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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은 여전히 바쁘다 > 자유게시판

벌들은 여전히 바쁘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1-10-14 08:54:51
조회수
2,404

가을이 되면서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벌한테 매달리는 시간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오프라인 행사와 전주발효액스포에 참여하기위해

복분자즙과 오디즙도 만들고 더 추워지기전에 스틲꿀을 만드냐고 두형제 정신이 없습니다

한낮 마당에 나가면 우리 벌들은 여전히 온 하늘을 수놓으며 자기들의 존재를 알리려는듯

윙윙거립니다

"정우엄마 요즘 녹차화분 끝내주게 들어온다"

"소비장에 화분이 밀렸어. 화분도 크고 "

화분이 많이들어오니 일벌들에게 젖주는 상태도 좋고 언니들이 게으름피우지않고 열심히 일한덕분에

동생벌들이 건강하게 나오고있습니다

소비장에 꺼먼벌들이 많으면 그만큼 늙은 벌이 많다는 소리이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벌들도 아기벌은 노오란솜털이 이쁘지요

노오란 벌이 많은것은 아기벌들이 그만큼 많이 나왔다는 증거이지요

아기벌들을 보노라면 마음 깊은곳에서 나도 모르게 흐뭇함이 샘솟지요

우리신랑 하루에도 몇통씩 내검을 하면서 마눌에게 보고를 합니다

"와 ^^올해 녹차덕 톡톡히보네"

"화분떡 더 안넣어줘도 되겠어" 등

몇일전 다른 봉우들 벌을 돌아보고와서 하는소리 "정우엄마 우리벌이 제일 좋아"

"다들 벌이 시원치않네"

가끔 먼곳에사는 봉우들의 전화도 전체적으로 벌상태가 좋지못하다는 이야기들입니다

벌이 좋아야하는데 벌이 없는 세상은 글쎄?

"다른 사람들 벌은 대부분 산란이 다 멈췄어"

"왜? 우린 아직 한참인데"

그이유를 모르는것은 아니지만 다시한번 의문형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힘들어도 우리는 가을 신왕으로 다 바꿨으니  신왕이 정신없이 산란을 한덕에 벌군사가 많고

또한 예전과 달리 집 주변에 녹차가 많아서 화분이 늦게까지 들어와주니 산란을 멈추지않고 계속하고있지요

이곳도 예전엔 산란이 일찍 멈춰 어떻게하면 산란을 더 오래받을까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던 기억이있습니다

더 따뜻한 남쪽에선 아직도 산란을 하고있단 소리를 들을때 많이도 부러웠는데 이젠 이곳도

다른곳 부럽지않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효자노릇해주고있는 녹차가 꼭 고맙기만한것은 아닙니다

눈이오는 겨울까지 꽃이있어 조금만 따스하면 본능적으로 화분을 가져오기위해 벌들이 녹차밭으로

비행을 나갔다가 두다리에 화분 달고와서 집앞까지와서 못들어가고 죽어있을땐 얼마나 안스러운지요

그럴땐 녹차꽃이 곱게만보이진 않습니다

가을이되니 누우렇게 익었던 들판보는 재미도 솔솔했는데 이젠 수확철이 되어 기계소리 몇번 나는가하면

금방 허허벌판으로 바뀝니다

며칠전 일하고있는데 갑자기 정우엄마를 불러 담너머러 내다보니 우리집 뒷쪽에 나락을 베면서

이웃동네 아줌마 점심 가지고 나왔다며 빨리 먹으러 오라고 소리소리 지릅니다

"우리집 식구 많은데 " 했더니 밥 많이가져왔다고 얼른 오라고 합니다

일하고있는 시동생과 신랑을 제촉해 얼른 밥먹고 오라고 보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도 잠시 멈추곤 같이 한그릇 먹고 갑니다

처음 시집와서 입덧을 한참할때 창문넘어 내다보고 있으면 아줌마들 머리에 참을 가지고 나와서

논옆에서 맛나게들 드시는데 그것이 어찌나 먹고싶던지 침만 꼴깍꼴깍 삼키던 기억이있습니다

농민들은 농사 수확의 과수를 하고있는 농가는 사과와 배를 따들이기에 한참이고

우리 양봉인들은 조금이라도 산란을 더받기위해 힘을 다합니다

막둥이 아들 학교 태워다주고 오다보니 길옆에 옻나무 단풍이 곱게 물들고있습니다

제일먼저 단풍드는것이 북나무와 옻나무인것 같습니다

아~~ 곱다. 금방 두승산에도 곱게곱게 단풍이 들겟지

생각만해도 기분좋은 가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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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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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꽁지가 까만 벌이 오래된 벌이군요. 벌침용 벌을 사다 놓으면 까만색이 많은 친구들이 있더군요. 저도 그 친구들이 오래된 벌이라 생각하고 먼저 꺼내게 되더군요. 친구라 해놓고는 벌침빼고는 생을 마감시킵니다. 그 친구들한테는 제가 못된 친구네요.
봉군이 세력이 좋다니 축하드립니다. 이번 겨울도 혹독한 추위가 오겠지요. 그 추위를 이겨내고 나면 내년 봄에도 아카시아, 때죽나무, 옻나무, 밤나무 가리지 않고 꿀을 모아오겠네요.
오프라인 행사와 발효액스포에서도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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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해마다 정해진 궤도가 정해져있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좀 약한편입니다.
한번 경험해서 검증된 방법중에서 약간만 변형시켜도 문제가 생기는것이 꿀벌이군요
올해는 녹차나무 화분이 유별나게 많이 들어오고 몇년째 톡톡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녹차는 12월초까지도 꽃이 피어 있고 그 추운날씨에도 꿀벌들은 화분을 모아오다가 추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것을 보면 작은생명들이 측은하기 짝이 없어요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