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받을 준비를...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13-04-26 13:31:17
- 조회수
- 1,785
산벚도 지고 마당에 튤립꽃도 색을 바래고있다
두승산 자락을보니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이 눈에띈다
집앞에있는 상수리나무 결국 꽃을 피우고 축축 늘어져있는 모습을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올봄 날씨는 어째 이리도 뺑덕어미 같은지
추웠다 더웠다 그것도 부족해 비조금 내리고 바람불고
올해 산벚신세좀 지려나 했더니 날씨덕분에 산벚도 꿀을 못나누어주고 그냥 져버렸다
"정우아빠 집앞 상수리나무보니 얼른 화분 받을 준비를 해야할것 같은데"
"아직 며칠 더 있어야해"
"그래도 준비를 미리해야 상황봐서 화분 채취기를 달지"
"그럼 보온했던 솜부터 해체를 해야하는데"
두부자 잔소리해서 내보내고 궁금해 슬쩍 나가보니 아빠는 벌통안을 청소하고
아들은 보온했던 솜을 빼고있다.
"아들 솜 그렇게 해놓으면 두번일 해야해. 반접어 두번 묶어야 갔다두기도 좋아"
"애가 초보라 잘 모르니 고수가와서 시범을 좀 보여주지"
저소리는 당신이 같이와서 하지~~~이런 소릴거다
"아들 서있지 말고 빨리 솜 후딱 빼"
어느새 난 작업복을 갈아입고 있다
월동준비하는것도 어렵지만 해체하는것도 쉽지가 않다
엄마가 벌통 들을께 아들이 솜 잡아빼라~~
"제가 벌통들을께 엄마가 솜 잡아빼요"
그려~~ 그렇게해서 시작한 작업 역시나 쉽지가 않다
솜에있던 먼지가 내 얼굴에 분칠을하는 느낌이다
가끔 이층벌통을 들어올려 벌들이 나와 놀라게한다
"아들 그렇게 들으면 우리 벌집된다."
얼굴에 망쓰기싫어 눈만 안소이면 되기에 썬글라스쓰고 했더니 망할넘의 벌 어찌할고 턱을쏜다
조금하고있으니 우리 정우 배고파 못하겠다고 난리다
짜슥~~ 먹을때 좀 많이먹으면 좋으련만 유치원생만큼 먹곤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난리니
무슨일이든 하다보면 요령이 생기는법
처음에 그리 힘들던 일이 갈수록 수월해진다.
"아들 밥 먹고 아빠랑해라. 엄마랑할때와 어떻게 다른지"
"싫어요. 엄마랑 할레요"
"나 없었으면 이거 엄마혼자 했겠구만"
"왜 엄마혼자하니 아빠두고"
아들이 이뻐하니 우리집 발발이녀석 일하는데 걸리적거리며 끝까지 따라 다닌다
벌통 묶었던 끈을 풀어 모으고있는데 끈이 딸려오질 않는다. 돌아보니 발발이녀석 끈을 물고
줄다리기를 하고있다.
힘들어죽겠구만 저녀석이~~~세게차면 안될것같아 살짝 콩 맛만 보여줬다
그것을 본 아들녀석 발발이가 불쌍하단다
그렇게 두승산자락도 한번식 봐가면서 생각보다 쉽게 일을 끝마쳤는데
그날밤 손이 주먹도 잘 안쥐어주고 어깨는 왜그리도 아푼지
자고나니 다리까지 아프다
안하면 모를까?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이넘의 성격탓에 오늘도 내몸은 주인 잘못만난 이몸을 원망하고있다
날씨만 좋으면 하루이틀사이 화분을 받을것도 같은데~~~
하늘만 바라보고 살아야하는 인생이 바로 벌쟁이가 아닌가 싶다
댓글목록
이건기님의 댓글
남부지방에는 으름꽃이 만개하였더군요. 도토리도 화분이 많이 나오지만 으름꽃에서도 환분이 많이 나온다고 했었던 것같은데요.
올해도 좋은 화분 많이 받으세요.
운영자님의 댓글
이곳도 으름덩굴꽃이 피기시작했지요. 그런데 숲이 우거지면서 으름덩굴이 점점 줄어들어 아쉽습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하루 공치고 모레부터는 본격적으로 화분채취가 가능할것같습니다.
하루걸러 비오거나 바람부는 징그러운 4월도 곧 안녕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