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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가 미워요 > 자유게시판

녹차가 미워요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10-22 08:35:15
조회수
2,000

올 가을은 다른해보다 몇배 짧은것 같다.

눈뜨고 나오니 역시나 오늘도 거실은 난장판이다.

새로운 제품 나온다고 하던날부터 우리집  거실은 스티가 종류며 광고지며, 홍보물에

박스로 나뒹굴기 시작했다.

방 치우냐고 모아놓으면 10분도 안되어 또 원위치~~내가 매일 이팔청춘도 아니고

잔소리할까봐 울랑 "사는것이 다 그런거지" 자기 필요할때만

방 깨끗해도 청소기 안돌리면 정신이 사납다냐 뭐하다냐 하는 사람이 요즘은

찔리는곳이 있는지 그런소리  유학 보냈다.

날씨도 추운데 울 봉이들은 무엇이 바쁜지 연신 나들이를 한다.

벌 월동 식량이 궁금해  내검을 하는데.....벌써 화분 달고와 못 들어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리에 달린것이 녹차 화분이다.

에전에 없던 녹차사업을 정읍시에서 시작하고 우리 윗마을에 녹차를 심고

지난해부터 우리 봉이들 수난시대가 왔다.

다른꽃처럼 따뜻할때 피고 지면 좋으련만 뭔넘의 꽃이 추울때 펴

하얗게 눈이와도 쌩쌩한지

그렇다고 벌  못나가게 막아놓을수도 없으니 내 맘만 애가 탄다.

벌 보면서 비실거리는 봉이들 손으로 집어 넣으며, 죽으면서까지 본능에 충실하는

녀석들이 답답하기만 하다.

날씨도 쌀쌀 기분도 그렇고 빨갛게 홍시가  된 감이 보이기에 하나따서 먹어본다.

살찔 계절이 오는구나. 까치며 날개달린 짐승들이 감나무를 쥐방구리 드나들듯

드나든다. 먹던것이나 먹으면 좋으련만, 이것 저것 쪼아대는걸 보면 욕심은

사람만 있는것이 아닌가보다.

올해는 감도  다 떨어지고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 먹어라 먹고 남는것 우리가 먹으마.

소비장들고 이리저리 뛰는데 신랑 전화벨이 울린다.

먼 춘천에서 손님이 오신단다.

와~~~~~~~~~극과 극은 아니지만, 정읍과 춘천의 거리가 얼마인가?

반가운 님들 만나 벌이야기부터 시작해 신랑 흉까지 보니 시간은 잘도 간다.

ㅎㅎ 신랑 흉이라야 별것 있나. 알고보면 사는것이 다 거기서 거기지

잘하나 못하나 도토리 키재기인걸.

그나저나 꽃님이님이 울 신랑보고 각시말을 더 듣지 말라고 당부까지 하고 갔으니

나만 더 불리해진것 같은 느낌이 살짝 ~~~~~~~~~~~느껴진다.

늦게 돌아가신 님들 잘 도착들은 하신건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참 오묘하다. 마음의 문을 열면 모두가 친구요 이웃인것을 보면

벌들도 우리와 그리 친하면 좋을텐데

요녀석들은 겨울이 오는 느낌만 들으면 무섭도록 한방울의 꿀이라도 더 저장하려

소비장 하나만 꺼내도 떼로 달려들고, 여름내 같이 지낸 숫벌녀석들 쫒아내고

그러면서도 자기 목숨 소중한지 모르고 죽을동 살동 화분 달고와 집  앞에서

못들어가서 죽는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앞으로 녹차꽃은 더 피고, 온도는 더 떨어지고, 우리 벌들도 더 떨어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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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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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수님의 댓글

이덕수
작성일
녹차가  미움을 사니 일을 방해한 우리 부부도 미움 받을까 염려가 됩니다.  ㅎ  ㅎ
느닫없이 들이닥쳐 폐를 많이 끼쳤지요?
반갑게 맞아주신 봄벌님 아씨마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시간 함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앞 뒤로 탁 트인 전경과 정읍의 가을을 대변해주는것 같은 주렁주렁 감나무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에 춘천에 오시면 저희도 정성것 모시겠습니다. 아씨마님 남이섬 행 마구마구 졸라보세요. 오늘도 좋은 시간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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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에궁 호반님 녹차야 우리 벌들 죽음으로 몰아대니 밉지만 덕수님이 미움 어케요.
매일 바쁘다고 동동거렸는데 덕분에 오랫만에 궁댕이 붙이고 놀수 있있는걸요.ㅎㅎ 밤길 고생하셨겠어요. 그런디 층계에 대봉이 두개가 덜렁있던데....요넘들은 왜 버림을 받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