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2-10-12 09:13:10
- 조회수
- 2,004
가을은 아름답고 곱디고운 단풍이 생각나고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유혹하고
온 들녁은 황금색으로 물들어야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있는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떠나고싶고 집에있으면 무언가 억울한 생각이 나는 계절이다
그런데 올 가을은 무언가 잘못되엇지 싶다
이른봄부터 바빠도 가을만큼은 좀 여유가있어야 덜 억울한데
지금까지도 울신랑한테 붙잡여 꼼짝못하고있다
오늘도 새벽 6시가 넘었는데 불러대기 시작한다
빨리 밥하란 소리다.
"정우엄마 빨리 밥해야 밥먹고 일끝내지"
말은 좋다. 밥먹으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빨리 일하러 가자고 잔소리않으면 꼼짝도 않으면서
이건 내가 벌쟁인지 자기가 벌쟁인지 알수가 없다
결혼하고 몇년은 새벽 5시만되면 밖에나가 벌을 보기에 무얼볼게있다고 매일 저리 일찍나가나했다
그런데 근 몇년은 새벽에 나가 일하는꼴을 못봤다
벼이삭 바람소리에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참 듣기좋고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한건데
지난 태풍에 쓰러진 논이 많고 예전처럼 누우렇게 물들기전에 윙윙거리며 기계가 다 베어버리니
점점 들녘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시간도 줄어드는것 같다
지난 추석때 서울가다보니 영원에서 부안까지 양쪽길이 코스모스꽃들이 어찌나 이쁘게 피었던지
뒤에서 누워가고있는 딸아이한테 코스모스가 너무 이쁘다며 보라했더니
귀찮다며 안 일어난다.
세상에나 울딸아이 맞나 몰라~~
코스모스 보는 재미를 아직 모르다니
화요일 산내 구절초죽제장에 시낭송을 하기위해 갔다
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음을 볼수있었다
지난해엔 새벽에 들어가서 했는데 사람이 없을거란 생각으로 갔다가 깜짝놀랐었다
한낮과 달리 일찍부터 꽃밭을 차지한 카메라멘들이 어찌나 많은지
시간에따라 꽃구경하는 사람들도 다름을 볼수있었다
아름다운 꽃밭에서 가을시를 낭송할수있는것도 큰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너나할것없이 꽃구경에 빠졌던 사람들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들으니 시낭송하는 우리들도
어찌나 편하게 할수있었던지
낭송이 끝나고 우리도 꽃구경을 하기위해 언덕을 오르는데 낭송 잘들었다며 여기저기서
음료마시고 가라며 따라주신다.
이렇게 시를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음에 참으로 행복한 날이었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도 잠시 집으로 돌아온순간부터는 윙윙거리는 우리 봉이들하고 씨름이다
울신랑 추석전부터 그랬다.
계상내리고 나면 당신할일은 없어. 다 내일이지
그러던 사람이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부터 불러대니
꽃구경도 가을 단풍놀이도 일단은 내할일은 끝내고해야 마음 편한것
일하면서 가끔 덜익은 대추 몇알 따먹는 재미도 솔솔하고 잠시 쉬는 시간에 울신랑 불러대기에 가보니
집뒤에서 몰랑하게 익은 다래를 따서 준다
평생 구리목걸이하나 사줄줄 모르는 멋없는 남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다래도 따주고 빨갛게 익은 산딸기도 꺾어다주고 주머니속에서 대추도 한주먹 꺼내주고
이런맛에 힘들었던것 미웠던것은 바람에 날려보내고 시냇물 흘려보내듯 보내고
작은 기쁨 행복은 가슴에 꼭꼭 잡아놓고 사는것이지싶다.
가을은 들녁에도 우리집 은행나무에서도 만날수있지만
오십을 훌쩍넘은 우리신랑 모습에서도 보인다
자연에서 보는 가을은 어여쁘고 행복한데 내남편한테서 보이는 가을은 가슴이 휑하고 쓸쓸하다
얼른 일 끝내고 그래도 아직은 가을나이를 먹은 남편손잡고 나들이라도 해봐야겠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운영자님의 댓글
오늘로써 바쁜일은 거의 끝냈지만 아직도 자질구레한일이 산더미같네요
2봉장에 가본지가 한달이 넘었으니 내일은 거기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