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이 직업병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03-28 10:35:46
- 조회수
- 2,500
파마하려고 생각하면 그사람 눈에는 파마한 사람만 보이고
옷을 사려고 생각하면 다른사람들의 옻차림만 눈에 들어온다고 했던가
그만큼 무엇을 생각하고 사는가에따라 보는것도 달라지는것인가보다
벌쟁이~~~각시
벌쟁이 각시눈에는 어딜가나 벌만 보이고 봄에 차를 타고가면 벌쟁이들 천막만 보이고
이동철에는 차가득 벌 싣고 떠나는 벌차만 보인다
이런것이 직업병이 아닐런지
어제 남편과함께 차 코팅해달라고 맡기러 갔는데 남편은 내리고 창문을 바라보니
온통 회양목에 달려드는 벌들만 보인다
조금 쌀쌀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꽃향기가 솔솔 나던 모양이다
식당앞 회양목으로 화단울타리를 만들었는데 그곳에 벌들이 바글바글하다
잠시도 게으름없이 정신없이 이나무 저나무 달려든다
그렇게 화분을 채취하는 벌들이 귀엽게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가서 잡을뻔했다.
조금있다 오는 남편을 보고 카메라 없냐고 사진이나 동영상좀 담으라하니
어~~~ 회양목이네. 아직 꽃도 덜 피었는데 벌들이 많이왔네. 한다
잠시 망설이는 남편을 얼른 찍으라고 내쫒는다
어젯밤 동영상좀 올리라고하니 궁시렁거리더만 아침에 확인하니 역시나 올라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동영상 편집을 배우던가해야지
벌들의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까지 포근해진다
왜일까?
벌들이 꽃을 찾는 모습만 보면 편안해지는 이 마음은 ~~ 우리 벌도 아닌데
이틀전 죽을동 살동 둘이서 벌을 보는데 먼저번 볼때마다 벌들이 많이 늘어 흐뭇했다
노오랗게 아기벌들이 반갑기도하고 앙징스럽기도하다.
"참 이상해. 시간이 되면 절로 벌이 늘어나는것을 알면서도 왜 봄만되면 불안하지"
"그야 당연하지. 월동벌에따라 그해 농사가 좌우되니까 그렇지"
이런 마음은 어쩔수없는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벌이 어떤 모양으로든 되는걸 알지만 월동벌을 처음 대면할때는
마음이 얼마나 조마조마한지 모른다
그뿐이랴
벌을 키우기 시작하는 시간이면 천장에 여왕들이 꼬리 흔들며 산란하는 모습만 보인다
아카시아꽃이 피면 벌들이 배 빵빵하게 채워 꿀 나르는 모습도 보이는것을
이동철이되면 다른 벌쟁이들 하나둘 남쪽으로 간다는 소식이 들리면 또 마음이 불안해진다
혹시 그쪽엔 꿀이 많이들어오는데 이곳만 안들어오는것은 아닌가? 하는 말로 표현못할
그런 불안감이 며칠동안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한다
그러다 꿀 들어오고 우리도 이봉장 저봉장 찾아다니며 이동을 끝내고나면
풍년이든 흉년이든 안도의 한숨을 쉬게된다
이것이 벌쟁이 각시가 된후부터 생긴 봄이면 스물거리며 나타나는 병이다
올해는 봄이란넘이 지난해보다 더 늦다
지난해도 좀 늦은편이었는데 하긴 3월 윤달이니 그럴만도 하지만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보며 우리 봉이들 보러갑니다
좋은일만 있기를.............소망해보며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작년에 봄벌을 잘 길러야 된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계절자체가 늦은탓인데 어제 오늘에야 봄같은 날씨가 돌아왔군요
현재까지는 작년보다 10일늦다는 사람도 있고 보름늦다고 주장하는 봉우들까지 있는 형편이니 무리가 아니지요
전업양봉농가들이 대량으로 벌을 사니 벌값은 오르고 올해처럼 안좋은 해에 벌을 잘 길러놓으면 한몫잡습니다~
내년엔 꼭 벌팔아 마눌에게 10통값을 줘야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