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는 날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6-02 11:47:25
- 조회수
- 2,297
(약한통과 강한통 자리를 바꾸는 모습)
군산에서 한번 채밀을햇습니다.
아카시아꽃이 누우렇게 변하니 역시나 벌들 꿀가져오는 모습이 가벼워 보입니다
꿀채밀하고있는데 강화 시내권에 꽃이 피기시작한다는 현지인의 전화입니다
"그럼 오늘저녁에 떠나야하는데"...버럭씨의 말입니다
지난해갓던 장소보다 더 좋은 장소를 봐두었다며, 그런데 문제는 꿀채밀을해서 힘은들고
강화까지 답사갔다가 다시와서 벌을 가지고 강화로 또가기는 너무 힘들고 머리가 복잡한 모양입니다
"당신은 무조건 강화로 답사를 가. 내가 도련님이랑 이동준비하고 보내놓고 꿀싣고 집으로 갈께"
말은 그렇게했지만 걱정이되엇습니다
(꿀이 많이들어오면 벌들이 순하니 망도 안쓰고)
벌 차에 실려보내고 나면 늦은밤이 될텐데 그때 꿀드럼 싣고 정읍까지 내려올것을 생각하면
걱정은 되지만 내게있는 재산은 정신력과 끈기이니 할수있을거라며 위로아닌 위로를 해봅니다
그렇게 점심도 못먹고 버럭씨는 강화로 떠났습니다
잠시후 벌통을 보고있노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끙끙 두형제 힘을 씁니다)
날은 덥고 초보 이며 너무 부지런한 울시동생 이동하기가 무섭게 벌통 묶었던 끈들을 다 빼낸것입니다
그끈은 집에 다시 돌어왔을때만 빼야하는데 그 끈들을 다시 끼고 묶어야하니 함숨이 나올수밖에요
해는 자기의 힘을 자랑이라도하듯 노려보고있는데 그렇다고 누가 대신 해줄일도 아니니 고무장갑끼고
일어섭니다
벌통 열받아죽으면 안되니 속에 덮은 개포살짝 접고 끈을 끼기시작
같이하면서도 시동생 미안한가 봅니다. "누가 끈을 빼가지곤..."
"다음에도 또 빼~~"
"아고 형수는"
(꿀 다따고 잠시 머리도 몸도 휴식을....지난해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옥수수 삶아서 아마 제일 행복한 시간이 아닐런지)
꿀이 많이들어오는 쪽으로 벌들이 몰려 강한넘은 강하고 약한통은 허방이어서
강한아이들 데려다 약한통에 털어주니 벌들은 사나움을 냅니다
벌 다 솎아주고 한줄 끈 묶으니 땀이 줄줄 얼굴에선 열이 오릅니다
"나 더이상 못혀. ^^도련님 좀 쉬었다 저녁무렵에 합시다"
그렇게 잠시 그늘에 앉아 차때문에 형부한테 전화하니 헉 ^^강화까지 3십4만원씩 주랍니다
"형부 넘 비싸요. 더 싼차있나 알아봐주세요"
4대를 부르면 오고가고 합이 얼마야. 힘들게 꿀따서 길에 다 뿌리겠네. 혼자 쭝얼거리며 버럭씨한테
전화를 합니다.
연신 통화중~~~ 힘들게 연결되고 화물차가격을 이야기하니 울신랑 그럼 강화로 가지말고
다른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올해는 정읍과 영동 금산쪽으로 지난해 꿀이 안났던곳이 잘나고있으니 전날 답사한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옻나무꽃이 올해 잘 맺었고 때죽또한 꽃이 잘 맺었으니 3차 아카시아꿀을 포기하고 옻나무꿀과
때죽꿀밭으로 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이것또한 모험이기에 누구한사람 앞장서서 말하기가 힘이듭니다
지난해에 태풍으로 아카시아나무가 시달린곳은 올해 꿀이 적게나오고있기에 조심해야하고
강화는 아카시아 마지막자리인지라 벌이 많이몰릴 염려도있고 또한 거리상 너무 멀고
비용또한 만만치않지만 다른꿀보다는 아카시아가 제일 많이 나오기에 결정내리기가 너무나 힘이듭니다
"당신 머리좀 짜내봐"
남편의 말입니다. 머리 그동안 쥐가 나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해봣지만 갈길을 모르고 헤메고있는것을
모험을 해봐야하나 말아야하나
새로본 자리도 한번도 안가본곳이니 걱정이 앞설수밖에요
"그럼 나 돌아간다. 사람고생 덜하고 경비도 줄이고...남편은 날 설득합니다"
"당신 마음대로 해. 벌이 아직 안모인곳이니 그곳이 더 나을수도 있으니"
버럭씨는 다시 서산에서 돌아오고있고 불렀던 차 취소하고 집에서 군산으로 이동했던 화물차한분이
다른차들 보낸다고하니 차도 해결되었습니다.
