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녀석들이 변했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1-12-07 12:05:59
- 조회수
- 2,175
우리집 멍멍이들
아니 개님들이시다
집에 오는 사람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꼬랑지 흔들고 올라타던 철부지 녀석들이었다
흰둥이 검둥이
그런데 이녀석들이 나이들더니 맛이갔다
아니 쥐약먹고 갔는지도 모른다.
능글능글 개인지 사람인지 도대체 아이큐가 얼마인지 검사하고 싶을정도로 요상한 녀석들이다
흰둥이녀석 예전에 사진에 올렸던 청테이프 물고있는것을 사진 찍으며 달라고 잡아댕기고
안주기에 마구 웃어주었더니 그날부터 우리가 밖에 나갓다가 차에서 내리려고하면 잽싸게
입에 돌맹이던 나무가지던 물고 꼬랑지 흔들며 온다
그런 모습이 이뻐 달라고 잡아댕겨보지만 절대로 안준다
어릴땐 우리가 밥주니 우리만 보면 꼬랑지는 물론 몸퉁까지 흔들어대던 녀석이
아니 벌보고있으면 벌통안으로 들어갈정도로 따라다니던 녀석들이 우리 시동생이와서 밥을주고부턴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변한것이 쥐약 먹은후 묶어놓고부터였지만
그후론 우리를 보고 그저 아는사람 지나가나보다 였다
멍멍이주제에 우리 주인들을 왕따를 시킨다.
불러도 들은척도 않고 묶어놓으면 삐졌다는 표시로 턱 딱괴고 누워선 다른곳을 보고있다가
우리가 부르면 눈동자만 돌려 나 삐졌우 ^^이러고 있다.
풀어놓으면 밥주는 시동생도 주인이되지만 묶어놓으면 언제 봤냐 그렇게 돌변하던 녀석들
우리 막둥이가 어느날 그런다
"엄마 뭐 저런 개새깨들이 다 있어요. 불러도 처다도 안보고 꼬랑지만 두번 흔들다 말아요"
낮이고 밤이고 내가 밖에 나갔다가 오면 두넘이 마당에 누워서 꽁지만 들어 두번 흔들면 끝이다
그런 녀석들이 어쩌나 보려고 불러보지만 역시나 누운채로 고개도 안돌리고 꼬랑지만 두넘이 두번 흔든다
정말 개새깽이들이다
그런데 시동생이 가고 요즘은 울 신랑이 밥을 주고 정많은 울 신랑 묶여있던 두녀석을 풀어주었다
지들 세상이라도 만난듯 논과 밭을 뛰어다니는 녀석들
그러던 녀석들이 이제는 우리가 내려가면 아는척을 하고 이뻐해달라고 따라 다니기도하고
흰둥아 부르면 머리를 대준다
쓰다듬어 달라는것이다
물론 나갔다오면 정신없이 달려와 아는척도 한다
어느날 울 신랑 그런다
"내가 밖에갔다오면 흰둥이녀석 입에다 나무가지 물고 달려오던데 왜그래"
우리는 다 아는 사실인데 울 신랑은 몰랐나보다
이야기를 해주니 어쩐지 정신없이 물고 흔들고 오더라
며칠전 김장거리 준비하냐고 나갔다오는데 바람이 많이 분다
내트럭이 집앞에 서자 흰둥이 갑자기 달려가 검은봉지를 입에문다
차에서 내리던 나는 배가 아프도록 웃었다
검은봉지 물고 차로 달려와야하는데 바람이 불어 자꾸 얼굴을 뒤집어쓰니 흰둥이녀석 난리부르스다
흰둥아 부르니 달려오려고 애를 쓰는데 봉지가 눈을 가려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그러면서도 봉지는 절대로 안놓는다
보다못해 가서 봉지를 잡아댕겨보지만 이리뛰고 저리뛰면서도 안놓고 장난이다
살이 어찌나 오동통 쪘는지 지나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씩 만져볼정도도
그녀석이 대문앞에 앉아있으면 정말 의젖해보인다
밤에 나갔다오면 웅쿠리고 있다가 귀찮은지 꼬랑지로 인사를 하는것은 여전하지만
이틀전 택배포장하러 나가는데 두녀석이 등나무아래 벌통위에 턱하니 버티고서서는 등나무위를 주시한다
불러도 흐트러짐이없다
등나무위에선 작은 새들이 잠자러 들어와 자리잡으면서 어찌나 울어대던지
그런 새들을 잡아보겠다고 폼을 잡고있는것이다
가끔 참새나 쥐들을 잡아다 자랑스럽게 마당에 가져다 놓긴하지만 저녀석들이 잡을수있을까?
잠시후 그것을 본 울신랑 내려오라고 호통이다
"냅둬 새들 잡아주려고 그러잖오"
"공중에있는 새들을 지들이 무슨 재주로 잡아" 하더니
가면서 그런다
"흰둥아 검둥아 참새말고 꿩을 잡아와야지"
참 주인이나 개나 꿈도 야무지다
어찌되었거나 개한테도 대접받으려면 이렇게 먹이주고 묶어놓으면 안되니
세상살이 참으로 쉬운게 없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우리집 사모님은 내가 나뭇가지나 봉지, 돌맹이 물고 흔들어 주면 뺏으려고 하면서 좋아하는데, 아저씨는 내가 그렇게 해도 별 반응이 없네. 혹시 곰탱인가? ㅎㅎ
흰둥이, 검둥이가 옥황상제 만나고 왔다는 사연이 어제 일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작은 머슴님은 봉한기라서 서울로 가셨나 봅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조금만 아는체해주면 이리뛰고 저리뛰고 난리법석이지요. 그래도 흰둥이검둥이를 자주 불러주는것은 이집 아저씨랍니다 ㅎㅎ 동물을 마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도련님은 10월 말에 올라갔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검둥이는 너무 눈치를 많이보고 활달하지 못한게 이런녀석은 처음보았습니다
그런데 진도개들은 사냥본능이 강해서 닭을 기를때 문제를 일으킬덴데 그게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