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는 백단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08-17 11:41:11
- 조회수
- 1,993
참으로 우리네 선조들은 대단합니다
말복과함께 입추가 같은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풀벌레들이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작은 풀벌레소리는 마음을 평화롭게하고 고요하게 만듭니다
한여름엔 매미소리가 귀가 따가웠는데 올해는 너무 더운탓인지 매미소리도 쉽게들리지않았는데
가는 여름이 안타까워그런지 요즘엔 매미들이 새벽에도 울어댑니다
오늘새벽 3시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저넘의 매미가 미쳤나. " 하는 나의소리에 울 서방님도 웃습니다
우리집 마당에 메뚜기며 방앗개비가 수도없이 날아다녔는데 올해는 눈에 잘 띄질않습니다
아마도 닭들이 다 잡아먹어 없는것 같습니다
울신랑 닭들이 풀을 뜯어먹어 잔듸깎을일도 별로없고 풀도없어 좋다고 합니다
실은 그것이 아니라 너무 가뭄이 심해서 풀도 잔듸도 못자라고 있었던것인데
하긴 닭들이 먹는것도 무시는 못하지요
아침 저녁 닭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선 밥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지난주에 목포에서 로얄제리하는것을 보고싶다고 한가족이 일찍 오셨습니다
처음부터 하는것을 다 보고싶다며 가까운곳에 휴가차 오셨다가 ~~
그런데 로얄제리하는것을 한참 보고 계시던 아저씨가 마당으로 나가셨는데 그날따라 비가 왔습니다
덕분에 닭들의 농성이 좀 늦었지요
아저씨가 마당으로 나가시자 닭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닭들이 주인을 알아보는가 봅니다. 내가 나가니 달려오다가 눈동자만 돌리고 가까이 안오네요"
"그것이 아니라 밥달라고 달려오는거에요. 그런데 안주시니까 "
"그런건가요. 난 또 주인을 알아보고 저녀석들이 경계를 하는줄 알았네요"
이 꼬꼬녀석들보고 누가 닭머리라고 햇는지 궁금합니다
여시중 백여시들입니다
마당으로 못 올라오게해놓으면 어떻게해서라도 올라오고
아침 저녁으로 밥달라고 시간맞춰 단체로 올라옵니다
가끔 벌들 주었던 화분떡 묻은 봉지를 마당에주면 서로 쪼아가면서 먹어댑니다
가끔 멍청한 녀석들도 있기는해요
우리가 안에서 로얄제리를 하는데 그때 딸려온 벌들이 유리창 안에서 밖으러 나가려고 붙어있으면
그것을 쪼아 먹으려고 밖에서 유리를 쪼아대기도 합니다
울딸은 이 닭들때문에 눈물도 흘렸습니다
갑자기 닭들이 몰려오니 무섭다며 벌벌
어제 신왕을 만들기위해 벌통을 분봉시키고 있는데 저녁시간이라 이녀석들 단체로 올라옵니다
"닭 못 올라오게 막아놓았다더니 다 올라오네"
"밥부터 줘야지 몬살것네" 하면서 울신랑 내려갑니다
울신랑이 닭장쪽으로 가자 온 마당에 흩어져있던 닭들 뜀박질을 하면서 따라갑니다
눈치없는 몇마리가 멀리서 풀을 쪼아먹고있다가 울신랑의 꼬꼬~~하는 소리가 들리자
꽁지가 빠질세라 달려가는데 날아간다고해야 맞을것 같습니다
야~~~ 진짜 빠르다 .
"엄마 닭들이 사람말을 알아듣나봐. 꼬꼬하고 아빠가 부르면 한마리도 없이 다 가요"
꼬꼬녀석들 키우고부터는 시계가 필요없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것도 신경쓸일이 없습니다
로얄제리할시간에 맞춰 봄에는 5시면 울어대더니 요즘엔 좀 늦게 밝아 그런지
6시가 되면 울어댑니다
"정우아빠 닭들은 얼굴이 다 똑같게 생겼나봐"
"아냐. 다 틀려"
그소리에 나중에 살펴보니 정말 얼굴도 눈도 다 다르게 생겼습니다
닭들이 풀뜯어먹는것을 본 울딸아이
"재들은 마당에 뭐 먹을게 저리 많은지 하루종일 먹어"
어제 집에온 막둥이녀석은 닭을 보기가 무섭게
"엄마 오늘저녁 한마리 잡을까요"
그렇지않아도 며칠전부터 저녁이면 어떤넘이와서 닭을 한마리씩 잡아놓고 간다며
귀찮지도 않은지 밤이면 흰둥이녀석을 닭장에 갔다 두고 옵니다
막둥이녀석 어제 그럽니다
닭은 좋겠다. 하루종일 자유의 몸으로 먹고 노니~~~
닭이 부러운가 봅니다
암튼 울 막둥이 닭타령하는것을보니 오늘 저녁 불쌍한 넘이 발생할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이곳도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올해는 무우배추 파종준비하고 있는데 싹은 잘날것같아 좋은점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