주고 먹을거  가져다주고

사라진 검둥이녀석을 생각하면 속이 상하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그런데 어제 , 일을 하는데 아래 도마다리댁 아주머니가 이집 검둥이 죽는다며 달려오셨습니다

저 용인댁네 밭에서 검둥이가 펄떡펄떡 뛴다고

아침먹고  창문넘어 논에 검둥이녀석이 보이기에 우리집 검둥인가하고 불러보니

덩치도 작고 가슴에 흰색무늬가 더 강해 아니라고 돌아서 내려갔는데

그녀석이 검둥이 맞았나?

흰둥이랑  같은날 먹어 진작에 죽은줄 알았는데...

이상하다~~~ 갑자기 가슴이 콩쾅 콩쾅 뛰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꿀을 채밀하기위해 이동할때 무식하게 큰 개가 우리집 꼬맹이인 강아질 심하게 물어

치료해주려고해도  어디론가 자꾸 나가는것을 보고 엄마가 하셨던 말씀을 기억해냈지요

짐승은 죽으려면 집에서 먼곳으로 나가서 죽는것이라고~~

"도련님 저 밭에 우리 검둥이가 죽어가고 있데 얼른 가봐요. 맞나?"

일하던 시동생 얼른 아줌마따라 갑니다

잠시후 울 시동생손에는 다 죽어가는  검둥이녀석이 들려왔습니다

일어나지도 못하고 눈만 뜨고있습니다

이모한테 전화해보니 흰둥이녀석 그러던 날 검둥이가 그밭에서 잠을자기에 아저씨 무슨잠을

그리 자냐며 자는줄알고 그냥 오셨다고 합니다

이모가 가서  진순아 부르니 있는힘을 다해 움직이려고 하더라며  그날부터 그랬으면 살거라고

뭐라도 먹여보라고 합니다

얼른 프로폴리스 가져다 시동생보고 물에희석해서 먹이라햇습니다

입벌리고 먹이곤 그늘에 데려다놓으니 흰둥이녀석 검둥이 앞에가서 똑같은 자세로 누워 하루종일

지킵니다

오후되니 아침보다 조금 힘을 얻은듯 보입니다

햇빛쬐라고 시동생 따스한쪽으로 옮겨놓아둡니다

흰둥이녀석 또 검둥이앞에 누워 꼼짝도 않더니 뼈 하나 가져다 그앞에서 뜯고있습니다

그런 흰둥이보고  " 흰둥아 , 넌 아픈 검동이앞에서 뼈먹고 싶니"

울신랑 조금 후 검둥이를 또 다른곳으로 옮겨놓습니다

왜 검둥이를 옮겨놓으냐고 물으니 심심할까봐 눈으로 보기라도 하라고 그런답니다

주인들 일하는 모습을 보면 좀 덜 심심하려나~~

안스러워 "검둥아 부르면" 꼬랑지만 살랑살랑 흔들어댑니다

"그러니까 왜 아무거나 먹어. 주인이 주는것만 먹어야지" 속상해 한소리 합니다

주인의 소리를 알아듣는지 검둥이 일어나려고 애를 써 봅니다

"힘드니까 힘빼지말고 가만있어"

시동생은 다시 프로폴리스를 타서 먹입니다

축 늘어졌다고해야하나 일자로 뻗어있는 녀석을 보노라니 속상하고 안스럽고

일년농사 지으려고 못자리한곳에 개들이 들어가 망치면 안되니 약놓은 사람들 뭐라할순 없지만

너무한단 생각이 듭니다

약놓았으니 개 묶어두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것을

멍멍이녀석들도 갑자기 논에 물이있으니 신이나서 들어갔던 모양인데

저녁이되어 검둥이녀석 안전한곳에 둔다고 시동생 옮기니 갑갑한지 자꾸 소리를 한다며

등나무 밑에 솜깔고 옮겨놓습니다

아침에 눈뜨곤  궁금해서 밖에 나갔다온 남편한테 물어보니 살아났다고 합니다

얼른 나가서 검둥이 찾아보니 어제 옮겨놓은 자리에 없고 마당 한쪽에 앉아있습니다

힘은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앉기라도하니 얼마나 다행이던지

검둥아~~ 부르는 소리에 반가워 꼬랑지 흔들며 일어서려 애써봅니다

아~~~ 생명은 그렇게 강한것이구나.

두넘다 살아나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지금것 키웟던 녀석들보다 몇배 정이 더 갈것 같습니다

그만큼 혼났으니 두녀석다 논에는 안들어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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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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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검둥이 살아났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세 분의 정성이 목숨을 살려냈군요.
명복을 비니 어쩌니 했던 말 취소합니다. 검둥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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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우리집 멍멍이의 명복을 누가 빌어주겠어요. 건기님이나 되니 빌어주시지~~ㅎㅎ
며칠동안의 마음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두녀석이 다 살아나 이것또한 좋은 징조이지싶어요. 흰둥이는 살아날거라 믿었지만 검둥이는 포기 80%를 넘었어요. 그런데 저리 힘을 내주네요.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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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반갑습니다~
쥐약을 놓았으니 개를 묶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참 난감합니다
온 마당에 벌이니 묶어놓았다가 만약에 꿀벌에게 공격받으면 도망할수가 없어서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거든요
옛날 이웃집 개가 그렇게 죽은적도 있어요~
오기가 생겨서 더욱 묶기도 싫고....
생명을 담보로 오기부리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