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꿩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10-03 12:51:00
- 조회수
- 2,125
명절 몇일전 꿀 배달을 하기위해 어두운 밤에 시내로 나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수지를 지나 언덕을 오를무렵 남편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꿩이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는 속력이 가해졌다
타 ~타~ 탕
말일 시간도 없었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꿩이라 년석이 우리차에 해딩을 했다
그 어두운 밤에 꿩이란넘은 무엇하러 인가가 사는 길가까지 나왔을까?
울신랑 차를 세우곤 내려서 꿩이란 넘을 차 뒤에 싣고 다시 탄다
"당신 꿩 잡으려고 일부러 차 몰았지?"
"어"
불쌍한 꿩 ^^어쩌다가
꿩 한마리가 차에 부디치는 소리가 그리 큰줄은 몰랐다
"살려주지. 이밤에 길에 나와있을때엔 이유가 있을텐데. 새끼 찾으러 나왔는지도 모르는데"
그소리에 울신랑
"그러게 내가 생각이 짧았네"
이른봄 두승산 자락을 넘어가는데 장끼란넘이 내차앞에서 어그적거리며 가고있다
순간 머리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속력을 내서 잡아. 말오.
머리와 달리 나의 발은 브레이크를 밟고있었다.
"그래 잘했어. 저넘 잡아서 맛있게 먹을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넘도 생명이잖오"
그렇게 혼자 칭찬을 했었다
그후로도 두번정도 그런일이 있었지만 처음과 같이 살려주었다
잡았다하더라도 내손으로 징그러워 가져올 용기도 없기에
다음날 교회에 갔다오니 울신랑 꿩을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러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울신랑 머리에서 열이나고 난리다
거실에서 잠을 잔 울신랑 유리창을 열어놓고 잤단다.
늘 자기전 문단속을 내가 하고 잤는데 그날따라 내가 먼저 잠을 잔것이 화근인듯
그런데 하루종일 죽겠다소리 달고 살고 열은 조금도 떨어지질않고 왕 몇마리 넣어주곤 들어와 누운다
"당신 아무래도 감기몸살 아녀. 쥐 찐드기한테 물린것 같은데"
마눌 잔소리도 듣기싫은냥 아니란다. 자기몸은 자기가 잘 안다며 몸살이란다
1년 12달 머리한번 아프다고 한적없는 사람인데 , 감기몸살같으면 잔 기침이라도 해야하는데 안한다
저녁무렵 로얄제리 진하게 한잔타서 주니 쌕쌕거리며 잠을 자는데 온몸은 여전히 불덩이다
잠을자다 더운지 다시금 거실로 나와선 뒹굴며 잔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선 조금은 좋아졌다며 다시 일을한다
하지만 힘을 못쓰는건 여전하다
"당신 꿩 잡아서 벌 받나봐"
"집에 잡아먹을 닭이있는데 꿩을 잡아가지곤"
물론 입밖으로 이말을 꺼내지 못했다
꿩을 잡은 남편이 아푼덕에 기숙사에서 나온 막둥이만 맛나게 먹었다
막둥이란 넘 먹으면서 닭이 왜이리 작냐고 묻는다
아마도 닭하고 맛이 비슷한가보다
이틀을 아프고 난 남편한테 예전에 쥐찐드한테 물렸을때와 증상이 같으니 물린곳 찾아보라고
나중에 그런다 발가락사이에 물린자국이 있다고
아프던 전날 오밤중에 배추한판 다 심고 그것도 부족해 집뒤에 열린 다래 따가지고 오더니
그때 어디서 물린 모양이다
남들은 그넘한테 물리면 일주일도 좋고 빨리 발견하지 못하면 몇달씩 간다는데
울신랑은 그렇게 삼일정도 아팠다
프로폴리스와 로얄제리 덕을 본것인지 워낙 강철 체력이라 이겨낸건진 몰라도 참 대단하다
끙끙 앓는 남편한테 로얄제리 타다 주면서 그랬다
마눌이 아프면 물어보지말고 이렇게 타다주는거라고
울 신랑 그런다
"빵숙이 없으면 못살겠네" 그걸 이제 알았남
울신랑 그럼서 한마디
"당신은 쥐 찐드기한테 물리면 진짜 죽겠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로얄제리 먹고 나았다니 다행입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3일만에 나은 비결이지요. 계속 열을 식히려는 노력을 하다가 몸에서 열을 내려는 까닭은 뭔가 해로운 물질을 태워버리려고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불을 덮어썼더니 순식간에 열이 덜 느껴지더군요.
백지한장 차이같은 생각의 변화가 그런 변화를 가져오는것이 신기할정도였습니다
오히려 왜 열이 덜나지? 할정도...
그렇게 열을 받아들이는 순간 몸이 점점 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바로 그전까지는 방바닥이 차가운곳을 찾아서 이리저리 뒹굴었거든요
현대의학과는 완전배치되는 결과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