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살이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3-01-04 18:25:33
- 조회수
- 1,756
반갑지도 않은 눈이 지난주부터 계속해서 오는통에 일주일이 넘도록 방콕중이다
아침에 눈뜨기가 무섭게 밖을 내다보는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오늘은 차가 올라갈수있으려나~~~ 혼자말처럼 해보지만
듣고있던 울 신랑 꿈도꾸지마~~~ 꽁꽁얼었어
참으로 반갑지않은 대답이다
집앞 언덕만 올라가면 큰길은 눈이 다 녹았을텐데 우리집 바로 위가 문제
지난 토요일 울신랑 급한 볼일이있어 나가다가 밤바를 해먹은터라 무서워 꼼짝도 못하고있다
본의아니게 감옥살이를 하고있으니 먹고 싶은것은 왜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건포도와 콩이 콕콕박여있는 백설기도 먹고싶고 치킨도 먹고싶고~~~~
노래아닌 노래를 불러본다
울신랑은 작은새들 굶어죽을까 베란다에 싸래기를 주고 새들은어떻게 알았는지 하루종일
날아와 눈치 살살 보면서 먹고 간다
노오란 배추쌈이 먹고싶다는 마눌말에 울신랑 한마디한다
꽁꽁 얼었어~~~
점심먹고 밭에 가보고와서 하는소리
"새들이 배추 다 쪼아먹는다"
"눈속에 있는데 어떻게 먹어"
"눈 밖으로 나온것만 먹어"
"얼었는데 그걸 먹는단 말이야"
"죽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먹나보지"
12년 말일날 동네 정산이 있는 날이라 회관에갔다가 이모부님께 올해는 참새 안잡냐고 물으니
잡으려면 얼마든지 잡는데 먹을것이 있어야지 하신다
하우스에 싸래기 한주먹 넣어두면 참새들이 수없이 들어와 많이 잡을수있단다
예전엔 먹을것이 귀한 시대이니 참새도 포장마차에서 귀한 안주로 대접받았지만
요즘 세상에 누가 작은 참새를 잡을것이며 또 그걸 먹는 사람이 있기는하려나
어린시절 참새 몇마리 잡으면 저녁짓는 아궁이앞에서 아빠가 구워주셨는데
냄새는 맛있게 나지만 먹을 용기가 없어 한번도 먹어본 기억은 없다
아빠는 작아도 정말 맛있다며 딸들 먹여보려하지만 구워진 참새 내미는 아빠손에 놀라
뒤로 엉덩방아 찧던 기억만 있다
매일같이 참새들 먹이먹는 모습보는것은 즐거운일이지만 앞을보나 뒤를보나 온통 하얗게 덮인
들판을 보는것은 이젠 재미없다
내일은 좀 풀린다고했으니 기대를 해봐야겠다
댓글목록
나그네26님의 댓글
꿀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지식들도
바로 잡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좀 더 비싸더라도
사양꿀이 아닌 양봉꽃꿀을 찾고 있었는데
(토종꿀은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여력이 안되기에..^^;)
이제서야 진실된 벌집(beehome)을 만난 것 같네요^^
단순 제품표기에 의한 신뢰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호소짙고 진심이 묻어남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시적이기도 하고 인간적이기도 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글 감사합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있는 그대로 보이면 거짓말할 필요도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꼬일일이 없는것을 알기때문이고 큰 욕심 없이 지금의 작은 행복으로 만족할줄 알기때문이기도 하지요.
양봉산물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것은 표시사항에 나타나지 않으니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어지러운 시기에는 더욱.....
감사합니다~
이건기님의 댓글
사식으로다 치킨 몇마리 넣어드려야 할까보네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고 했으니, 감옥생활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운영자님의 댓글
문제는 눈덮혀서 먹을것이 없으니 새들이 우리집 남은 배추를 아작내고있네요...
이렇게 많은 종류들의 새들이 와서 배추를 쪼아먹을줄은 미쳐 생각도 못했습니다.
짜식들이 좋은건 알아가지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