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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금을 줘도 못할 일 > 자유게시판

억만금을 줘도 못할 일

작성자
이건기
등록일
2011-08-08 13:48:08
조회수
2,489

7월 초에 수영뿌리를 자그마치 5키로그램 구입했습니다.  수영뿌리 담금주가 류마티스관절염에 좋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분들 중에도 류마티스로 벌침을 맞는 분들이 있는데, 벌침 덕분에 류마티스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과 달리 벌침을 맞으면서 많이 아파하고 어차피 적당한 선에서 벌침도 맺어야 하기에 수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보니 많은 양의 수영뿌리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키로그램당 3만냥에 택배비, 담금주까지 제법 많은 투자를 하였습니다.

수영뿌리 다듬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잔뿌리 잘라내고 덩이뿌리에 있는 이물질은 칼끝으로 긁어내는데, 퇴근후에 두어시간 투자해도 한주먹 다듬기가 힘이 듭니다. 5키로그램중 흙이 1키로그램은 될테고, 1키로그램 이상은 고향집 텃밭에 부산의 야산에 도로 심었습니다.  3키로그램중에 2키로그램은 다듬어서 담금했습니다. 물론 먼저 담근 수영주는 주위에 나눠주고 고향집에도 조금 갖다드렸습니다.

시골집에서 그늘에 앉아 수영뿌리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한참 쳐다보시던 어머님이 한말씀 하십니다. "나는 억만금을 줘도 그 일은 못하겠다" 없는 살림에 5남매 키우시려고 농사일이고 바닷일이고 닥치는 대로 안해보신 일이 없으실텐데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온 몸이 종합병원이신데도 요즘도 눈에 일이 보이면 가만 계시지 못하고 움직이려 애쓰시는 분인데 말입니다. 저도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합니다. 다음부터는 수영주를 사먹지 수영뿌리를 사지는 않겠노라고. 부산 경남 일대에서는 수영뿌리 들여다보고 씨름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될 것이라고.....

수영뿌리 다듬다가 생각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로얄제리 작업하시는 분들이죠. 아씨님이 눈에 보일 듯 말 듯 하는 애벌레를 옮기고 로얄제리를 채취하는 과정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고 할까요. 저도 수영뿌리 왼손에 잡고 오른손에 칼을 들고 신경을 쓰다보면 30분 정도 지나면 눈이 침침해져 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제가 저지른 일이니 제가 마무리를 지어야죠. 거의 한 달 가까이 수영뿌리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요령이랄까 실력이랄까 모르지만 계속하다보니 좀 늘었습니다.  내일이나 모래면 수영뿌리 졸업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로얄제리 작업이 어떤 건지도 모르는 놈이 생뚱맞게 갖다 붙였다고 나무라지는 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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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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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수영, 소루쟁이 비슷한거 맞지요?
소루쟁이보다 잎이 좀 좁다고 할까....
지난번에 건기님 올리신 글 덕분에 수영에 관심을 갖다보니 요즘 자주 눈에 띄입니다
엊그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돌아가는 공터 풀밭에 무지 많던데 아마 수십만원어치는 되지않을까 하네요~
우리도 술을 좀 담아봐야 하는것은 아닌지...
저는 로얄제리 하는 내내 무거운 벌통을 다뤄야하니 손가락에 무리가 오더군요
먹이가 쌓여가므로 점점 더 무거워지는 벌통
이제 로얄제리 작업도 길면 20일 남았습니다
건기님께서도 수영뿌리 졸업하시면 홀가분해지시겠네요
좀 재미없는 휴가를 보내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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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수영, 소루쟁이, 개대황이 모양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제가 알고있는 수영과 소루쟁이 구별법입니다. 소루쟁이는 잎자루가 있는데 수영은 잎자루가 없이 잎이 가지에 붙어있습니다. 소루쟁이는 꽃이 지고 씨방이 붙어 있는데 수영은 씨방이 모두 떨어지더군요. 허접한 구별법입니다.
수영이 가을에 약성이 좋다고 하더군요. 늦은 가을에 다시한번 수영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저녁은 아마도 수영고통학교 졸업하지 싶습니다. 한달동안 얼마나 지긋지긋 했으면 수영장 근처도 안가고 소녀시대 수영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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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보니 소루쟁이는 뿌리가 자잘하여 구별이 쉬울것같습니다
소루쟁이는 우리집 텃밭에도 많은데 뿌리가 굵거든요
그런데 수영이 정말 관절염에 효과가 있으면 또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