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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래서 좋다. > 자유게시판

가을은 이래서 좋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09-10 14:03:21
조회수
2,567

귀를 따갑게 울어대던 매미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끊임없이 내리던 비도 물러가니

따가운 햇살과함께 선선한 바람이 우리곁을 맴돈다.

파란하늘에 뭉게구름과 , 늘 들어도 듣기좋은 풀벌레 소리들

창문넘어 보이는 논에는 농부들의 마음을 온톤 빼앗으려는듯 벼이삭들이 누우렇게

익어가고 알알이 과일들이 옷 갈아입기를 시작했다.

우리 봉이들도 씀바귀에 쑥화분에 추위가 오기전 하나라도 더 가져오려고 정신없이

일을 하건만, 덩치크고 무식한 대추벌들은 저 작은 봉이를 잡아먹으려고 으슬렁 으슬렁

벌통앞을 오간다.

울 신랑 급한 마음에 조선의 나이키 고무신을 벗어 휘두르고, 대추벌은 약이라도

올리는듯 요리조리 잘도 피한다.

햇살이 아무리 따가워도 그늘 밑에만 들어가면 시원한것이 가을날씨가 아니던가

더위를 못 참는 울 신랑 이때만큼은 세상에서 부러울것이 없는 사람이다.

어제 아이들 옷을 빨아서 널고 바지 척척 걷어 올리고 물 쫙쫙 끼얹어 베란다 청소를

했다.

 그래도 햇살이 아까워 이불을 돌려 널었다.

저녁무렵 빨래를 걷으니 어찌나 잘 말랐던지, 옷들이 빳빳하다.

고운 햇살을 받고 이불도 까실 까실 잘  말랐다.

이불속에 얼굴을 묻어본다.

아~~~바로 이 냄새  엄마의 냄새처럼 익숙한 향기가  너무 좋다.

조용한 농촌 바람에 사르륵 사르륵 흔들리는 벼이삭을 보며 잠시 가을정취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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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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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님의 댓글

이현지
작성일
아씨! 두승산의 초가을 정취와 여인의 정갈함이 눈에 선하네요.ㅎㅎㅎ
여름 내내  무더위와 씨름하셨으니... 성큼 우리곁에 와 있는 가을과 더불어
여유를 누리시며 풍성한 가을 걷이를 하시길 바랍니다.  아씨, 알라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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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어찌하여 이렇게 좋은 계절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는지 모르겠어요.ㅎㅎ 실은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데...전화로 좋은말씀 많이 주셧단 이야기 들었습니다. 고맙단 말씀 전합니다. 현지님 저도 싸랑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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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님의 댓글

진수
작성일
아직도 덥습니다. 벌통 주변이 하도 지저분해서 혹시 뱀이라도 나올까봐 예초기 돌렸는데 예초기의 열 때문인지 몰라도 등짝뿐만 아니라,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어 물 뒤집어 썼습니다. 이제 장수말벌도 슬슬 등장하는군요. 자나깨나 말벌조심!!!  죽은말벌 다시보자!!!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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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오늘은 생각보다 많이 더웠어요. 그래도 그늘은 시원하던걸요.ㅎㅎ 진수님 풀을 베셧으니 더울만도 하지요. 우리집은 장수 말벌 등장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이넘때문에 잘하면 멍멍이 신세 될것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