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02-06 23:36:23
- 조회수
- 2,766
정월 대보름이라고 컴퓨터 들어오니 여기저기서 알려준다
참으로 이젠 잊고 살아도 되는 세상이된것 같다
텔레비전 틀면 알려주고 컴퓨터에 들어오면 알려주니 말이다
그것도 부족해 띵동띵동 핸폰에도 여기저시고 알려준다
올해같이 새해가 되어도 경기가 어렵다는둥 어두운 소식만 전해지는 올해같은해에
보름달이 환하게 웃어주면 좋으련만 하늘은 캄캄하기만 하다
우리 어린시절 정월 대보름은 무척이나 신나는 날이었다
엄마는 말려두었던 나물들을 삶아 맛나게 만들어 한상 차려주시고 산골짝하고도 우리 어린시절엔
생일날에나 한번씩 볼수있는 김을 먹을수있는 날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는 보름날 오곡밥을 해주신적이 한번도 없다
늘 잡곡밥을 먹던 시절이서 그런지 보름날이면 엄마는 반대로 흰 쌀밥을 해주셨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오면 밥을 나이만큼 조금씩 떠서 엄마에게 주게하셨다
식구들것을 다 받으신 엄마는 냇가나 우물가에 가져다 버리셨다
아마도 액운을 그렇게 쫒아버리셨나보다
그리곤 보름날 만큼은 절대로 김치를 못먹게 하셧다
김치를 먹으면 부스럼이 난다는 이유였었다
즉 보름날엔 고추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부스럼이 난다는거였다
어렸지만 부스럼이 나기싫어 먹고싶은 김치를 안먹고 꾹 참았었다
밥을 먹고 나면 우리 고장에서 많이 생산되는 밤이나 잣을 주셨다
그렇게 부름을 깨곤 약속이나 한듯 뛰어나간다
동네 아이들끼리 며칠전부터 주워 모아두었던 소나무 밑둥 마른것 일명 광술 을 꽃모양으로 묶어둔다
그것이 없는 사람은 쑥대 비슷한식물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그것을 한주먹 가져다가 지푸라기로 나이숫자만큼 묶어둔다
사내아이들이 많은 집들은 깡통을 주워다 구멍을 뚫어놓기도했지만 깡통도 구하기 어려운 시대였다
그렇게 준비해두곤 하루종일 신나게 뛰어놀다 저녁을 일찍먹고는 언덕위로 동네아이들이 다 모인다
그리곤 낮에 만들어두었던 쥐불놀이를 한다
불을 붙이곤 합창을 하듯 달님 달님 좋은것은 우리주고 나뿐것은 달님이 다 가져가라고 주문을 외웠다
우리가 만든 것들이 꺼지지않고 다 타면 그해 운이 좋은것이고 중간에 꺼지면 운수가 나쁘다고 했었다
하지만 바짝 마른 소나무광솔이나 다 마른 쑥대가 잘 안탈리가 없다
그렇게 신나게 불놀이를 하고 돌아오면 엄마는 기다리셨다가 하롯불에 인절미를 석쇠에 구워주셨다
그때 먹던 인절미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우리가 다 액운을 태우고 왔음에도 믿지못하시는건지 아니면 자식들 건강을 위해서인지
철사나 실에 잣을 끼워두셨다가 불을 붙여 태우게해주셨다
어린시절 생각하며, 환하게 웃고있는 둥근 보름달에게 올해 소원한번 거창하게 빌어볼까했더니
이렇게 캄캄할줄이야
그럼 어떠랴~~
내마음속 달님에게 빌면 될것을
달님 달님 우리가족과 내가 알고있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올해는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웃을수있는 한해가되게 해주세요
여기저기서 달님에게 비는 소리가 들릴것만 같은 밤이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전 이른아침부터 현장에 갔다가 와들와들 떨고 왔습니다~
근데 대보름날이 바닷물이 많이 빠진다니...처음알았습니다
물이 많이 빠지던 어느날 부안의 바닷가에서 밤에 후레쉬들고 펄쩍펄쩍 뛰는 멸치랑 꽃게보다 약간 작은 게, 해삼 아나고를 잡아 맛있게 먹은일이 있거든요
생선회 생각에 침넘어갑니다~
벌집아씨님의 댓글
달이 산넘어가고서야 집으로 돌아오던 기억이 지금도.....산이 많은 산골짝사람과 바닷가
사람의 추억은 참으로 많이도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