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마님이었나보다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10-07 09:32:11
- 조회수
- 1,946
명절 전후 산란이 늦은 신왕은 제거하고 2층 계상을 1층으로 만들어주고
최소한 축소시켜 주는 작업중이다
지난해 시동생하고 계상을 내리더니 둘이 안되겟는지 도와달라고해서 나가보니
벌들은 마당가득 윙윙거리고 난리가 났다
이녀석들 가을햇살이 아무리 따뜻해도 곧 겨울이 오는것을 알기에 한방울의 먹이라도 더 저장하기위해
밀납냄새나 꿀냄새가 조금만 나면 죽도록 덤빈다
해마다 이일을 하는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활동이 적은 새벽에 일어나서 해보지만 조금있으면 달려드는것은 마찬가지라
최대한 나오는 소비 (벌집)을 빨리 빈 벌통에 넣고 덮어야한다
남편은 벌을털어 솔질을 해서 주면 나는 벌들이 달려들지 못하게 한손엔 훈연기로 연기를 풍기고
또 한손으로 받아서 집어넣는데 며칠 그러다보니 팔목이 심상치않다
벌들도 얼굴을 공격해야 꼼짝못하는것을 아는지 이녀석들 꼭 얼굴과 머리로만 달려든다
안쏘이려고 안간힘을 쓰니 그것이 더 힘이든다
"우쒸 내가 어쩌다 이 조그만녀석들한테 벌벌떨며 사는 신세가 됐냐구"
"진짜 열나네"
참으로 벌떼란 말이 그냥있는것이 아니다
달려드는 넘들때문에 속도는 늦어지고 정신은 없구
"정우아빠 당신 말대로 전생이 있었다면 아마 나는 못된 마님이었나봐"
그소리에 울신랑 " 어 그랬나봐" 한다
결국 지금까지 안쓰던 면포를 쓴다
지난번에도 아래눈섭있는데를 된통 쏘여서 지금도 자국이 남아있는데 또 쏘여봤자 나만 손해니
"이넘들아 달려들려면 달려들어아. 니들한테 쩔쩔매기 싫어 면포썼다"
답답해서 안쓰려했는데 두손두발 다 들었다
어제 아랫집 기흥실댁 TV가 안나온다며 봐달라하기에 내려가 봐주고
호박 두덩이 얻어 물김치 준다는 이모네집으로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모가 손녀가 만들어놓고 그냥 갔다며 초콜렛 얼린것을 꺼낸다
"이모 다해과자 나 줘"
과자 1년에 한번 먹을까하는데 새벽부터 일하면서 아침겸 점심겸 몇수저 먹었더니
달달한것이 땡긴다
그것을 먹고있으니 이모부님 오셔선 "너 그거 다해건데 다해한테 혼났다"
그소리에 벌한테 벌벌기던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다해한테까지 벌벌떨게 생겼냐고하자
이모부님 한바탕 웃으신다
이제 겨우 두줄 솜넣어주고 쌓아주었는데 남은것은 언제 다하나~~~
마당엔 벌보고 뒷처리하지 못해 볼만하구
이랫집 호길씨엄마는 파아란 배추밭에 풀뽑으며 북주고 하나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몇번씩
누렇게 익어가는 논길을 오간다
마을 할머니들은 모종에 모여 세월가는 이야기가 한참이구 우리집 닭들은 마당가득 몰려다니며
무엇을 그리 먹는지 한가롭다
그리 시끄러울것도 없는 작은마을에도 가을 바람이 살랑거린다
음 ^^어쩜 여름바람과 가을바람은 이렇게 느낌마져도 다른건지
조용한 마을에 가끔 꼬꼬 ^^ 나와 ^^ 참으로 알량나게 가꾼 채소밭에 들어가있는 꼬꼬녀석한테
소리지르는 울신랑 목소리만 울려퍼진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가을이라 모두들 바쁜데 하늘만 게으르네요. 작년 가을에는 비가 많아서 탈이었는데 이번 가을은 너무 가뭅니다. 비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우리도 올해가 가기전에 브라운관 티비 바꿔야하는데....
저도 김장채소때문에 비가 기다려지네요. 비한번 오면 팍 자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