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가 미워요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7-10-22 08:35:15
- 조회수
- 1,998
올 가을은 다른해보다 몇배 짧은것 같다.
눈뜨고 나오니 역시나 오늘도 거실은 난장판이다.
새로운 제품 나온다고 하던날부터 우리집 거실은 스티가 종류며 광고지며, 홍보물에
박스로 나뒹굴기 시작했다.
방 치우냐고 모아놓으면 10분도 안되어 또 원위치~~내가 매일 이팔청춘도 아니고
잔소리할까봐 울랑 "사는것이 다 그런거지" 자기 필요할때만
방 깨끗해도 청소기 안돌리면 정신이 사납다냐 뭐하다냐 하는 사람이 요즘은
찔리는곳이 있는지 그런소리 유학 보냈다.
날씨도 추운데 울 봉이들은 무엇이 바쁜지 연신 나들이를 한다.
벌 월동 식량이 궁금해 내검을 하는데.....벌써 화분 달고와 못 들어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리에 달린것이 녹차 화분이다.
에전에 없던 녹차사업을 정읍시에서 시작하고 우리 윗마을에 녹차를 심고
지난해부터 우리 봉이들 수난시대가 왔다.
다른꽃처럼 따뜻할때 피고 지면 좋으련만 뭔넘의 꽃이 추울때 펴
하얗게 눈이와도 쌩쌩한지
그렇다고 벌 못나가게 막아놓을수도 없으니 내 맘만 애가 탄다.
벌 보면서 비실거리는 봉이들 손으로 집어 넣으며, 죽으면서까지 본능에 충실하는
녀석들이 답답하기만 하다.
날씨도 쌀쌀 기분도 그렇고 빨갛게 홍시가 된 감이 보이기에 하나따서 먹어본다.
살찔 계절이 오는구나. 까치며 날개달린 짐승들이 감나무를 쥐방구리 드나들듯
드나든다. 먹던것이나 먹으면 좋으련만, 이것 저것 쪼아대는걸 보면 욕심은
사람만 있는것이 아닌가보다.
올해는 감도 다 떨어지고 얼마 안 남았는데...
그래 먹어라 먹고 남는것 우리가 먹으마.
소비장들고 이리저리 뛰는데 신랑 전화벨이 울린다.
먼 춘천에서 손님이 오신단다.
와~~~~~~~~~극과 극은 아니지만, 정읍과 춘천의 거리가 얼마인가?
반가운 님들 만나 벌이야기부터 시작해 신랑 흉까지 보니 시간은 잘도 간다.
ㅎㅎ 신랑 흉이라야 별것 있나. 알고보면 사는것이 다 거기서 거기지
잘하나 못하나 도토리 키재기인걸.
그나저나 꽃님이님이 울 신랑보고 각시말을 더 듣지 말라고 당부까지 하고 갔으니
나만 더 불리해진것 같은 느낌이 살짝 ~~~~~~~~~~~느껴진다.
늦게 돌아가신 님들 잘 도착들은 하신건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참 오묘하다. 마음의 문을 열면 모두가 친구요 이웃인것을 보면
벌들도 우리와 그리 친하면 좋을텐데
요녀석들은 겨울이 오는 느낌만 들으면 무섭도록 한방울의 꿀이라도 더 저장하려
소비장 하나만 꺼내도 떼로 달려들고, 여름내 같이 지낸 숫벌녀석들 쫒아내고
그러면서도 자기 목숨 소중한지 모르고 죽을동 살동 화분 달고와 집 앞에서
못들어가서 죽는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앞으로 녹차꽃은 더 피고, 온도는 더 떨어지고, 우리 벌들도 더 떨어질텐데
댓글목록
이덕수님의 댓글
느닫없이 들이닥쳐 폐를 많이 끼쳤지요?
반갑게 맞아주신 봄벌님 아씨마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좋은 시간 함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앞 뒤로 탁 트인 전경과 정읍의 가을을 대변해주는것 같은 주렁주렁 감나무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에 춘천에 오시면 저희도 정성것 모시겠습니다. 아씨마님 남이섬 행 마구마구 졸라보세요. 오늘도 좋은 시간 되시구요.
벌집아씨님의 댓글
매일 바쁘다고 동동거렸는데 덕분에 오랫만에 궁댕이 붙이고 놀수 있있는걸요.ㅎㅎ 밤길 고생하셨겠어요. 그런디 층계에 대봉이 두개가 덜렁있던데....요넘들은 왜 버림을 받았을까요?