"도련님 형 다시 돌아온데요. " 통화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 다 ^^다시 벌통 묶읍시다"
태양도 한풀꺾이고~~
다 묶어가니 화물차들이 한대 두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자 제가 벌통 소문을 닫으면 바로 바로 실으세요. 안그럼 벌에 많이쏘입니다"
벌을 몇번씩 실어보셨다는 한분은 벌에 쏘이러 왔다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운데
한분은 내리기가 무섭게 비옷을 입습니다
"아저씨 더워서 어쩌시려구요?"
"돈주고 땀도 빼는데 돈 벌면서 땀빼면 더 좋지요"
조금이라도 일찍 실어야 벌한테 덜 쏘이고 고생 덜하기에 서둘러 일을 합니다
연기 풍겨주면 울시동생 벌통 입구를 막고 늦게 들어온 벌들 입구에 붙어있으면 솔로 쓸어주면
기사분들 둘씩 짝을지어 차에 올립니다
묘지에 벌을 놓다보니 차가 올라오기가 힘이듭니다
잔듸에 차들이 미끌어져서 올라올때마다 뒤에 사람이 올라타야합니다
"아저씨 차가 귀울어졌으니 아랫쪽 문은 따지마세요. 벌통 미끌어질수도 있어요"
이리 저리 지시해가면서 두차 실어내니 잠시 쉬자고 합니다
화물차 기사님들 어둠이 밀려오는데도 벌들이 자꾸 들어오자 걱정이되시는 모양
못들어온 벌들 어떻하라고 이렇게 빨리 실으냐고
"염려마세요. 그래서 중간 중간 몇통씩 남겨두었잖아요"
마지막까지 다 싣고나니 손발이 잘 맞은탓에 일찍 일이 끝났습니다
화몰차 기사님들 이렇게 실으면 일도 아니라면서 좋아라합니다
울 시동생은 사령관을 잘 만나서 벌에 한방도 안쏘였다며 좋아라하구요
(나무 그늘 밑에서 내일은 어떻게해야할것인지 의논중)
벌통 막으면서 연기는 이렇게 풍겨주고 중간에 남겨놓는통은 앞으로 들어올 벌들이 들어가야하니
앞에 벌이 조금있는 약한통을 남겨두어야한다며 혹시라도 나없을때 그렇게하라고 그동안 경험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렇게 다 싣고 늦은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고 다시금 새롭게 이사할 골짜기를 향해 밤길을 달립니다
네대의 차들을 앞장세워 찬공기 마시며 달리는 이기분
새롭게 간 자리에서 벌들이 새벽부터 뒤집어지게 꿀 가져올것을 상상을하면서 가는 시간은
천당과 지옥을 넘나듭니다
힘들었던 하루를 못 이기고 달리는 차에서 잠시 졸고있으니 마눌이 안되었던지 손을 잡아줍니다
깜박깜박 졸고있으니
잠시후 붕붕소리 요란하게 들립니다
울신랑 미처 풀을 깎지못한 밭을 차로 오가며 풀을 죽이고있는것
무거운 화물차의 무게를 못이기고 풀들은 금방 누워 버립니다
그모습을 화물차 기사와 시동생은 놀란 토끼눈을 하고 처다봅니다
그렇게 모두가 잠들고 새들도 잠든시간 어느 산중에서는 쿵쿵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 캄캄한 오밤중 이렇게 일하는 사람이 우리말고도 더 있었구나
화물차 기사분들 아내들은 남편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것을 알까?
댓글목록
이루아빠님의 댓글
이건기님의 댓글
첫 사진의 끈을 보고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했더니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작은 머슴께서 큰 공부 하셨군요. 이동한 곳에서 때죽꿀하고 옻꿀 많이 채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밤새 한숨도 못자는 체험 하라고 하면 아이들 모두 도망갈걸요?
건기님, 강화 못가고 남쪽에서 승부걸어야 하니 내일 또 진안 답사갑니다~
이루아빠님의 댓글
일단 바쁜 시기 넘기시면 충무로의 영화사 시나리오 관계자와 만나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월트디즈니사에서 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하나 만들기는 했지만, 양봉에 관련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니 별로 재미도 없었고요.
아이디어는 제공해드렸으니 한번 잘 생각해보셔서 좋은 작품 만드셨으면 합니다.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양봉을 소개할 수 있고 봉산물 판매에 못지 않은 짭잘한 수입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루아빠님의 댓글
이유빈님의 댓글
이승미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영화사에서는 우스운 소재일테니 스스로 대본도 써야할테고 촬영기법도 배워야 할테고....
그래도 힘을 주시는 여러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