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넘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07-09 09:08:37
- 조회수
- 2,053
이틀전 비는 주룩주룩오고 5시가되어 눈을떠보지만 밖은 어둡다
조금 더 누워있다 자고있는 남편을 깨워 내보낸다
이런날은 정말 그냥 푹 쉬고싶은 마음뿐
마당에 나가니 밤새 불던 바람이 익지도 않은 자두를 몽땅 털어놓았다
하루종일 고개 숙이고 비틀어진 자세로 로얄제리를 하고나면 저녁무렵엔 다리도 잘 안펴지고
고개를 돌릴수도 들수도 없을정도의 고통이 따른다
일하면서 때론 보리수 한주먹따다주고 요즘엔 채리만한 자두가 익어 그것을 한주먹씩 따다주는
남편의 말한마디
"나도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난 남자로 태어나고 싶은데....
비가오니 알에서 갓 깨어난 애벌레는 더 안보이고 눈이 침침해 이충 작업이 늦어진다
휴가라고 집에온 아들넘은 아침 먹을때 안 일어나 밥도 굶었는데 하루종일 굶고있는것은 아닌지
작업이 늦어지자 오늘 다 끝낼수있을지 걱정이된다
남편도 들어와 어~~~허 하는것을보니 걱정이 되나보다
어렵게 작업을 끝내고 들어와 밥한수저 먹으니 6시다
잠시 길게누워본다
아~~ 좋다. 이시간이 너무나 좋다
그 기분도 잠시 , 누군가의 발자국소리가 들려 벌떡 일어나본다
비를 맞고 이모가 강낭콩 한다라와 블루베리 꽈리고추등을 가지고 오셨다
한동네 살지만 사는것이 서로 바쁘다보니 자주볼시간도 없다
있어도 가져다 줄시간이 없으니 비를 맞으며 오신것이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비가 그치고
창문넘어 아랫집 주희네가 늦은 고구마를 심고있다.
이렇게 늦게 심어도 먹을수있으려나 괜한 걱정이든다
가신다는 이모를 따라 마당으로 나오니 마당에 닭털이 늘어져있다
"모야. 누가 우리 닭을 잡은거야"
내소리에 이모가 하는말.
나 들어올때 하얀개 한마리가 내려오긴 했는데
닭털을보니 한마리를 잡은것이 아니다
"정우아빠 나와봐. 어떤넘이 우리 닭 잡아갔어"
울신랑 나오더니 어떤넘이야. 흰둥이 넌 모한거야하며 소리친다
묶여있던 흰둥이가 할수있는것이 뭐가 있었을까 짖는것 외에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 주희네 집을 갈때마다 흰개가 차를 향해 달려들던 생각이 난다
주인을 따라와서 나쁜짓을 하고 간것이 분명하다
옆집삼을댁할머니 " 난 몰라 못봤어"
주희아빠보고 개가 왔었냐고 하자 지금까지 있다가 갔다고한다
"그집개가 우리 닭 두마리나 잡았구만"
"그녀석 형눈에 보이면 죽었어. 지금 형 열났구만"
내말이 끝나자 주희아빠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내가 흰둥이 살려줬는데. 보름동안 우리집에와서 사료먹는것 봐줬구만"
"그건 그집 멍멍이 새끼 갖게해준거구. 그집개는 우리닭을 죽인거잖오"
그소리에 계란을 안주니까 그랬구만한다
나쁜넘 두마리나 잡아다 어디다 감추어두었을까
늦게 들어온 남편보고 "왜 주희네 계란 준다하고 안줬어?"
"지금 줬어"
그집 멍멍이넘은 우리 닭맛보고 주인은 덕분에 계란 잔뜩 얻어가고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나쁜넘 잡아다가 잔치를 한 번 해야겠네요.
운영자님의 댓글
좀 강력하게 만들어서 엉덩이에 불이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