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 어쩌누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06-27 08:47:06
- 조회수
- 1,990
진안에서 집으로 돌아오던날
밭에서 뭔가 움직이는게 있더랍니다
시동생 이상한 마음에 밭에 가보니 어미잃은 비둘기새끼가 먹이를 찾고 있더라며 데리고왔습니다
이녀석 처음에 집에 데려다놓으니 자꾸 숨을곳만 찾더군요
울신랑 로얄제리에서 나오는 애벌레 입벌려 먹였습니다
자기에게 먹이를 먹이는 울신랑 손을 요녀석 쪼아댑니다
울신랑 웃긴다며 애벌레를 먹여 내려놓으면 요녀석 얼른 숨어버립니다
나혼자 가만 앉아서 일하면 여기저기 오가다 가끔 서서 졸기도 합니다
어제는 울신랑 비둘기를 처다보고 있기에 뭐하냐고 물으니
"저 삐들기녀석이 웃겨 ^^ 쌀은 안먹고 애벌레주면 환장혀 "
자기 애들한테도 밥 한수저 안떠먹여주던 울신랑은 아마도 야생마 맞습니다
새새끼나 강아지등 이런것들에겐 품고 먹이고하니 말입니다
옥수수 삶은것도 줘보고 하지만 역시나 비둘기에겐 애벌레가 최고의 먹이인가 봅니다
시동생 새장 청소해다 물주고 옥수수 알맹이 따서 주고 그렇게 우리집 식구 된지 1주일도 넘었습니다
예전엔 무주에서 집으로 오려고 짐싸던날 산까치녀석이 까마귀에게 공격당하는것을 울 신랑이
까마귀쫒고 데려와 길렀는데 이녀석은 우리손에 오는 즉시 꽥꽥거리며 정을 주었습니다
먹이를 주면 입딱딱 벌리며 받아먹고 그날부터 이녀석은 내머리위가 자기 집인냥 살았습니다
이사람 머리에서 저사람 머리로 아니면 어깨위로 날아와 우리집 귀염둥이가 된적이있었습니다
그러다 조금크니 햇빛비추는곳만 보이면 나가려고 그쪽을 향해 달려갔지요
밤이면 야행성인냥 천장을 날아디며 싱크대꼭대기로 날아가 앉아있기도했는데
어느날 교회갔다오니 보이지않았습니다
아들넘과 아빠 둘이서 밖에 내놓았는데 벌들이 단체로 달려들어 쏘았던 모양입니다
벌 공격을 받고 어디론가 숨어버려 찾지를 못했지요
그런데 이 비둘기는 넘 조용하고 정도 안주어 재미없습니다
새장에 가만 냅두던가하지 아들 밥 먹여 보내고 한시간이 넘어도 안들어오는 형제들
얼른 밥먹고 일하라고 나갔더니 옆동네 아저씨가 와서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비둘기가 마당에 있습니다
왜 꺼내놓았냐며 새장에 넣으라고했더니 울 시동생
저 흰둥이녀석이 가만 놔둘란가 모르겠다고하기에 흰둥이녀석이 냅두겠냐며
며칠전에도 참새새끼 물고다니는것을 봤기에 새장에 넣으라고 한번 더 말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동생 차밑에서 놀고있는 흰둥이녀석을 부릅니다
아마도 주위를 시키려는 모양이지요
"흰둥아 이리와"
기다렸다는듯 사람을 좋아하는 흰둥이녀석 달려오더니 잡을 시간도 없이 비둘리를 물어버렸습니다
흰둥이를 잡으려던 시동생이 졌지요
휴^^ 그다음은 말 안해도 아시겟지요
"주위 주려고했는데"
"그게 되나. 본성이란게 있는데"
"오늘아침 둘다 밥 굶어"
눈깜짝할사이에 벌어진 일에 놀란 울시동생
"흰둥아 니가 내밥까지 먹어라"
"어미잃은넘 불쌍해죽겠구만 차라리 잡아오지나 말던가 데려다 흰둥이녀석한테 물려죽게하면 어떻해"
남에게 나쁜짓을하면 벌을 받는법
비둘기를 물었던 흰둥이녀석은 바로 벌한테 두방쏘이곤 비둘기한테서 떨어졌습니다
그나저나 비둘기 불쌍해서 어쩌나~~~
***사진은 예전에 기르던 산까치입니다
사진 게시판에 산까치가 무서워 란 글에 있는 사진입니다
댓글목록
벌집아씨님의 댓글
생명은 역시 강한것이네요
이건기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어제는 마을 할머니한분이 상추를 가지고 오셨는데 그 할머니의 남편께서 젊었을때
금을 캐던 분이었기에 그때일을 꼬치꼬치 물어가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